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사상 최대’ 순익…“대출금리 올리고 예금금리 제자리”
시중은행 ‘사상 최대’ 순익…“대출금리 올리고 예금금리 제자리”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7.07.23 1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주요 시중은행이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대책으로 대출 자산을 늘리지 못하자,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예대마진)를 벌리는 식으로 수익을 확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주요 시중은행 실적 공시를 보면 신한·국민·우리·하나 등 4대 은행 상반기 순익은 4조3444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3조2496억원에 견줘 1조948억원(33.7%) 늘었다.

국민·신한·우리은행 3곳은 상반기 순익 1조원대 클럽에 안착했고, 하나은행도 9988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국민과 우리은행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국민은행은 1년 전보다 무려 5000억원 가까이 순익이 불었고, 우리은행도 3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리스크 관리에 따른 대손비용 감소와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 증가도 일조했지만, 주요 수익원인 이자수익의 성장세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은행의 영업이익 중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0%다.

은행권의 이자이익이 증가한 것은 예대마진 등 순이자마진(NIM)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결과다. 순이자마진은 은행이 대출 등 자산을 운용해서 벌어들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국민은행의 NIM은 1.72%로, 지난해 말 대비 0.11%포인트 뛰었다. 올 1분기에만 0.05%포인트 오르더니 2분기에도 0.06%포인트 상승했다.

나머지 은행도 정도는 다르지만 올 들어 예대마진을 벌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대비 0.12%포인트 상승한 1.81%를 기록했고, 우리은행도 0.09%포인트 오른 1.75%를 나타냈다.

은행들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말부터 시장 금리 상승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를 이유로 대출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원에 따르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작년 12월14일과 올해 3월15일 두 차례 인상하는 동안 국내 대출금리도 0.46%포인트 올랐다. 반면 예금금리는 제자리 걸음이었다.

가계대출 금리는 0.46% 올리면서도 1년제 정기예금 금리의 경우 예금금리가 0.005%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친 것.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역설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고 불확실성이 클 때 은행들이 시장 변동성을 틈타 예대마진을 벌려 폭리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며 “금융산업이 양적·질적 측면에서 성장했지만 국민경제 차원에서 성장에 상응하는 기여를 했는지를 곱씹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