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이재현 회장 복귀 후 달라지는 점은?
CJ그룹, 이재현 회장 복귀 후 달라지는 점은?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6.08.1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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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 과제 산더미, 경제 활성화도 이뤄지나

[이지경제] 김창권 기자 =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재계에서는 유일하게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의 혜택을 받게 되면서 향후 국내 경제활동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기에 CJ그룹이 가지고 있던 리스크를 어떻게 해결해 갈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는 지난 12일 광복 71주년 맞아 CJ그룹 이재현 회장을 포함한 경제인 14명 등, 총 4876명의 사면을 단행했다. 눈에 띄는 점은 대기업 총수로서는 이 회장만 포함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대외적으로는 이 회장이 건강상의 문제로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수감되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의견에 따라 우선 사면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경기 침체로 인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에서 CJ그룹은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이에 한류문화 컨텐츠 사업을 통해 정부의 장기적 경기 활성화 정책에 부응할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재계는 평가하고 있다.

정부의 특사 발표 결정에 따라 CJ그룹 측도 화답하듯 “향후 3~4년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발표한 ‘그레이트 CJ'라는 비전에 맞춰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 해외 비중 70%라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다만 CJ그룹 매출은 지난해 29조1000억원으로 목표치에는 한 참 모자란 수준이다. 목표 기한이 불과 4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회장의 사면 이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대규모 M&A와 해외 진출을 위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CJ그룹 관계자는 “‘그레이트 CJ’는 이전부터 진행해오던 것으로 이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 속도감 있게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 해결 과제는, CJ헬로비전 안정화 VS CJ CGV 내부거래

이 회장의 복귀와 동시에 CJ그룹은 우선 해결해야 될 과제가 남아있다. SK텔레콤에 매각 예정이었던 CJ헬로비전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우려로 매각을 불허해 경영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한번 엎질러진 물인 만큼 재매각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CJ는 변동식 CJ그룹 총괄부사장을 다시 CJ헬로비전 대표이사로 복귀시키며 위기 극복과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5년간 CJ헬로비전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변 대표를 다시 불러들이며, 저하된 사기를 끌어올리고 신규 투자를 통해 활성화에 나설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변 대표를 다시 불러들인 것은 그룹이 향후 케이블TV 플랫폼 사업 육성 등 지속적인 발전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의 내부거래 지적에 따라 검찰 고발과 과징금 등의 처분이 예고된 상황이다. 공정위는 최근 조사를 통해 CJ CGV가 계열사인 재산커뮤니케이션즈에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지주사인 CJ를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씨 대표로 있으며,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2005년 설립된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CGV 극장에서 상영되는 광고를 대행해 연간 1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는데, 내부 거래액이 79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공정거래법에는 총수일가의 지분이 30% 이상인 대기업은 내부 거래액이 연간 200억원이나 연 매출액의 12%를 넘을 수 없다.

이에 공정위는 CJ에 대한 검찰고발과 과징금 처분, 시정명령 등이 담긴 심사보고서를 채택했다. 다음달 말 전원회의를 열고 사무처의 조사 결과와 CJ 측의 의견을 들은 뒤 제재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 복귀에 승계작업 얘기도 슬슬....

최근 사면‧복권으로 CJ그룹의 대표이사 회장직으로 복귀한 이 회장이 2세 경영 승계작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추측이 CJ그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자녀들의 나이가 어리고 이 회장이 구속 상태여서 지분 증여 등이 이뤄지지 못 했지만 이번 특사와 함께 ‘제약’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 이선호 씨 <사진 = 뉴시스>

이 회장의 자녀는 아들 선호씨(27)와 딸 경후씨(31)가 있는데, 장남인 선호씨는 2013년 CJ제일제당에서 입사해 현재 과장으로 근무하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딸 경후씨도 CJ오쇼핑 과장을 거쳐 CJ그룹 미주법인 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신장이식 수술의 부작용에 이어 신경근육계 유전병인 CMT(샤르코 마리 투스)을 앓고 있는 등 건강상태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손경식 회장, 이미경 부회장 등 오너 일가에도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되면서 포스트 이재현 체제를 준비해야 할 명분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회장은 지주사인 CJ 지분 42.14%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CJ제일제당(0.49%)과 CJ오쇼핑(0.32%), CJ푸드빌(2.56%), CJ E&M(2.38%) 등 주요 계열사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이 회장 자녀들이 보유한 핵심 계열사 지분은 미미한 수준이다. 딸 경후씨는 CJ(0.13%), CJ제일제당 (0.15%), CJ E&M(0.27%)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1%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적고, 아들 선호씨는 핵심 계열사 지분이 아예 없다.

다만 지난해 12월 이 회장이 증여한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이 승계 발판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회장은 300억원 상당의 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1.35%(14만9667주)를 선호 씨와 경후 씨에게 각각 4.54%(5만9867주)씩 나눠 준 바 있다. 남은 부분은 조카인 소혜씨와 호준씨에게 각각 1만4967주를 증여했다.

이렇게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증여받은 선호씨는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5.84%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됐다. 때문에 경영권 승계작업이 본격화되면 선호씨 등은 CJ올리브네트웍스를 활용해 지주사 CJ의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도 CJ와 CJ올리브네트웍스가 합병하는 것이 2세들의 지분 확보 측면에서 가장 유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것도 확실한 대안이 되지는 못 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이 회장의 CJ 지분 42%에 대한 상속‧증여세를 완벽하게 감당할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에 다른 대안들이 추가로 모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사면과 함께 떨어진 경제 활성화 과제

CJ그룹은 이 회장의 복귀와 함께 내부적으로는 내실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재계 인사를 특별사면해준 정부의 경제 활성화라는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여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재현 회장도 지난 17일 CJ그룹 사내게시판을 통해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 관계로 당분간 몸을 추스르는 데 전념할 계획”이라며 “빠른 시일 내 건강을 회복해 저와 여러분의 땀이 깃든 CJ를 위해 다시 정진하겠다”고 밝혀 CJ의 경영 정상화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오너리스크가 사라진 만큼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확대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맥도날드나 동양매직 등의 인수전에 참여한 CJ가 오너의 복귀로 M&A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래도 이런 인수합병이 진행되면 시장을 키우기 위해 자본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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