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황제’ 동서식품, “배당‧내부거래도 황제라 불러다오”
‘커피황제’ 동서식품, “배당‧내부거래도 황제라 불러다오”
  • 남경민 기자
  • 승인 2017.08.2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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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헌(왼쪽) 동서 고문과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남경민 기자 = 콘크리트 실적을 자랑하는 ‘커피황제’ 동서식품이 배당과 내부거래에서도 황제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더욱이 김재명(95) 동서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상헌(68) 동서 고문과 차남 김석수(63) 동서식품 회장, 김상헌 고문의 아들 김종희(41) 동서 전무이사 등 오너일가가 최근 3년 간 49.9%(지난해말 기준)의 지분을 손에 쥐고 무려 1098억원을 배당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서식품은 고배당 잭팟을 터트리면서도 기부에는 인색해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남경민 기자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제출된 동서식품의 연결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배당 총액은 1160억원. 이 중 580억원이 모기업 동서에 지급됐고, 합작회사인 미국 크레프트푸즈사가 나머지를 수령했다. 또 2015년과 2014년에 각각 1120억원을 배당, 3년 간 동서에 지급된 총액은 1700억원에 달한다. 배당성향은 2014년 6.63%, 2015년 65.78%, 2016년 69.39%. 국내 상장사 배당성향은 10~20%대다.

동서 배당액 1700억원 중 64.58%가 김상헌 고문과 김석수 회장, 김종희 전문이사 등 오너일가에게 흘러들어갔다.

김 고문은 2014년 109억원(지분률 19.48%), 2015년 115억원(20.61%), 2016년 116억원(19.96%) 등 총 340억원을 배당 받았다. 같은 기간 김종희 전무이사는 57억원(10.18%), 58억원(10.42%), 61억원(10.48%) 등 176억원의 수입을 챙겼다. 김석수 회장도 112억원(20.08%), 112억원(20.08%), 113억원(19.48%) 등 총 337억원의 거액으로 주머니가 두둑해졌다.

오너일가는 주요 계열사를 통해서도 가욋돈을 챙겼다. 이들은 동서물산과 동서유지 등 관계 및 종속 기업을 통해 총 243억원(김석수 회장 96억원, 김상헌 고문 97억원, 김종희 전문이사 50억원)을 거둬들였다.

동서식품은 오너일가에게 1000억원이 넘는 배당을 몰아주면서도 기부에는 상당히 인색했다.

동서식품의 지난해 기부금은 6억5400만원으로 전년 18억8400만원에 비해 65.26% 급감했다. 당기순이익 대비 0.39%에 불과한 수준. 앞선 2014년에는 10억3700만원을 기부했다.

시민사회단체는 동서식품의 고배당 정책을 꼬집는 한편, 소홀한 사회적 책임을 질타했다.

김경률 참여연대 집행위원장(공인회계사)은 이에 대해 “동서식품의 경우 배당 성향이 높은 편”이라며 “기업이 배당을 할 경우, 그 만큼의 투자 계획이 상실돼 이익구조를 없애버리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회계에서는 사회적 공헌의 지표로 기부금을 살펴보는데, 한 해 기부금이 당기순이익 대비 1%가 안 되는 것은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며 “순이익 대비 적당한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동서식품은 시민사회단체 등의 지적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또 배당은 회사가 아닌 주주의 결정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최경태 동서식품 홍보팀장은 “기부금의 경우 매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또 기부금뿐만 아니라 ‘커피클래식’이나 ‘동서문학상’ 등 문화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공헌을 시행하고 있다”며 “특히 문화, 문학, 음악 쪽으로 공헌 활동을 전개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당금에 대해서는 회사가 금액을 결정하는 게 아닌 ‘주주’가 결정하기 때문에 답변할 내용이 없다”며 “모회사인 동서와 크래프트푸즈사가 각각 50%씩 가지고 있는 지분구조이다. 배당을 늘린 것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내부거래

동서식품은 또 동서와 관계 및 종속기업인 동서유지와 동서물산, 대성기계, 성제개발, 동서음료 등 기타특수관계기업들과의 내부거래가 상당하다.

그래픽=남경민 기자

동서식품의 최근 3년간 내부(매입+유형자산+지급수수료 등)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 2328억원, 2015년 2330억원, 2016년 2396억원 등 총 7054억원에 달했다.

주요 계열사별 최근 3년 간 동서식품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동서유지는 76.03%, 동서물산 99.96% 등이다.

최경태 팀장은 내부거래와 관련, “거래 기업들은 모두 ‘전문성’을 확보했다”면서 “동서식품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만큼 거래는 당연한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김경률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동서식품의 경우 2013년 논란 이후 지분 구조를 재배치해 일감몰아주기는 아니다”면서도 “내부거래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경쟁 기업들을 배재시키는 행위로 인식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남경민 기자 nkm@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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