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다각화로 몸집불리기 中 잇단 갈등 표출
사업다각화로 몸집불리기 中 잇단 갈등 표출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5.05.04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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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선 ‘하림그룹’이 곳곳에서 잡음에 휩싸이고 있다. 시장 독식을 우려하는 육계농가의 따가운 눈총이 여전한 가운데 팬오션 인수를 목전에 두고 기존 주주들과의 갈등이 서서히 수면 위로 부각되는 양상이다.

 

◆팬오션 기존 주주 불만 어떻게 봉합하나?
닭가공업체 ‘하림’, 사료전문업체 ‘제일사료’, 양돈 전문업체 ‘팜스코’, 홈쇼핑업체 ‘엔에스쇼핑(NS홈쇼핑)’ 등 총 85개사를 휘하에 둔 중견기업 하림그룹은 최근 해상운송업체 팬오션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하림의 자산규모는 약 4조8000억원. 오는 6월로 예정된 팬오션 인수가 차질없이 성사되면 자산총액은 5조원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 기준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림은 중견기업이 아닌 대기업 집단에 편입되는 셈이다.

그러나 외형확장에 속도를 내는 것과 별개로 하림을 둘러싼 잡음은 좀처럼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기존 팬오션 주주들과의 좁혀지지 않는 견해차는 하림의 입장에서 골치 아픈 사안이다.

분명 하림의 입장에서 팬오션은 확실한 추진 동력이나 마찬가지다. 축산업에 필요한 사료 원료 대부분을 수입하는 현실에서 곡물 운송 인프라를 구축한 팬오션을 품에 앉으면 운송비 절감 등 직접적인 혜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나 팬오션 인수 과정은 결코 평탄해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팬오션이 법원에 제출할 예정인 변경회생계획안의 무상감자 내용을 두고 지분율 72.87%에 달하는 기존 팬오션 주주들과 대치국면에 접어든 것이 골치 아프다.

소액주주들은 지난 2013년 9월 출자전환으로 주가대비 60% 이상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여기에 이번 팬오션이 제시한 1.25 대 1의 무상감자로 소액주주들은 또 한 번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회생계획안은 채권자 2/3, 주주 1/2 동의를 거쳐 확정되는데 현재 회원수 4500여명 가량인 '팬오션 소액주주 권리찾기'는 최근 팬오션의 헐값매각으로 팬오션 관리인 김유식 대표를 대검찰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들은 향후 하림을 상대로는 불매운동 등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계속되는 수직계열화 논란
오랫동안 반목이 계속된 육계농가와의 접점 찾기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도 하림의 고민거리.

경기 불황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동안 하림 계열사들은 순항을 이어갔다. 실제로 그룹내 대표 캐시카우인 하림은 국내 닭고기 수요 증가로 연매출이 4조원 규모로 성장했고 엔에스 쇼핑은 지난해 매출 3904억원, 당기순이익 707억원을 기록하는 알짜회사로 성장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하림은 정부 차원에서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추진한 수직계열화의 최대 수혜업체로 지목됐고 ‘시장독식’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육계농가들의 반감을 키웠다.

실제로 지난해 말 하림은 롯데마트를 통해 하림 브랜드 계란을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업계 1위 닭고기 유통업체가 계란 유통까지 눈독들인다"라며 농가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지경제=이호영 기자]

 


이호영 기자 eesoar@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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