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 신상훈, 우리은행에 ‘신한DNA’ 심을까?
‘킹메이커’ 신상훈, 우리은행에 ‘신한DNA’ 심을까?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12.2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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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훈 전 사장(왼편)과 이광구 행장

[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요즘 은행가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누가 신임 우리은행 은행장(행장)이 되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는 이광구 현(現) 행장의 연임이 유력하다. 우리은행 행장 선임에 강한 영향을 미칠만한 이들은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들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임원추천위원회가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인사들은 이들 사외이사 중에 좌장이 될만한 인물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꼽는다.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는 모두 5명으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한국투자증권 추천),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IMM PE), 톈즈핑(田志平) 푸푸다오허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동양생명), 박상용 연세대학교 명예교수(키움증권), 노성태 전 한화생명 연구원장(한화생명)이다.

◇ 킹메이커 신상훈 = 일단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들 중 외국인인 톈즈핑 부총경리가 좌장이 되기는 어렵다. 노성태 전 원장이 있지만 경제연구소에서 오래 근무했기 때문에 은행과 관련된 경험이 많지 않다. 은행권 인사들은 신상훈 전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사외이사들의 경우 국내 은행권 전반에 걸친 경험이 풍부하지는 않다고 평가한다.

신 전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되면 우리은행의 ‘킹메이커’가 될 전망이다. 신 전 사장은 2010년 12월 6일 신한금융지주 사장직을 사퇴했지만 이사회 의장이 되면 약 6년여만에 은행권으로 당당하게 복귀하게 된다.

신 전 사장은 군산상고를 졸업한 1967년 산업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1982년 신한은행 창립멤버였고 입행 21년만인 2003년 은행장이 됐다. 2006년에는 통합 신한은행장(조흥은행과 합병)이 됐고 2009년부터 약 2년 동안 신한금융지주 사장으로 일했다.

◇ 신상훈과 신한DNA = 신 전 사장이 우리은행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게 되면 자연스럽게 ‘신한DNA’가 우리은행에도 이식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의 강한 경쟁력은 직원 1인당 순이익을 비교해 보면 드러난다. 올해 상반기 4대 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직원 1인당 순이익 가운데 신한은행 직원 1인당 순이익이 제일 높았다. 신한은행 직원은 1인당 7469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2위인 하나은행 직원들은 1인당 5434만원을 벌었으며 우리은행은 5015만원, 국민은행은 3735만원을 벌어들였다.

한 신한은행 직원은 이렇게 신한은행 직원들의 1인당 순이익이 높은 이유에 대해 “인력풀이 좋고 영업 지원 등 영업활동 프로세스가 체계적이며 영업직원들이 영업에 열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이 잘되면 나도 잘된다는 주인정신이 가장 잘 체화돼있는 조직이 신한이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 출신들이 추진력이 강하고 업무 능력이 뛰어나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신한은행의 업무 강도가 강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 국책은행 간부는 “신한은행의 업무 강도가 세다”며 “무임승차하는 직원이 극히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 우리은행 영업력 강화될 듯 = 우리은행 출신들의 강점은 네트워크 형성을 잘한다는 점이다. 금융사나 금융협회 수장 중 대표적인 우리은행 출신들은 △김희태 신용정보협회 회장(전 우리아비바생명 대표) △ 이덕훈 수출입은행 행장(전 우리은행 행장) △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 황록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전 우리파이낸셜 대표) △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전 우리금융지주 회장)등이 있다.

우리은행은 한동안 정부 소유 은행이었고, 이에 따라 우리은행 출신들이 금융당국과 원만한 관계를 만들었다. 이것에 힘입어 우리은행 출신들이 금융계 전반에서 여러 자리를 차지했으며 이런 인적 네트워크는 향후 우리은행의 행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조직은 과거에는 적극적으로 일하지 않는 조직이란 평가도 받았지만 지금은 신한은행 조직 못지 않게 치열하게 일하고 있다. 또 시스템에 허점이 없도록 강력하게 개혁했다. 이광구 행장은 부실기업 대출을 하기 위해서는 본점 승인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부실대출 발생 지점 지점장에게 3개월 대기발령 조치도 내리는 등 조직 기강을 바로잡았다. 3개월 안으로 부실채권(NPL)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보직을 내놓아야 한다.

향후 우리은행 행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신 전 사장의 특징 중 하나는 신한은행 오사카 지점장을 맡으면서 재일교포 상공인들과 친분을 쌓았다는 점이다. 이것은 우리은행의 일본 사업이나, 일본 자본의 우리은행 투자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보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엔저(低)덕택에 일본 경제는 호전 기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0년 일본 동경에서 올림픽이 열리면서 일본 경제가 더욱 좋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우리은행이 리딩뱅크되려면 = 우리은행은 지금 신한은행이나 국민은행을 따라가는 입장에 있다. 다만 신한은행이나 국민은행이 시대 변화와 IMF사태와 같은 돌발 사건이 터지면서 업계 최상위권으로 올라간 것처럼 우리은행도 상황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리딩뱅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물론 리딩뱅크가 되려면 우리은행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은행이 리딩뱅크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 리딩뱅크인 신한은행 조직원들이 가진 ‘주인의식’과 ‘1등 DNA’를 본받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추진력이 강한 ‘영업통’ 신 전 사장과 겸손하고 부지런한 이 행장이 손잡고 뛰기 시작할 경우 신한은행이나 국민은행이 더욱 긴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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