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힘스' 키우기, 꼼수가 보인다
현대중공업의 '힘스' 키우기, 꼼수가 보인다
  • 윤병효 기자
  • 승인 2015.01.27 18:4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RO 자회사 5년새 매출 10배 증가, 일감 몰아줘 정규직 감축할 듯

현대중공업이 그룹의 소모성자재 구매를 대행하는 자회사의 매출 증가에만 몰두해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실적악화로 사업효율을 높여야 할 요즘 시기에 이 자회사에 일감을 떼어주는 비효율적 경영으로 실적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힘스(HYMS)는 2008년 4월 현대중공업의 100% 지분 투자로 설립됐다.

▲ 현대중공업의 자회사인 힘스의 조선기자재사업 부문

이후 힘스는 놀라운 속도로 성장을 거듭했다. 힘스의 매출은 설립 첫해 830억원에서 2012년 8156억원을 기록해 영업 5년 만에 10배 가까운 성장을 했다.

힘스의 급격한 발전은 그룹 차원의 일감 몰아주기와 마진 챙겨주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힘스의 주 사업은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이다. 즉, 현대중공업그룹이 외부로부터 구매하는 소모성자재를 힘스가 대신 구매해 이를 다시 그룹에 판매함으로써 유통마진을 챙기는 것이 힘스의 수익 구조다.
2013년 힘스의 내부거래 비중은 91%로, 사실상 그룹에서 먹여 살린 것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내부거래 중 소모성자재 구매대행(B&S사업) 비중이 72%를 차지해 힘스의 주 수익은 MRO사업임이 증명됐다.

이 같은 현대중공업의 힘스 키우기는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흐름에 역행하고 그룹의 수익활동과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 내부 관계자는 "그룹이 모든 소모성자재를 힘스를 통해 구매함으로써 구매비용이 증가해 실적 악화로 이어졌고, 또한 그만큼 협력업체와의 거래규모도 줄어 들었다"며 "경영진들이 외형 늘리기에만 급급해 현대중공업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현대중공업은 힘스를 이용해 정규직 생산직원을 줄이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과 힘스는 지난해 7월 1일 영업자산 임대차 및 영업양수 계약을 체결했다. 삼호중공업이 직접 제작하던 선박블럭 작업을 힘스에 하청을 주고, 작업장까지 넘겨 준 것이다. 힘스는 이를 통해 연 700억원의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내부에서는 대부분의 작업을 힘스에 하청으로 넘겨 생산직 인원을 줄이려 한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룹이 힘스로 하청을 주는 건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이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 경영진들은 노조세력을 약화시키고, 최대주주 일가 및 퇴직 임원들의 일자리를 보전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현재 힘스의 경영진인 김호성 대표이사, 황진용 사내이사, 김종민 비상무이사, 한영만 감사 모두 현대중공업의 퇴직 임원들이다.

[이지경제=윤병효 기자]


윤병효 기자 ybh@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4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김성수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