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미래에셋자산운용 ‘제2 신화’ 쓸 수 있을까?
[이슈] 미래에셋자산운용 ‘제2 신화’ 쓸 수 있을까?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11.2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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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영업의 달인 서유석 대표 발탁…삼성‧한화 사이 ‘넛 크래커’ 탈피 시도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왼편), 김미섭 미래에셋자산운용 부사장.

[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서유석 대표(사장)와 김미섭 대표(부사장)가 이끌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금융투자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정상기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2012년 3월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를 맡았지만 올해 11월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을 지휘하게 됐다. 4년 반만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 서유석 대표가 등장한 이유는? = 자산운용업계에는 장수 CEO가 드물다. 4년 이상 자산운용사 CEO로 일했다면 장수 CEO로 볼 수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올해 9월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정 전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 24일까지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서 대표와 김 대표가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서유석 대표는 마케팅 등 정 전 대표가 하던 역할을 하고 있고 김 대표는 글로벌경영부문 대표 겸 경영관리부문 대표를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장수 CEO인 정 전 대표가 내려오고 서 대표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마케팅 등을 이끌게 된 이유에 대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성장세를 좀 더 강화하려는 박현주 회장의 생각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그동안 성장이 조금 주춤했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0년에 1716억원의 순익을 냈으나 2014년에는 53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가장 많았던 자산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었지만 순익은 554억원으로 2014년 순익과 비교해 볼 때큰 변화가 없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3분기에는 1180억원의 순익(별도 기준)을 냈다. 올해 2분기 순익(226억)에 비해 5배 이상 성장을 했지만 염가매수차익이 큰 영향을 줬다. 염가매수차익이란 장부 가격에 비해 지분을 싸게 사서 생긴 회계 상 수익을 말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9월에 미래에셋캐피탈에 2500억원(발행주식 149만6252주·주당발행가 3만3350원)을 출자했다. 이것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나와 있는 미래에셋캐피탈의 계열사 출자비율을 따르기 위한 조치였다. 이 출자에 따라 미래에셋그룹의 지주회사가 미래에셋캐피탈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변경됐다.

이렇게 출자를 하면서 1180억원의 염가매수차익이 생겼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순익은 1494억원에 달하게 됐다. 다만 이 금액에서 염가매수차익을 빼면 314억원이 남는다. 염가매수차익을 빼놓고 생각해 보면 기존 사업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업계 최상위권에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익이 강력한 성장세를 나타내지 못하는 이유는 펀드로 자금이 많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박 회장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영을 쇄신하기 위해 마케팅 전문가인 서 대표에게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이끌게 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런 분석과는 거리가 먼 답변을 내놓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 8월 한전 신사업펀드 관련 미래에셋컨소시엄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대체투자를 오랫동안 이끌어 온 정상기 부회장이 적임자여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 서유석 대표와 김미섭 대표는 누구인가? = 서 대표는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으며 박 회장의 고려대 후배다. 서 대표는 본래 대학 졸업 후 한양투자금융에 입사했지만 1988년 대한투자신탁으로 옮겼다. 대한투자신탁에서는 뛰어난 영업실력을 드러내며 ‘올해의 대투인’이 되기도 했다.

서 대표는 대한투자신탁에서 12년 동안 자산운용컨설팅을 했다. 그는 1999년에 미래에셋에 들어왔으며 미래에셋증권 마케팅1본부장(상무보), 미래에셋증권 리테일사업부 대표이사(사장),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추진부문 대표(사장),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공동대표(사장),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부문 사장 등을 거치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휘봉을 잡았다.

서 대표의 최대 장점은 마케팅 능력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말 미래에셋그룹 임원 송년회 자리에 나와 당시 서유석 ETF부문 대표 등을 불러서 세워놓고 한 해 동안 ETF시장에서 올린 성과를 치하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1998년에 미래에셋에 입사했으며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입사 후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계열사의 기획관리팀에서 근무했다. 그는 미래에셋금융그룹 설립 초기부터 재무와 기획, 인사 등을 관리했었기 때문에 미래에셋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해외사업 주요 현안들을 박 회장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각자 대표 2명과 함께 부문별 대표들이 있다”며 “이들 대표들 중 서유석 대표의 서열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 중 대표가 서 대표인 셈이다.

◇ 미래에셋자산운용, 마케팅에 총력 집중할 듯 =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박 회장에게 있어서는 의미가 각별한 회사다. 박 회장이 독립해서 제일 먼저 세운 회사는 미래에셋캐피탈이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늘날 미래에셋그룹의 뿌리가 된 회사이며 지금도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지주회사다. 

지난해부터 미래에셋증권 등 6개 미래에셋 계열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게 브랜드 사용료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안에 브랜드 전략실도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 60.19%를 갖고 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29.53%와 미래에셋생명 지분 5.17%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이 미래에셋대우를 계열사로 편입함에 따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앞으로 상당한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가장 큰 증권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떄문이다.

예를 들면 올해 5월에 미래에셋대우가 내놓은 ‘EPI스마트베타 랩’같은 상품이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자산운용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문 능력이 뛰어난 EPI어드바이저의 도움을 받아 국내 섹터ETF,코스닥150ETF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투자하는 방식이 아닌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섹터를 찾아 내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많은 종류의 섹터ETF를 갖고 있다. 따라서 섹터ETF 투자전략을 갖고 있는 랩 상품들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들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신이 내놓은 ETF에 투자자들이 몰리면 그만큼 돈을 더 벌 수 있다.

또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우리은행 지분을 취득한 이유 중에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산도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 국가 대표 자산운용사 미래에셋에 쏠리는 눈 =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운용자산규모 기준 업계 3위 한화자산운용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 AUM(펀드+투자일임)실적을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89조2638억원인 반면, 한화자산운용은 88조673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생명이란 든든한 지원세력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자산규모 2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발걸음을 더욱 빨리 하는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국내 재계에서 찾아 보기 힘든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다른 거대 자산운용사들에 비해 계열사들의 도움을 비교적 덜 받고 지금까지 성장해 왔으며, 해외로 선도적 진출하는 등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을 유지해 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현재 점점 투자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국내외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 시장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의 사이에 끼어 있는 상태다. 해외 자산운용 시장을 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초대형 자산운용사들과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의 사이에 있는 상황이다. 

자산운용업계 인사들은 이런 ‘넛크래커’상황에서 서 대표가 어떤 전략으로 ‘제2의 미래에셋 신화’를 써 낼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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