MK, 현대건설 인수 아킬레스건은?
MK, 현대건설 인수 아킬레스건은?
  • 김영덕
  • 승인 2010.10.2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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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경영승계 논란‥현정은 동정론 확산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본 입찰(11월12일)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간의 끼 싸움이 치열하다.

 

현재까지 두 현대가의 싸움은 현대그룹의 여론전을 앞세운 선제공격과 현대차그룹의 무대응 행보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물 밑에서 그 그룹간의 피 말리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것. 특히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과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자존심 건 싸움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이에 대해 채권단과 업계에서는 두 '현대가(家)' 기업의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과도한 베팅경쟁’으로 인한 ‘승자의 저주’가 재현될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단순한 가격보다는 장기적으로 현대건설을 안정적으로 키워낼 수 있는 비전과 경영능력을 갖췄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본지는 두 그룹간의 인수전 내막과 양측의 아킬레스건을 살펴보기로 했다.(관련기사 현정은 회장, 아킬레스건은 무엇?, 10.28일자)

 

현대그룹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아킬레스건은 무엇일까.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봐서는 이번 인수전에 막대한 자금력을 확보한 현대차그룹이 더 유리에 보이는 것이 사실.

 

정 회장측(현대차그룹)은 자금이근 경영능력이든 모든 면에서 인수를 자신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현대건설을 수주120조원, 매출 555조원의 글로벌 종합 엔지니어링 업체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주요 계열사의 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상품 잔액만 12조원(6월 말 기준)에 달할 만큼 풍부한 유동성을 가지고 있어 별도의 신규 회사채 발행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부 자금만으로 인수전을 치르는 만큼 자금 동원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MK, 현대건설 인수 목적 ‘정의선 때문’?

 

정 회장측이 풍부한 자금력을 갖고 있는 만큼 현대건설 인수가 확실시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 회장측도 말 못할 고민이 있다는 것.

 

현정은 회장측의 ‘적통성’을 내세운 여론전과 심리전이 부담스럽다는 애기다. 여기에 현 회장측이 정 회장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다.

 

현 회장측은 지난 18일 광고에서 현대건설 인수에 부정적이던 현대차그룹이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든 것을 비난하는 신문광고를 낸 데 이어 이번 주부터는 "(현대건설을 인수하더라도) 비상장 기업과 합병하지 않겠습니다. 시세차익을 노리지 않겠습니다. 경영권 승계의 도구로 쓰지 않겠습니다"라며 정 회장측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 같은 공격은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에 나선 것을 두고 비상장 건설회사인 현대엠코와의 합병을 통해 정의선 부회장에게 그룹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넘기려는 시나리오일 수도 있다는 업계의 관측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정 회장측은 두 기업 간 공방이 자칫 현대가의 이전투구 양상으로 비칠 경우 타격을 입는 쪽은 자사와 정 회장이라는 점을 우려해 일체 대응을 삼가고 있지만 속이 타고 있는 것.

 

이와 함께 현대차노조가 현대건설 인수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노조는 정 회장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려는 진짜 목적은 정의선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지경제>와의 통화에서 “정의선 부회장을 중심으로 후계구도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현대중공업과 KCC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대차그룹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되는 시나리오를 보면 정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 받기 위해서는 지주회사가 될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나 글로비스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며 “지분확보를 위해서는 계열사를 합병하거나, 지분을 매입하는 방법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계열사 간 합병으로 지분을 확보할 경우 금감원의 승인이 필요하고 거센 반박에 부딪힐 수 있는 단점이 있다”며 “하지만 현대건설을 인수한다면 정 부자는 막대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이 자금을 가지고 손쉽게 지분 확보에 내부승계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조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로 현대엠코가 우회 상장할 수 있는 길이 열수 있고, 여기서 거둬들인 막대한 자금을 지주회사가 될 글로비스나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확보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면서 “이에 따른 현금을 지분 상속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하는 한편 계열사 간 순환출자를 통해 지배구조를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데는 3~4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현대건설 인수설이 언론을 통해 나오자 증권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주가가 곤두박질친바 있다”며 “이는 회사 스스로가 자산 가치를 떨어뜨리는 자살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미 그룹에서는 엠코라는 건설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전문 그룹이 건설에 대해 아무런 경험이 없는 데 현대건설을 인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정 회장은 진짜 현대건설을 인수하려는 목적이 무엇이 밝혀야 한다.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다 결국 금호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불러온 것을 잊지 않았는가”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측은 현대건설 인수는 결국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승계가 진짜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 회장측은 펄펄 뛰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는 어디까지나 그룹 숙원사업이었던 현대제철 등 자동차사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기 때문에 미래성장을 위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을 인수하려는 것이 정 부회장과 관련 있다는 주장은 허무맹랑하다며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현대엠코와의 합병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러한 정 회장측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승계 시나리오의 일부분이라는 관측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재수씨가 살려고 하는 데 시아주머니가 죽인다”‥현정은 동정론 확산?

 

이와 함께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정은 동정론’ 확산이다. 현 회장측이 최근 ‘적통성’ 여론전을 통해 정 회장이 죽은 동생의 아내인 현 회장에게 너무 야박하게 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부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재수씨는 살려고 하는 데 시아주머니가 죽인다’라는 말이 오가고 있기 때문이다. 즉 ‘현정은 동정론’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정은 동정론’이 확산되자 정 회장측이 이를 단속하고 나섰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현대차관계자는 <이지경제>와 통화에서 “그런 일은 절대 없다. 동정론이 있는 지도 몰랐다”며 “현대건설 인수는 어디까지나 현대가의 다시 세우고 그룹의 글로벌 경영과 진정으로 현대건설을 살리려는 것 일 뿐 전혀 다른 의도는 갖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현재까지는 막강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는 정 회장측이 유리해 보이지만 경영승계 논란과 ‘승자의 저주’가 어떻게 미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김영덕 rokmc3151@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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