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LG유플러스 LTE망, 대관령을 넘다
[르포] LG유플러스 LTE망, 대관령을 넘다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06.2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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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허가 문제는 '골치'

여름, 바야흐로 산과 바다로 떠나기 좋은 계절이 도래했다. 스마트폰이 일반화된 이래 우리의 휴식은 다양한 어플들로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 해수욕장이나 계곡, 도심을 벗어난 지역에서도 곳곳에 설치된 LTE 기지국은 이를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기지국을 설치하기 어려운 깊은 산 속이나 외딴 섬에는 아직도 LTE의 발길은 닿지 못했다. 기지국의 특성상 상시전력과 데이터를 전송할 유선선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평창의 사정도 비슷하다. 올림픽 개최지 인근에는 무선통화조차 불가능한 지역이 많아 이동통신 강국의 위상은 땅에 떨어질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LG유플러스는 태양광 LTE 기지국을 제안했다.

지난 24일 LG유플러스는 강원도 평창 대관령에서 ‘태양광 LTE 기지국 개통’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대관령 하늘공원에 도착한 취재진은 전망대행 트랙터 마차에 올랐다. 날씨는 나빴다. 짙은 안개 속에 굵은 비가 계속 내렸고 전파의 동력인 태양은 보이지도 않았다.

이런 악천후에서 과연 태양광 LTE 기지국의 시연이 가능할는지 의문스러웠다. 마차가 10분 남짓 진흙길을 힘차게 올라 해발 1037m의 전망대에 가까워지는 사이에도 날씨는 더욱 궂어졌다. 대관령 까지 와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웠다.

정상에 다가설수록 SK텔레콤과 KT 망을 이용하는 기자들의 스마트폰은 하나씩 먹통이 됐다. 전망대에 도착하자 기종을 불문하고 화면 상단에 ‘서비스 안 됨’이 표시됐다. 그러나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하는 기자들의 스마트폰 통신 상태는 양호했다. 우려는 씻은 듯이 사라졌다. 오히려 악천후는 극적 반전을 이끌어 냈다.

▲ LG유플러스 대관령 태양광 LTE 기지국 < 사진 - 이한림 기자 >

허비또 LG유플러스 네트워크전략담당 상무는 우산을 쓰고 젖은 구두를 털어내던 기자들 앞에서 “이런 악천후에도 태양광 LTE 기지국은 일을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기존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해놓은 전력이 ESS(Energy Storage System)에 저장전력으로 남아있어 장기간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궂은 날씨가 태양광 LTE 기지국의 성능을 돋보이게 했기 때문인지 유난히 밝은 표정의 허 상무는 “ESS가 가득차있을 경우 ‘햇빛전력’이 완전히 차단된 상황에서도 48시간 동안 기지국 유지가 가능하다”라며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나 태양광 기지국의 가장 커다란 장점은 설치의 간소화다. 기존의 기지국은 설치할 때 전기와 통신 선로를 유선으로 새롭게 구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 인적이 드문 곳에 설치됐기 때문에 야생동물로 인한 선로 훼손이나 자연 재해로 인해 발생하는 유지보수비용도 부담이다.

허 상무는 “태양광 기지국은 별다른 선로 구축 없이 기지국만 있어도 무선 원격제어기능을 통해 유지보수 관리가 가능하고 선로 설치가 없기 때문에 설치비용 절약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LG유플러스 태양광 기지국에 ‘무선 백홀 브릿지(Wireless Backhaul Bridge) 중계기’를 탑재해 최초 공개했다. 기존의 기지국에 탑재됐던 외산 마이크로웨이브 장비를 대체한 것. 국내 한 벤처기업과 공동 개발한 이 장비는 100mW의 소출력으로도 40km 이상 떨어진 원거리에 대용량 데이터를 무선 전송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태양광 기지국은 과거 이통3사에서 시범적으로 운용했지만 태양광 패널의 낮은 효율과 짧은 배터리 수명으로 인한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중단됐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LG전자의 패널 기술로 출력을 315W로 증폭했고, LG화학의 배터리 기술로 수명을 10년으로 늘렸다. 태양광 기지국의 단점으로 지적받던 내용을 보완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허 상무는 마지막으로 “여기 대관령을 비롯해 오서산, 계룡산 등 현재 4개소에 태양광 LTE 기지국을 구축했고 빠른 시일 내에 산간도서 지역 20여 곳에 추가로 개통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LG유플러스가 태양광 LTE 기지국 구축 확대를 위해 넘어야할 문제도 있다. 철탑과 밧데리를 포함해 약 6~7000만원의 설치비용과 1~2주가량 소요되는 설치기간은 어느 정도 견적이 나온다. 그러나 도서산간 지역에 기지국을 설치하기 위해 산림청, 한국전력공사 등에 인허가 신청을 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절차가 복잡하고 승인기간도 오래 걸린다. 환경단체들은 기지국 구축이 산림을 훼손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허 상무는 “현행 인허가 절차를 따른다면 전국 산간 도서 지역에 통신망을 구축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지경제 = 이한림 기자]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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