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동등한 결합상품 경쟁… IPTV, 플랫폼사업 박차
케이블, 동등한 결합상품 경쟁… IPTV, 플랫폼사업 박차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09.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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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가입자 및 매출 감소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케이블방송산업이 유료방송시장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시장 지배적 사업자의 결합상품을 규제해야한다는 지적이 다시 수면위로 올랐다. 오히려 통신사업자들은 IPTV 산업에 적극적인 투자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 지난 달 29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유료방송산업 정상화를 위한 토론회. < 사진 = 이한림 기자 >

방송법 시행령에 따르면 지상파, 케이블방송(SO), 위성방송 사업자는 서로의 지분을 33% 초과해서 소유할 수 없다. 독점 권역에 따른 규제 정책이 펼쳐지는 한편, 미래부의 방송 진흥정책과 맞물려 IPTV는 별도의 법으로 규정받아 권역 규제에서 자유롭다.

케이블방송사업자들에 비해 권역적으로 제한이 없는 상태에서 IPTV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통신사업자들은 올 한 해를 ‘5G시대 향한 첫걸음’으로 삼고 스마트홈IoT 서비스에 주력하며 보내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홈IoT의 핵심은 하나 된 연결이다. 유료방송이 재생되는 TV 역시 가전제품으로써 스마트홈IoT의 범주에 속한다. 통신사업자들은 모바일과 TV를 결합하면 각각의 요금제에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단순함과 저렴한 가격 등이 니즈인 소비자들은 한 공간에서 한 번에 이루어지는 ‘원 패스 시스템’을 선호한다. 통신사업자들이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는 스마트홈IoT를 구현하기 위한다면 스마트폰과 TV는 빠질 수 없는 분야다. 방송 콘텐츠를 제작하는 프로그램공급자(PP)들에게도 수요가 늘어좋은 여건이 제공된다. 통신사업자들이 IPTV 사업을 키우고 결합상품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이자 모바일과 인터넷이 없는 케이블방송업계가 곡소리를 내는 이유다.

유료방송 시장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케이블방송업계의 위기론은 설득력을 얻는다. 2015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공표집에 따르면 IPTV 및 CP 매출액은 급증했으나 지상파, SO, PP 등은 유지 또는 감소치를 보였다. 2014년 대비 지난 해 증감률에서도 IPTV만 28.3%를 넘겼다. 케이블TV(SO)는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이처럼 위기론이 대두되는 유료방송 시장 현황에서 IPTV 사업자들은 오히려 새로운 신제품을 출시하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플랫폼 사업 박차 가하는 통신사업자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는 지난 7월 열린 10주년 기념행사에서 “B tv의 혁신과 고객을 향한 열정은 변함없이 이어 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SK브로드밴드의 B tv는 2006년 7월 ‘하나TV’ 브랜드로 VOD 서비스를 시작한 후 올해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1일 ‘B tv 스마트 플러스’와 UHD 채널팩을 출시했다. 특히 B tv 스마트 플러스는 기존 상품과 비교해 스포츠, 골프, 드라마·예능, 글로벌 채널 등 10개의 채널을 더해 채널 176개를 제공한다. SK텔레콤의 비디오 플랫폼 옥수수 서비스를 올 한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도 제공했다. IPTV 내의 새로운 상품조차도 모바일과 연계해 상품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KT는 독점하고 있는 위성방송 분야까지 합산하면 국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유료방송 시장 최대 사업자다. 미래부에 따르면 KT의 지난연말기준 IPTV와 KT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 가입자는 820만명으로 국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29%로 업계 1위다. IPTV의 경우 가입자 510만명으로 전체 유료방송 점유율 18%. SK브로드밴드(12%)와 LG유플러스(9%)를 크게 앞선다.

▲ KT는 지난연말기준 IPTV와 KT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 가입자 820만명으로 국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29%를 차지하고 있는 유료방송 시장 최대 사업자다. 사진은 지난 달 18일 출시한 KT 무선 IPTV '올레tv 에어'.

KT는 지난 달 18일 국내 최초로 무선 IPTV ‘올레tv 에어’를 출시했다. 올레tv 에어는 인터넷 모뎀과 IPTV 셋톱박스 구간을 와이파이(Wi-Fi) 기술을 적용해 무선으로 연결하는 외장형 단말로, 유선으로 중계하는 기존 IPTV와 달리 무선으로 중계하는 만큼 별도의 배선작업이 필요 없는 게 특징이다.

