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경쟁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포털경쟁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04.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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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포털업계에서 네이버의 점유율은 70%, 다음은 20% 선으로 추정되고 있다. 나머지 10%의 시장을 줌과 네이트가 양분한 상태다. 도토리 키재기일 수도 있지만 3,4위 업체도 나름 저력이 있다. 든든한 백업이 있기 때문이다.

서서히 발전하고 있는 줌(ZUM)

업계에서는 줌이 매우 근소한 차이이기는 하지만 네이트를 제치고 국산 포털 중 3위로 올라선 것으로 보고 있다.

리서치 기업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줌의 월간 순 방문자 수가 1057만881명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줌은 2014년 11월에는 순 방문자 수가 609만5725명이었으나 1년 만에 순방문자수를 73.4% 늘렸다.

이런 성장에 따라 줌을 관리하는 줌인터넷은 지난해 설립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올해는 디스플레이 광고 상품을 더욱 다양하게 하고 검색 서비스를 강화해 매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은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검색 서비스가 네이버에 대응할만한 수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줌만의 개성 있는 서비스도 부족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줌의 모 기업인 이스트소프트가 지나치게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도 집중력있는 투자를 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의 배경이 되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현재 게임, 줌(검색), 보안 소프트웨어, 비즈니스소프트웨어 등의 부문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줌이 포털 경쟁에서 좀 더 의미 있는 점유율을 갖기 위해서는 막대한 액수의 투자가 필수다. 따라서 업계 사람들은 이스트소프트가 사업을 두 개 정도로 줄여서 ‘선택과 집중’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성장의 길’ 찾고 있는 네이트

줌이 어느 정도 성장의 가락을 잡았다면 네이트는 아직 방향을 모색하는 단계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31일 네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를 코스닥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개별기준 영업 손실액은 89억원으로 이 회사는 4년 연속 적자를 내며 관리종목이 된 것이다. 만일 올해도 적자를 낼 경우 상장폐지 요건에 들어가기 때문에 올해는 어떻게든 흑자를 내야 하는 처지다.

SK컴즈의 결정적 약점은 확실한 수익모델이 적다는 점이다. SK컴즈의 지난해 3분기 총 매출의 88.5%가 디스플레이 및 검색 광고에서 나올 정도로 네이트 의존도가 높다.

SK컴즈 관계자는 향후 네이트 발전방안에 대해 “대표이사가 바뀐 지 얼마 안 되어서 사업전략을 강구 중 인 상황”이어서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SK컴즈가 적극적으로 신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 SK텔레콤의 추가 투자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입장에서 보면 사업 아이템 부족이 문제지 자금이 문제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SK컴즈의 잠재력은 모 회사인 SK텔레콤과의 시너지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의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서비스와의 연동이다.

지금은 스마트폰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분실했을 때 소유하고 있던 스마트폰에 갖고 있던 정보를 송두리째 분실하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스마트폰에 갖고 있는 정보를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가상공간에 저장해두면 스마트폰을 분실해도 걱정이 없다.

지금도 스마트폰에 저장된 전화번호 같은 정보를 보관해 주는 서비스가 있기는 하지만 스마트폰에 저장된 문자메시지 등의 정보는 스마트폰을 분실하면 고스란히 사라진다. 카카오톡 같은 SNS앱도 스마트폰을 분실해서 새로 다운로드할 경우 일부 데이터가 사라질 수도 있다.

따라서 SK컴즈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통해 SK텔레콤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통합 관리해주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잠재력이 있고 그동안 SK그룹이 힘들여 키운 네이트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과 SK플래닛이 추진 중인 T페이와 시럽페이는 온라인과 모바일 거점이 필요한데 네이트가 그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트는 포털이기 때문에 포털 서비스를 이용한 이용자들을 즉각 T페이나 시럽페이 서비스 사용자로 전환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따라서 네이트 홈페이지에 T페이나 시럽페이 홍보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된다.

네이트는 SK증권이나 SK건설 등 SK그룹 계열사들을 위한 홍보 채널로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활용이 미흡한 것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SK증권의 사례를 예로 들면 증권사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크라우드 펀딩을 할 때 대중이 많이 몰리는 네이트를 활용하면 크라우드 펀딩 실적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인사들은 네이트의 SK텔레콤 홍보 기능과 외국어 서비스를 강화하고 네이트가 갖고 있는 한류 콘텐츠를 접목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SK그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 사업에 대해 대중들에게 알리고 아이디어를 널리 모으는 데에도 네이트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네티즌들은 SK홈페이지를 방문해 창조경제 관련 내용을 보기보다 네이트에서 다른 작업을 하다 창조경제 관련 내용을 보는 것이 더 간편하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줌·네이트, 아이디어 짜내기가 살 길

현재로서는 줌과 네이트 모두 생존을 위해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 창출이 꼭 필요하다. 든든한 지원군을 둔 두 회사 입장에서는 참신한 아이디어만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지경제=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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