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캐시카우’ 팝콘…꼼수 아닌 소비자 생각해야
[기자수첩] ‘캐시카우’ 팝콘…꼼수 아닌 소비자 생각해야
  • 남경민 기자
  • 승인 2017.06.1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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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남경민 기자 = 영화관을 찾을 때 마다 고소한 팝콘 냄새의 유혹을 피하기가 힘들다.

더욱이 어린이 관객들의 경우, 아이돌 그룹 엑소(EXO)를 모델로 한 스낵 세트에 환호성을 지르며 부모의 옷깃을 잡아끄는 게 다반사다.

팝콘을 앞세운 간식들은 영화관에는 현금 다발을 안겨주는 캐시카우 역할을,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에게는 영화를 달콤하게 보게 하는 친구 같은 존재다.

하지만 친구 같은 녀석이 언제부터 인가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몸값이 비싸져 부담스럽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비싼 가격에 비해 양은 오히려 줄어든 느낌까지 준다. 영화관에서 팝콘을 구입할 때 마다 ‘그 때 마다 양이 다르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같은 가격이지만 누군가에겐 그림처럼 풍성하게, 또 다른 누군가에겐 평평하게 담겨진 팝콘을 보면서 ‘기준’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 주위를 살펴보니 함께 먹는 음료에 대해서는 적정량을 표기하고 있지만, 팝콘 용량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매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팝콘 매뉴얼은 ‘팝콘 컵에 평평하게’였다. 한 복합영화상영관의 직원은 “평평하게 통에 맞게 담아라”라고 교육한다고 밝혔다. 수북하게 주지 않는 이유에 대해 “팝콘을 많이 담을 경우, 바닥에 떨어지는 등 손실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주문하는 손님에 따라 혹은 주문 받는 파트타이머에 따라 같은 곳에서 팝콘을 구매하더라도 팝콘양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팝콘 컵을 기준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주관적’인 팝콘양이 된 것이다.

잇속 챙기기 마케팅도 얄밉다. 작은 사이즈를 주문하면 “큰 사이즈와 500원 차이인데 괜찮으세요?”라고 말하는 직원들의 멘트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500원 추가로 2배 더 많은 양의 팝콘을 구입할 수 있다는 혹하는 말에 관람객 10명 중 9명이 큰 사이즈로 바꾸는 게 현실이다.

영화관에서 만난 한 관객은 “적은 양의 팝콘을 먹고 싶어도 돈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추가하게 된다. 남기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혼술족·혼밥족과 더불어 혼영족(혼자 영화보는 사람)의 수는 나날이 늘고 있고, 소비자의 요구표출은 더 잦고 섬세해졌다. 언제까지나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꼼수를 쓸 수 는 없는 법. 보다 객관적이고 공평한 제공 기준을 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관객의 니즈를 충족해야 한다.


남경민 기자 nkm@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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