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푼돈에 집착하면서 노력은 왜 안합니까?
[기자수첩] 푼돈에 집착하면서 노력은 왜 안합니까?
  • 강경식 기자
  • 승인 2016.11.1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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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강경식 기자 = LG유플러스가 고객 수십만명에게 과오납 받은 몇천원씩을 수십억원이 되도록 돌려주지 않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플러스의 노력을 찾아 보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국회와 정부의 지적과 협조에도 움직이지 않는 곳이 LG유플러스였다.

LG유플러스는 더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하는 소비자에게 2년 넘도록 그 흔한 문자 한통을 발송하지 않고 있다. 일시적 실수를 넘어 비양심 논란으로 번지기 직전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LG유플러스가 푼돈에는 집착하면서 소비자 마음을 잡는 일에는 노력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우선 LG유플러스는 자발적 노력에 대한 의미를 크게 부여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면서도 개인정보를 취득하겠다는 약관의 가독성을 높여주려는 노력은 5년동안 한 차례도 시도하지 않았다.

과오납 문제의 해결방식도 비슷하다. IoT와 CCTV, 인터넷, IPTV등 다양한 유플러스의 상품들에서도 미 정산된 과오납 사례는 속속 찾을 수 있었다. 취재 중 만난 한 사업가는 1분도 사용해 본적 없는 IoT 요금을 6개월째 빼앗기고 있었다. 되찾기 위한 노력은 피해자가 스스로 해야하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의 자발적인 노력이 없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성장에 대한 욕구가 업계3위 자리에 대한 만족도보다 크지 않아 보인다. 이는 취재 중 유플러스 관계자를 통해서 확인한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취재 과정에서 가장 처음 물어본 질문이 ‘약관의 가독성이 떨어지는 상황이 타사에서도 발생하고 있는지’였다. 

양비론으로 끌고 가고 싶어하는 듯 보인다. 결국은 ‘왜 LG유플러스에 대해서만 지적하고 있냐’는 것이다. ‘뭣이 중헌디’. 패배주의. 여기에서 현재의 LG유플러스가 만년 3등자리에 머무르고 있는 원인이 보였다.

마인드의 문제다. 만약 타사가 LG유플러스처럼 동일한 수준으로 약관 전문을 공개하기 꺼려하는 듯 보이는 페이지를 제공하거나 필수조항에 광고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넣었음에도 광고활용 동의를 선택사항으로 추가하는 꼼수를 부렸다고 가정해 보자.

LG유플러스 측 관계자는 질문에 이어 아마도 “3사가 다 그렇게 하는데 왜 유플러스만 갖고 그러느냐” 라고 따졌을 것이다. 한번의 질문으로 인해 유플러스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타사는 어떠한가’라는 것으로 보이게 됐다.

앞서나갈 계획이 없는 것이다. ‘최고의 서비스’, ‘가장 윤리적인 업체’, ‘업계를 선도하는 업체’ 등 이런 타이틀에 대한 욕심을 찾을 수 없게 됐다.

결국 이번 취재로 인해 당분간은 SKT의 점유율에 대해 불편해하는 주변 사람들과 논쟁을 펼친다 해도 반론할 충분한 근거를 갖게 됐다. 국내 통신이용자 1/4를 점유한 유플러스는 스스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강경식 기자 liebend@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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