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금융기관이 설치한 현금자동입출금기(CD‧ATM)는 줄어든 반면, 편의점이나 지하철역 등에 설치된 VAN(결제대행업체) 사업자의 CD‧ATM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도 금융정보화 추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설치된 전체 CD‧ATM 수는 12만306대로 전년(12만1344대) 대비 0.9% 줄었다. CD‧ATM 수는 지난 2013년 12만2289대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3년 연속 감소세다.
CD‧ATM기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우체국, 외은지점, 저축은행 등)에서 많이 줄었다. 금융기관의 CD‧ATM 수는 2014년 8만5945대에서 2015년 8만2674대, 지난해 7만9687대 등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금융기관의 CD‧ATM기가 감소한 것은 최근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거래의 활성화로 인한 금융사의 몸집 줄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VAN 사업자가 편의점이나 지하철역 등에 설치한 CD‧ATM눈 오히려 늘었다. VAN 사업자의 CD‧ATM은 지난해 4만619대로 전년(3만8670대)보다 5.0% 많아져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VAN사업자는 노틸러스효성, 롯데피에스넷, 에이티엠플럿, 한국전자금융, 한테트, BGF네트웍스 등 6곳이 금융기관과 제휴해 CD‧ATM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사업자의 입출금기가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비싸다는 것. 은행이 운영하는 CD‧ATM은 당행 간 거래는 수수료가 없고 타행과 거래 시에도 건당 500~700원으로 저렴하다. 반면 VAN 사업자의 CD‧ATM은 은행 상관없이 1200원 이상의 수수료를 받는다.
은행들이 지점 수를 줄이면서 CD‧ATM도 같이 축소되자, 그 공백을 VAN 사업자가 메운 결과라는 설명이다.
김정규 한은 전자금융기획팀장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지점 수가 감소함에 따라 그곳에 설치된 자동입출금기기들도 대폭 축소됐다”며 “이 공백을 VAN 사업자들이 메꾸며 수요가 많은 편의점, 지하철역 등에 CD‧ATM기 설치를 늘렸다”고 말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