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형마트 묶음판매, 개선 필요
[기자수첩] 대형마트 묶음판매, 개선 필요
  • 남경민 기자
  • 승인 2017.05.08 09:2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경민 기자

[이지경제] 남경민 기자 = 대형마트에 방문하면 언제든지 다양한 품목의 덤 증정 행사를 찾아볼 수 있다. 해당 제품에 관심이 있거나, 구매할 의사가 있었으나 이전에 가격적 부담으로 구매하지 못 했을 경우 이런 증정 행사를 보고 흔쾌히 구입한다. 이처럼 두 개 이상의 상품을 묶음으로 판매하는 가격 구성을 묶음판매 혹은 번들링(Bundling)이라고 한다.

본지 기자도 지난 여름 야외활동에 필요한 도시락을 만들기 위해 대형마트로 장을 보러 갔다. 묶음판매 상품 덕에 개당 가격을 싸게 상품을 구입할 수 있었지만, 필요보다 많은 양의 상품을 구입해야했던 탓에 예상 금액보다 더 큰 비용을 지출해야했다.

구매상품 중 해당 이벤트를 위해 사용했던 물건들은 한정적이었다. 그리고 남은 상품들은 그 이후 분명한 목적 없이 집안 어딘가에 보관돼 누군가에 의해 사용됐거나, 버려지기도 했을 것이다. 이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는 묶음판매는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처지곤란이라는 짐을 안겨줬다.

묶음판매 되는 식품류의 유통기한은 대개 길다. 참치나 어묵, 만두 등의 가공식품이 대표적으로 묶음판매가 진행된다. 그러나 상품, 특히나 식품의 경우엔 길던 짧던 유통기한이 존재한다. 처음엔 필요에 의해 구매했지만, 결국엔 필요하지 않거나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소규모 가족형태와 혼자 생활하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러한 일들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간단한 카나페를 만들기 위해 참치를 구매하러 갔지만 소량의 참치는 판매하지 않아 남은 참치를 버렸다거나, 대량으로 묶여있는 유제품을 구입하고 유통기한 내 먹지 못 한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현장에서 만난 소비자는 “과하다”라는 말을 전했다. “박리다매 형식을 취해 가격의 부담감을 덜으려던 묶음판매가 오히려 과소비 조장의 선봉에 서 있는 듯”하다고 말이다. 때문에 요즈음에는 싼 가격을 위해 원거리에 있는 대형마트까지 굳이 찾아가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핀란드에서 유학을 끝내고 온 학생은 외국의 대형마트 차별성에 대해 “많은 물건과 다양한 품목이 있기에 대형마트라고 불린다. 우리나라와 달리 핀란드는 요거트 1개, 감자 1알 등 먹고 싶은 양만 구입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제 대형마트는 너무 묶음에 치중하지 말고 소비 패턴의 변화를 인지해 새로운 판매 방식을 고민해야한다. 대형마트가 저렴하고 많은 양의 상품이 아닌, 내가 사용할 적당량을 공급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준다면 대형마트를 외면한 시각을 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남경민 기자 nkm@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