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점유율 60%의 현실적 대안은?
객실점유율 60%의 현실적 대안은?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03.1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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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의 호텔신라가 다섯 번의 도전 끝에 서울 장충동 한옥호텔 건립 승인을 받아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또 최근 호텔신라의 강력한 경쟁자인 호텔롯데의 신동빈 회장도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면서 향후 호텔업계의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 한옥호텔 들어선다

호텔신라는 지난 2011년부터 서울 장충동의 부지에 한옥 호텔 및 면세점·레스토랑 등의 부대시설 건립을 원했지만 그동안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호텔신라가 시설 신축을 하려는 지점은 남산, 한양도성과 가까운 자연경관지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자연경관지구에서는 건물의 신축이나 증축에 제약이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 4일 공시를 통해 “당사가 추진 중인 한국 전통호텔은 지난 3월 2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였으나, 투자금액 및 추진일정 등 세부사항은 미정”이라며 “추후 구체적인 내용 확정시 재 공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한옥호텔은 현재 신라호텔 면세점 위치에, 면세점은 현재 신라호텔 정문의 계단 주변에 건설된다”고 설명했다.

한옥호텔 허가를 받으면서 호텔신라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호텔신라 주가는 올해 1월 4일에는 7만8100원이었으나 지난달 11일부터 6만원대로 떨어졌다가 최근 껑충 올라 지난 8일 7만4500원을 기록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호텔신라에 대해 “2019년에 신규 면세점(기존보다 40% 이상 확장)이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라며 “향후 관광객 증가를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꼭 필요했던 확장이 결정되어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달 호텔신라에는 또 다른 호재가 있다. HDC신라면세점이 25일에 문을 여는데 업계에서는 HDC신라면세점에 올해 3대 명품인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이 입점하게 돼 강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호텔신라에게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호텔업계 인사들은 최근 호텔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서울 특1급 호텔들도 객실점유율 60%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호텔신라는 지난해 3조2516억의 매출과 771억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11.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4.5% 줄었다.

이렇게 호텔 공급과잉 우려가 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텔신라는 운영 호텔 수를 계속 늘릴 계획이다. 호텔신라는 프리미엄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를 꾸준히 확장해 2013년 신라스테이 동탄의 문을 연 이래 지난 2월 문을 연 신라스테이 구로까지 모두 8개 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신라스테이 천안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일부 업계 인사들은 이부진 사장의 공격경영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 “현재 삼성그룹의 구조 재편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호텔신라 사장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호텔신라가 삼성전자에 비해 규모는 훨씬 작지만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이번 한옥호텔 건립을 통해 대중들에게 이부진이라는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호텔신라가 최근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아직 과제는 남아 있다. 호텔신라의 내실 경영이 우선 중요하고 그와 동시에 새로 지을 한옥호텔 주변 지역의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금의 신라호텔 일대는 고종 황제가 설립한 대한제국의 국립 현충원 격인 장충단이다. 지금의 장충단공원은 고종 황제가 세운 장충단 전체 영역 중 극히 일부다.

장충단은 1895년 8월 20일 명성황후 시해 사건 당시 일본 자객들과 싸우다 숨진 이들의 영령을 위로하기 위해 고종 황제가 1900년에 지은 사당이다. 이 장충단에서는 1908년까지 매년 봄, 가을에 제사를 지냈으나 일본이 한국을 지배하면서 장충단을 공원으로 바꿔 버리고 1932년에는 이토 히로부미를 추모하는 박문사라는 절을 건립했다. 일본은 경희궁의 정문을 가져다 박문사의 출입문으로 삼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해방 이후 정부는 박문사가 있던 위치에 영빈관을 지었고 이 영빈관이 신라호텔로 넘어가게 된다. 신라호텔로 가는 길에 있는 계단은 일제가 만든 것으로 박문사 앞에서 서울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일제는 박문사로 올라가는 계단 위에서 서울을 내려다보게 만들어 놓고 우리 민족을 멸시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목적으로 건립된 신라호텔로 올라가는 계단을 철거하고 장충단을 일부라도 복원해 민족정기를 되살려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상장 준비하는 호텔롯데

신라호텔의 강력한 라이벌인 호텔롯데는 상장을 준비 중이다. 호텔롯데는 올해 1월 상장예비심사를 넘었고 상반기 중에 코스피 상장될 예정이다.

호텔롯데가 금융위원회의 증권신고서 승인을 받고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 등을 진행하는 데 1개월 이상이 걸린다. 또 호텔롯데는 이달 말 지난해 실적을 확정하고 공모절차를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어서 업계에서는 5월이 유력한 상장 시기로 보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 이후에는 롯데그룹이 호텔롯데 중심의 지주사 형태로 바뀌며 지배구조가 투명해진다. 롯데그룹의 발목을 잡아 온 일본 이미지도 일본 롯데가 가진 한국 롯데 지배력이 약해지면서 같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호텔롯데 상장 이후 롯데정보통신,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등의 롯데 계열사들이 이어서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호텔롯데의 행보를 방해하던 사안들이 정리되면서 호텔롯데도 호텔신라처럼 호텔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올해 1월 6일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롯데시티호텔’ 명동점을 열었고 1월 12일에는 부띠끄호텔(4성급)인 ‘L7’ 1호점을 명동에 열었다. ‘L7’은 젊은이들을 타겟 고객으로 하고 있으며 호텔롯데는 L7의 해외 지점도 낼 계획이다. 또 내년 서울 서교동에 L7호텔 2호점이 문을 열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공격경영이 호텔신라와 같은 경쟁자들과 맞서고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가 될 호텔롯데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현재 호텔롯데의 사업 상황을 살펴보면 현재 면세점, 호텔, 테마파크, 리조트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4년 개별재무제표 기준으로 4조 146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2328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9월말 개별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면 3조638억원의 매출액과 95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호텔신라와 호텔롯데의 과제

일부 업계 인사들은 호텔신라에 대해 ‘이야기’가 부족하다고 아쉬워한다. 세계 각국의 유명 호텔에는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 업계 인사들의 지적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어야 외국인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매력이 배가된다는 것이다.

한옥호텔을 건립하는 호텔신라에 대한 업계의 기대가 내실 있는 경영과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라면 호텔롯데에 대한 기대는 정도 경영과 함께 애국적이면서 투명한 자세를 확립하는 것이다.

[이지경제=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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