올레tv 에어는 IPTV 상품이 아닌 유료방송 시청을 위한 단말기에 불과하지만 올레tv 라이브 상품을 이용하고 있어야 셋톱박스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IPTV의 유료방송 시장 내 자사 상품의 경쟁력을 높였다. 무선 셋톱박스라는 기술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LG유플러스는 VOD와 가상현실(VR) 등의 콘텐츠를 가장 많이 보유한 사업자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자사 모바일 IPTV ‘LTE비디오포털’에 집중하며 출시 1년여 만에 통신 3사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중 가장 많은 16만편의 VOD를 확보했다. 올해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은 VR콘텐츠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동영상은 통신업계 입장에서 국내 LTE 서비스의 트래픽 60%가량이 동영상에 집중된 대규모 모바일 트래픽을 유발하는 핵심 콘텐츠다. 스마트폰으로 드라마, 영화, 교육, 스포츠, 성인물 등을 시청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주파수 경매에서 광대역을 확보했기 때문에 사용자들로 하여금 원활한 LTE 트래픽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LG유플러스는 국내에 출시되는 하이엔드 스마트폰부터 중저가형 스마트폰까지 전 기종에 걸쳐 3사통신사 중 가장 높은 지원금을 책정하고 있고 판매점, 대리점을 공격적으로 증축하며 최근 10년간 가입자를 가장 많이 끌어모은 사업자다. 업계 3위 IPTV 사업자지만 콘텐츠의 보유양과 저렴한 가격 등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가입자 증가에 두각을 보이고 있다.

유료방송시장 정상화하려면 동등한 결합상품 경쟁해야

한편 지난 달 29일 국회에서 이상민·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유료방송산업 정상화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 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재호 동아방송예술대 교수는 아날로그의 디지털전환, 모바일 결합상품, 수신료 개선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의 가장 뜨거운 쟁점은 모바일 결합상품에 대한 규제였다.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은 지난해부터 SK텔레콤 등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요구해 왔다. 결합상품 논란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동등결합을 의무화하고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를 추진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했으나 해당 인수합병이 무산되자 다시 도마 위에 올라온 상황이다.

케이블방송 업계는 통신사가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활용해 모바일과 유료방송을 결합하면 가입비나 요금을 할인해주거나, 신규 가입자나 연장자에게 현금 지급을 통한 가입자 유치 전략을 사용하다 보니 방송통신 시장이 서비스 품질이 아닌 요금 및 경품 쟁쟁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블방송 사업자들은 모바일 결합상품 금지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가입자를 포함한 이용자 측면에서 볼 때 서비스 품질 경쟁이 이루어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다. 통신사업자들이 모바일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유료방송과의 결합상품 판촉은 2015년 12월 이후로는 가입자와 매출액 등이 역전된 상황으로 치달았다. CJ헬로비전이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알뜰폰)사업을 재개했지만 정부의 제 4이동통신의 허가 움직임은 희미하다.

이에 케이블업계는 동일 시장 내에서 품질 중심의 동등한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모바일 서비스를 결합해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동시에 결합상품의 구성상품별 할인율을 동일하게 적용해 특정 상품의 저가화를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IPTV의 등장으로 인한 유료방송 상품의 저가경쟁으로 인해 시장의 콘텐츠의 질을 전반적으로 저하 시키는 요인으로 분석한다.

또한 모바일을 결합한 유료방송 상품에 대해서는 모바일 사업을 꼭 통신사에서만 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알뜰폰 사업으로는 경쟁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한오 금강방송 대표는 “알뜰폰 사업을 적극적으로 하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이 있는데 통신사도 자회사를 만들어 이를 하고 있다"며 알뜰폰을 묶는 형태의 결합상품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도준호 숙명여대 교수는 “결합상품은 케이블과 통신사업자간 차별이 발생한 결정적인 요인이다”고 지적했다. 주정민 전남대 교수도 “모바일 플랫폼을 갖지 못한 케이블은 지상파와 공동으로 제 4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했으면 한다”며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만들면 소비자에게도 유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관 법무법인세종 전문위원은 “유료방송에서도 유효경쟁 정책 도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어조를 높였다. 결합상품을 사전 금지하는 사례는 찾기 어렵지만, 도매제공이나 경쟁 제한적 요소를 제거하는 등 효과적인 규제 방법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이르면 10월 대책 마련할 것

이에 대해 정부도 유료방송 시장 내의 지배력 차이를 인정하고 시장 정상화를 위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르면 10월에는 핵심이 담긴 유료방송 발전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손지윤 미래부 뉴미디어정책과장은 “유료방송 종합대책 연구반에서는 재송신 대가, 디지털전환, 허가체계, 소유겸영, 방송 권역 등의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이르면 10월에는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영규 방통위 과장은 “지상파와 유료방송사의 협상 절차, 비용 편익 등의 내용을 담은 재송신 가이드라인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할 것”이라며 “결합상품 시장 획정 연구반, 지배력 전이 연구반 등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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