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곽호성 기자 = 요즘 금융권 인사들의 단골 대화 소재 중 하나가 씨티은행이다. 씨티은행이 계좌유지 수수료 제도를 도입하기로 함에 따라 이 제도의 성공 여부를 놓고 많은 금융인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여기에 씨티은행 이체 시스템 일시 오류 소식이 언론을 통해 나오면서 더 많은 이들이 씨티은행에 관심을 갖게 됐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시스템 복구 완료됐고 고객 피해는 없다”며 “전체 오류가 아닌 단 한 가지 오류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의 계좌유지 수수료 도입은 이르면 내년 초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계좌유지 수수료 도입이 늦어진 것도 전산시스템과 연관이 있다. 전산 시스템 구축 작업이 지체되고 있는 것이 연기 이유다. 은행권에서는 내년 초 씨티은행의 시스템 구축이 끝난 이후 약관 개정 심사 등을 진행하고 계좌유지 수수료 제도가 시행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SC제일은행이 도입했다가 폐지한 제도가 과연 씨티은행에 이익을 줄 수 있겠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한국 국민들은 여전히 은행을 금융회사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금융기관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씨티은행이 계좌유지 수수료 제도를 도입했을 때 소비자들이 반발하거나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씨티은행이 국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화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현지화를 위해서는 한국 국민들의 정서를 존중해야 하는데 계좌유지 수수료 제도를 한국 국민들이 이해해 줄 지 의문이다.
씨티은행은 상당한 잠재력이 있다.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영업을 하는 은행이 씨티은행이다. 따라서 한국에 있는 고객이 씨티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세계의 수많은 국가에 있는 사람과 금융거래를 할 수 있고 세계 각국에 금융투자를 할 수 있다. 핀테크 수준이 올라가고 한국인들의 대외 활동이 늘어나는 상황이므로 씨티은행은 국내에 상당한 잠재고객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씨티은행을 많이 찾는다. 서울 거리에서 씨티은행을 찾는 외국인들을 많이 만나봤다. 씨티은행이 이런 잠재력을 현실적 힘으로 완전히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씨티은행은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한국 국민들의 정서를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씨티은행이 이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은행업계에서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기 어려울 것이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