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혁신과 실체 사이
비트코인, 혁신과 실체 사이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05.10 11:3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주의 보안전문가 크레이그 라이트가 자신이 비트코인을 개발한 나가모토 사토시였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크레이그 라이트는 기술적인 시범을 보이며 자신이 나가모토 사토시임을 증명했다.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디지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개발자가 7년 만에 자신의 정체를 공개했으나 사실 여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 사진 - coindesk >

즉각적인 P2P(Peer to peer)방식인 비트코인은 화폐나 은행을 이용하지 않고 결제를 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 수단으로 어떤 제도적 통제 없이 거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한 공개 장부 시스템이기 때문에 위조가 불가능하며 기존 금융 시스템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화폐의 대안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비트코인은 채굴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획득한다. 비트코인 마이너(Bitcoin Miner)에 접속해 일련의 프로그래밍 연산 문제를 풀게 되면 코인을 채굴할 수 있다. 채굴된 비트코인이 늘어날수록 문제의 난이도는 더 높아져 현재 슈퍼컴퓨터를 동반한 비트코인 전문 채굴업자들에 의해 획득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1500만개의 비트코인이 채굴됐다. 비트코인 개발자는 개발 당시 채굴되는 비트코인의 양을 2145년까지 총 2100만BTC(비트코인의 화폐 단위)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해 놨다. 모든 비트코인 채굴이 완료되면 금과 같은 실물단위로 바뀌어 거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트코인은 거래, 기부, 각종 예약, 인터넷 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다단계 형식의 투기 상품으로 인식되어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또 해외에 비해 국내 사용처가 적어 비트코인이 있더라도 활용도가 떨어진다. 규제가 없기 때문에 항상 불안함을 내포하고 있는 시스템의 성격도 한 몫하고 있다.

또한 완전한 익명으로 거래되는데다가 인터넷을 이용해 누구나 비트코인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범용성을 띄고 있어, 최근 해커들이 랜섬웨어(Ransom ware)를 통한 기업이나 개인의 컴퓨터를 감염시킨 후 화폐 대신 비트코인을 요구하기도 했다.

2010년 비트코인 최초의 실물거래였던 피자 2판의 가격은 1만 비트코인이었다. 그러나 2014년 기준 1만 비트코인의 화폐가치는 약 60억원이다. 이처럼 가치가 급상승하다가 2014년 민간 피해사례가 알려지면서 신뢰성이 떨어져 가치가 폭락하기도 했었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다시 상승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개발자 발표 의혹

한편 도미니치니(Dominichini) 호주 크라우딩 펀딩 기관 아솝(Assob) 운영자는 비트코인의 개발자가 수중에 100만개의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현재 1500만개의 비트코인이 유통되고 있는데 그중 1400만개만 거래가 가능한 상태다. 나머지 100만개 비트코인이 라이트에게 있다는 추측이다.

게다가 크레이그 라이트가 비트코인의 근간이 되는 암호화 기술을 전부 알고 있어 비트코인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일 경우 비트코인을 도입한 세계 주요 은행과 기업들의 시스템 자체에 큰 파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크레이그 라이트는 “지어낸 이야기가 많았다. 내 주위의 사람들이 다치지 않길 바란다”며 비트코인 개발자를 둘러싼 각종 억측 때문에 정체를 공개 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의 창시자 나가모토 사토시에 대한 추적은 끊임없이 이루어져 왔다. 2001년 미국 언론은 암호 알고리즘 연구자 마이클 클리어를 지목했으나 본인이 부인했고, 지난해는 일본계 미국인 기술자 도리언 사토시 나가모토를 지목했지만 이름만 비슷했을 뿐이었다.

▲ 사토시의 익명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라이트는 본인이 사토시라고 자처하고 나섰다.
< 사진 - bitcoin.org 캡쳐 >

비트코인 메인 홈페이지에 ‘누가 비트코인을 만들었나요?’에 대한 질문에도 나가모토 사토시는 정체가 불분명한 인물로 게재되어있다. 2009년 나가모토 사토시가 최초의 설계와 개념을 증명한 인물로 나와 있지만 1년 후 프로젝트를 떠났으며, 그 이후 커뮤니티가 증가함에 따라 많은 개발자들과 함께 현재의 비트코인을 완성시켰다고 나와 있다.

비트코인 관련업계에서는 크레이그 라이트가 비트코인의 개발자라는 주장에 자신들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존 마토니스(Jon Matonis) 비트코인 재단 창립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라이트가 비트코인의 창시자가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복잡한 암호학적, 사회적, 기술적인 증거를 충분히 보였다는 것이 근거였다. 하지만 해당 근거가 무엇인지는 함구하고 있다.

이러한 입장들은 비트코인의 특성상 온라인으로만 거래되는 발행 주체가 없는 화폐이기 때문에 개발자가 누구든 시장성에 크게 상관이 없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잠재 성장력은 여전

보안 관계자들은 현재 시스템 상에서 비트코인의 개수가 유한하기 때문에 수요가 늘어나고 있음에 따라 비트코인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러 가지 우려 속에서도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고 비트코인을 도입하는 인터넷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는 게 반증이다.

특히 비트코인은 중앙통제 주체가 없기 때문에 대중이 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각 나라의 통화 당국은 어떤 식으로든 비트코인이 가진 잠재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반면 비트코인은 기존 통화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대중화까지는 걸림돌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비트코인 자체가 가진 오픈 소스 형식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대중들이 갖는 심리적인 장벽이 크고 기업이나 금융기관도 예측성이 낮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도입을 망설이는 실정이다.

크레이그 라이트가 나가모토 사토시이든 아니든 이미 잠재성을 인정받고 있는 비트코인이 대중화 된다면 관련 규정이나 법규 마련에 대한 논의 또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지경제 = 이한림 기자]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