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해외, 한화는 IT, 교보는 혁신
삼성은 해외, 한화는 IT, 교보는 혁신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09.2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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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앞으로 생명보험 업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새 회계기준(IFRS4 2단계)이 도입되고 핀테크나 빅데이터 같은 기술이 보험업계에도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동양생명을 인수한 안방보험 같은 외국 자본이 국내에 대거 진출하는 것도 국내 보험시장을 흔들 수 있는 요인이다.

새 회계기준에 맞출 경우 보험사들은 막대한 돈을 쌓아야 한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예상하는 추가 적립금 규모는 약 40조에서 50조원 정도다. 이렇게 큰 돈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금융권 인사들은 앞으로 보험업계에서 인수·합병 붐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보험업계가 폭풍 전야에 있는 상황에서 생보업계를 이끌고 있는 ‘생보 빅3’(삼성, 한화, 교보)는 각각 △해외진출 △ IT도입 △ 상품·채널 혁신 등에 힘을 쏟으며 난국 타개를 위해 애쓰고 있다.

◇ 해외진출에 힘 싣는 삼성생명 = 생명보험 업계를 이끌고 있는 생보사는 업계 1위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거대한 규모를 갖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렇지만 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갖고 있는 것이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 초(超)저금리 시대에도 막대한 자산을 투자해 꾸준히 높은 수익을 내야 한다는 것이 큰 부담이다.

이런 이유로 요즘 삼성생명은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세계적인 보험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특히 해외 진출을 중시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최근 삼성생명은 국내 보험시장의 포화로 해외진출 등을 통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며 새 회계기준 도입에 대해서는 “IFRS4관련 T/F 구성을 통해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진행 중인 해외 사업 중 대표 격인 중국법인 중은삼성은 지난해 916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것은 2014년 매출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삼성생명이 사들인 페럼타워. <사진=뉴시스 제공>

이와 함께 삼성생명은 자회사를 활용해 해외 유망자산을 인수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운용회사 삼성SRA자산운용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과 컨소시엄을 만들고 독일 코메르츠방크 타워를 인수했다.

이것과는 반대로 삼성생명은 올해 1월 30여년간 썼던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을 부영에 5750억원을 받고 팔았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옥을 처분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생명 직원들이 서초동 삼성 사옥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태평로 빌딩을 굳이 갖고 있을 필요가 없었을 수도 있다.

◇ 김승연 회장이 사기 높이는 한화생명 = 삼성생명을 추격하는 생보사 중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생보사가 한화생명이다. 한화생명은 최근 빅데이터 등 IT기술을 적극 활용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려 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한화생명은)빅데이터를 활용한 중금리 대출상품을 출시한 바 있고 이 상품의 특징은 신용등급 1~7등급의 일반 법인 직장인과 개인사업자로 대상을 확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올해 하반기 가입자 추가 가입 가능성 분석과 설계사 이탈 원인 분석, 신임 설계사 배정 시스템 등에도 빅데이터를 활용할 계획이다.

핀테크와 빅데이터는 이미 영업에 접목돼 있다. 한화생명은 유사한 조건을 가진 개인들의 보험 가입 정보를 서로 비교해주는 보험컨설팅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효율적으로 고객을 관리할 수 있는 앱인 ‘터치플러스’도 지난달 초부터 운영 중이다.

무엇보다 한화생명 임직원들과 설계사들에게 힘이 되고 있는 것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사랑과 배려다.

FP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는 김승연 회장.

김 회장은 지난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한화생명 연수원을 찾아 한화생명 재무설계사(FP)200여명을 격려했다.

한화그룹 측에 따르면 이번 방문은 김 회장이 지난 5월 한화생명 연도대상 시상식에서 만난 FP들과 약속을 했기 때문에 이뤄졌다. 당시 시상식장에 있었던 FP들은 김 회장이 FP들이 일하고 있는 곳을 찾아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올해 안에 꼭 다시 찾아가겠다”고 약속한 김 회장은 한화생명 연수원을 방문하면서 약속을 지킨 것이다.

김 회장은 FP들에게 “여러분은 한화의 심장”이라고 이야기하고 “한화생명과 FP분들은 그룹 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면서, 대외적으로도 삶에 따뜻한 희망을 전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생명의 해외사업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이 시장 진입 8년차를 맞은 올해에 흑자 전환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은 올해 5월말까지 746억 루피아(약 65억원)의 수입보험료 실적을 기록했다. 이것은 본래 올해 사업목표였던 331억 루피아를 2배 이상 초과한 것이다.

◇ 혁신에 몰두하는 교보생명 = 국내 최상위권 생보사 중 하나인 교보생명은 혁신 1등이 되겠다는 포부를 내놓고 있다. 교보생명은 올해 1월 ‘비전(Vision)2020’ 출발대회에서 ‘상품·채널 혁신 No.1 생보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 목표에는 교보생명의 상품과 채널 경쟁력을 혁신하고 본래 생명보험의 가치인 고객보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한마디로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메시지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상품 혁신은 탁월한 가치경쟁력을 갖춘 상품/부가서비스 개발을, 채널 혁신은 전체 고객접점의 서비스 역량과 품질을 혁신해 고객만족도를 더 높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올해 Vision2020 달성을 위해 고객맞춤형 상품을 내놓고 우수 채널조직 확장을 위해 애쓰고 있다. 아울러 그간 소외됐던 고령자나 유병자 등 새 고객층을 겨냥한 특화상품도 내놓았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도 간편 가입할 수 있는 ‘(무)교보내게맞는건강보험(간편고지/갱신형)’.

이와 함께 보험업계의 주요 과제인 회계 기준 변경에 대응하기 위해 교보생명은 별도 조직인 ‘IFRS4대응TF’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또 세계적인 컨설팅·회계기업인 언스트앤영(EY)의 회계 컨설팅을 받고 있다.

핀테크가 금융권의 핫이슈인 상황에서 교보생명도 디지털 신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노력중이다. 올해 ‘핀테크추진TF’를 새로 만들었다.

다른 생보사들처럼 교보생명도 해외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달 20일 교보생명은 일본 금융·보험시장 조사와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서 현지법인인 ‘교보생명자산운용주식회사’를 세웠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신창재 회장은 전 직원에게 ‘비상대응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위기감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가까운 미래에 새 회계제도 및 신(新)지급여력제도 도입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새 규제 환경에 능동적 대처하지 않으면 회사가 문 닫을 수 있다는 심정으로 전 조직이 먼저 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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