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주가와 이완구 총리의 상관관계
광동제약 주가와 이완구 총리의 상관관계
  • 이경준 기자
  • 승인 2015.04.3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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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나니 스타가 됐어요’
한때 연예인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명언이다.

브랜드마케터로서 가장 기쁨을 느낄 때가 바로 자신이 진행하는 제품 브랜드의 인지도가 스타급이 될 때일 것이다.

회사가 하나의 브랜드를 띄우려면 다양한 전략을 필요로 하고, TV광고부터 라디오, 인터넷, SNS 등 열심히 마케팅을 하여도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전 가만히 있어도 하루아침에 더 크게 뜬 브랜드가 있어 화제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성완종 리스트’의 주연 이완구 총리가 받았다는 한 음료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 중국 수출 테마주에서 이완구 총리 테마주로???

광동제약은 그간 투자자들 사이에서 흔히 ‘중국 수출 기대주’로 각광을 받아왔다.

광동제약 매출액 비중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비타500이 최근 중국 진출을 하였고, 13억 인구의 중국인들을 반하게 한다면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 수혜주'가 아닌 ‘총리 수혜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경향신문이 지난 15일, 엠바고가 걸렸던 기사 내용을 공개했고 그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경향신문 15일자 1면 기사에 따르면 지난 2013년 4월 4일 오후 4시 30분, 성완종 측은 이완구 부여 선거 사무소에 들렀고, 차에서 비타500박스를 꺼내 이완구 전 총리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보도 이후 비타500음료는 전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다음날 편의점 CU 일매출액이 42%가 급증하며 특수를 누렸다.

거기에 SNS상에서 촉발된 '비타500' 관련 패러디가 개그콘서트와 SNL 등 방송으로까지 이어지며 때 아닌 호황을 누리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보도 이후 매출액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들은 광동제약 매수에 나섰고, 지난 22일 52주 신고가(18,250원)를 기록하였다.

SNS와 증권가 뿐만 아니라 외신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미국 경제방송인 CNBC는 "한국의 최고 정치인의 부패 스캔들에 격노한 가운데, 유명 음료 제조사가 예기치 못한 수혜를 등장했다"("south Korea's top politicians rages on, the manufacturer of a popular beverage has emerged as an unexpected beneficiary.")라며 관심을 보였다.

◆ 보도이후 광동제약 주가가 상승한 진짜 이유!

 

그러나 대다수 매체가 보도하던 바와 같이 광동제약의 주가상승을 비단 이완구 총리의 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1월 1만500원으로 시작한 광동제약 주가는 보도(4월 15일) 전일인 14일까지 1만4550원을 기록하며, 올해 들어 39%씩 오르는 등 상승세에 있었다.

수급을 살펴보면, 기관과 외국인이 올해 1월부터 보도 전날인 지난 14일까지 257억원 동반 매수세를 기록하였고, 반대로 개인은 매도하였다. 이는 개인들보다 상대적으로 정보에 밝은 매수주체가 장기적인 광동제약 주가를 우호적으로 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경쟁제품이라 할 수 있는 박카스의 생산업체 동아쏘시오홀딩스 주가를 보더라도 보도가 있었던 15일 광동제약의 주가는 2.41% 상승에 그친 반면,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주가는 2.75%로 끝났다.

이는 단순하게 광동제약의 주가만 올랐다고 해서 이완구 총리게이트 파문의 영향이 컸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광동제약 2014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비타500의 매출액은 2013년 952억원으로 전년대비 2.7%, 2014년 1039억원으로 전년대비 9.2%씩 꾸준히 상승했다.

본지 전화통화에서 광동제약 홍보팀 관계자는 “최근 중국 등 해외수출이 시작되었다며, 향후 비타500 등 판매량 추가상승이 예상 된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연구원 또한 "박카스의 가격인상으로 비타500의 상대적 가격 경쟁력이 제고 되는 등, 안정적인 성장이 전망 된다"라며, 목표주가를 16,000원으로 상향 조정하였다.

이완구 총리의 힘이 아닌 비타500자체 경쟁력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 단발성 테마보다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테마가 진짜 테마!

이런 웃지 못할 해프닝은 과거에도 심심찮게 일어났다.

특정인과 같은 동문이라는 점에서 주가가 1000% 이상 급등하거나, 과거 회사 사외이사 경력이 있었거나 같은 고향 사람이라는 점만으로 급등하는 것은 비일비재하다.

최근 간통법 폐지에 따른 아웃도어업체 주가 상승도 단적인 예다.

오히려 이런 상관도가 낮은 테마보다는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광고모델이 더욱 주가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 비타500 광고모델인 수지의 경우를 살펴보면 ‘수지의 비타500 유튜브 광고 1주일 만에 조회수 9만 돌파’라는 기사가 나온 지난 2013년 3월 14일 광동제약 종가 기준(6920원) 대비 4월 30일 현재 주가 1만 6550원을 보면 약 2년 만에 주가가 150%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기업 매출의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투자자들 수익률에 더욱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벤트로 주가가 상승하는 건, 아직 국내 금융투자 환경이 성숙하지 못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정치인테마주는 특히나 단발성 이벤트나 연관성이 거의 없는 내용으로도 쉽게 주가 변동이 있다.

지난 29일 재보선 결과에서 야당의 참패로 인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리더쉽이 도마 위에 오르며 관련주식인 우리들제약, 우리들휴브레인, 바른손 등이 급락하였다.

이처럼 매출과는 전혀 상관없는 테마성 주식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지경제 =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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