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자신의 차량 주차를 불편하게 한다고 건물 관리사무소장을 손가락으로 찌른 백화점 회장이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는 31일 그랜드백화점 대표이사인 김 모(72)회장과 그의 운전기사 등 4명을 폭행·공동폭행 혐의로 약식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벌금 수준은 70만원에서 200만원 사이다.
이 사건을 보면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떠올랐다. 조 전 부사장은 ‘땅콩회항’ 갑질사건을 일으켰고 많은 이들의 비난을 받았다. 조 전 부사장이 이끌었던 대한항공은 최근 경영실적은 양호했지만 한진해운 때문에 타격을 입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들어갈 경우 대한항공이 가진 한진해운 지분은 사실상 날아가 버리게 된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지분 33.2%를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대한항공이 부담해야 할 추가 손실이 약 38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조 전 부사장 외에 여러 ‘갑질 회장’들이 나왔다. 갑질을 한 것이 언론에 폭로된 회장들은 국민들의 비난을 받았다. 국민들의 비난을 받아 입은 경제적 손실도 상당할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했던 일을 반복해서 하는 이들도 많다.
갑질 회장들이 이번 한진해운 사태를 보면서 다시금 느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악행을 하면 자신에게 그 여파가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이것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으면 갑질을 다시 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들어가기 일보 직전이지만 대한항공 등 기타 한진그룹 계열사들도 영원히 안전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조만간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진행되면 세계 경제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항공업이 세계 경제 디플레의 직격탄을 맞게 될 가능성도 크다.
조현민 진에어 부사장은 지난 2014년 조 전 부사장에게 “반드시 복수하겠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언론에 나오기도 했다. 지금 조현민 부사장은 복수할 궁리를 할 게 아니라 한진그룹 전체를 살릴 궁리를 해야 할 판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 뿐 만 아니라 김 모 그랜드백화점 회장 외에 지금까지 이름을 날린 갑질 회장들도 반드시 새겨야 할 일이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