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종영 '시크릿가든', 무엇을 남겼나?
해피종영 '시크릿가든', 무엇을 남겼나?
  • 유병철
  • 승인 2011.01.1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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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유병철 기자] SBS 드라마 '시크릿가든'이 하지원-현빈, 윤상현-김사랑 등 모두가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16일 방송된 '시크릿가든' 20회 최종회분은 시청률 37.9%(AGB닐슨, 수도권 기준)를 기록하며 또다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로써 2주 연속 30%를 돌파하며 주말 전체 프로그램 중 3주 연속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20회 분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결혼까지 골인하게 된 운명적인 사랑 라임(하지원)과 주원(현빈), 티격태격 하다 15년 만에 사랑의 완성을 맞이한 오스카(윤상현)와 슬(김사랑) 두 커플이 모두 행복하게 잘 살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라임과 주원은 주원 엄마 분홍(박준금)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스카와 슬을 증인으로 세워 혼인신고를 하고 5년 후 세 아들의 부모가 됐다. 아이들을 낳아도 분홍이 인정해 주지 않아 결혼식을 올리진 못했지만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예쁘게 사랑을 해나가는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졌다.

 

오스카는 15년간 방황하며 엇갈린 사이였던 슬에게 프러포즈를 하고 결국 사랑을 완성시켰다. 김비서(김성오)는 제주도에서 아영에게 보낸 편지를 우연히 발견하는 극적 설정에 의해 아영(유인나)에게 사랑 고백을 하며 행복한 포옹을 나눴다. 시나리오를 완성시킨 종수(이필립)는 톱스타 여배우 손예진과 함께 영화 작업을 하게 되는 기적 같은 모습이 연출됐다.

 

이처럼 '시크릿가든' 최종회에서는 출연했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게 되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두 달 반 동안 시청자들을 울고, 웃고, 기쁘고, 슬프게 만들었던 화제의 드라마 '시크릿가든'이 남긴 것들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로맨틱 코미디 열풍
'시크릿가든'이 가져온 폭풍 같은 인기는 다름 아닌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시청자들의 갈증과 '시크릿가든'이 적절하게 부합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판에 박힌 신데렐라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재벌 2세와 가난한 여자와의 사랑이었지만 '시크릿가든'은 이 공식을 철저하게 뒤틀어버린 채 출발을 했다. 가난한 여자를 무지무지 사랑하는 멋진 백마 탄 왕자님이 아니라, '시크릿가든'에서의 재벌 2세는 '까도남'답게 까칠한 발언을 일삼으며 가난한 여자에게 상처 주는 말도 서슴지 않고 던졌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무조건 하고 봤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사랑을 위해 목숨까지도 바치는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단순하게 행복하기만 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 운명적인 사랑을 현실감 있게 나타낸 모습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판타지물이라는 장르의 새로운 시도
'시크릿가든'을 장르로 설명하자면 로맨틱 코미디 판타지물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하는 남녀가 등장하는 것은 로맨틱 코미디인데 이 사랑하는 남녀가 몸이 바뀌어 서로의 영혼체인지를 하게 된다는 놀라운 스토리가 전개된다는 점에서 판타지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영혼체인지를 표현한 많은 드라마들이 있지만 그 드라마들과의 가장 큰 차이는 영혼이 바뀌었다 되돌아오는 시점이 여러 번 반복된다는 사실. 이 부분 또한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법칙을 과감히 깨버린 부분으로 재벌 2세가 가난한 여자의 모든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단순히 사랑만 가지고서는 온전히 사랑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부분을 감안 한 것이다. 여러 번의 영혼체인지를 통해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의 배경을 이해하게 되는 큰 계기를 주는 셈이다. 영혼체인지는 판타지물로 가기 위한 큰 요소이자 두 남녀의 사랑이 다른 드라마에 비해 더욱 진정성을 갖게 되는 부분이기도 한 것이다.

 

◆김은숙 작가-신우철 감독의 환상적인 호흡
'시크릿가든'이 남긴 가장 큰 부분은 상상력과 재치가 가득한 대사들로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김은숙 작가의 필력과 수도 없이 꼽을 수 있는 명장면들을 연출해낸 신우철 감독과의 완벽한 호흡을 들 수 있다. 김은숙 작가가 완성해낸 짧은 문장들은 연기자들의 입을 통해 읽혀지는 족족 명대사로 등극될 정도였다.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감독은 '파리의 연인'을 시작으로 2005년 '프라하의 연인', '연인', '온에어', '시티홀'까지 5연속 히트작을 만들어낸 환상의 콤비. 두 사람의 착착 감기는 호흡은 드라마를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탈바꿈시켰다. 김은숙 작가의 장점인 코믹하고 발랄한 대사들은 동화적인 상상력이 가득한 신우철 감독의 연출력과 맞물려져 어느 누구도 만들어내지 못한 로맨틱 코미디 판타지물을 완성시켰다.

 

◆'현빈앓이' '지원앓이' '~앓이'열풍
'시크릿가든'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폭발적인 인기요인은 주원 역을 맡은 현빈과 라임 역을 맡고 있는 하지원에서 찾을 수 있다. 현빈은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까도남' 재벌 2세인 주원 역을 맡아 자신의 몸에 꼭 맞는 듯 한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현빈은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이건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이라는 독특한 대화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며 '현빈앓이', '주원앓이' 광풍을 만들어냈다.
또한 하지원은 지금까지 한 번도 드라마에 노출되지 않은 직업인 스턴트우먼 라임 역을 맡아 털털하면서도 소박한, 순수하면서도 맑고 깨끗한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신데렐라가 되는 가난한 여자는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리고 있는 연약하면서도 눈물 많은 여주인공일 때가 대부분이었지만 라임은 무술감독이 되고 싶어 하는 소망과 스턴트우먼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을 너무나도 잘 표현했다. 실제로 하지원은 고난이도 액션까지도 스스로 소화해 내며 캐릭터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다.

 

◆윤상현, 김사랑, 이필립 등 배우의 재발견
'시크릿가든'에서 시청자들이 새롭게 다시 보게 된 이들이 있다면 윤상현, 김사랑, 이필립 이다. 윤상현은 극 중 한류스타인 오스카 역을 맡아 단순하면서도 유머러스하지만 마음속 가득 따뜻함과 애정을 지닌 멋진 캐릭터를 100% 빙의된 듯 한 모습으로 완성해냈다. 버럭 소리를 지르거나 엉뚱한 말들로 사람들을 웃기지만, 사랑하는 여자에 대해서 지고지순한 모습을 선보이는 독특한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것은 물론, 극 중 한류스타라는 캐릭터에 맞게 뛰어난 노래실력으로 다시 한 번 최고 배우의 입지를 다졌다.


김사랑은 극 초반 무엇 하나 부족할 게 없는 상위 1%의 엄친 딸이지만, 엉터리 영어 발음을 구사하는 허당, 허세 이미지의 윤슬 역을 맡아 재미있는 모습을 그려냈다. 미모부터 몸매까지 무엇 하나 완벽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실수도 많고, 오스카로 인한 가슴 아픈 사랑 때문에 눈물 을 펑펑 흘리는 모습은 기존의 김사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성숙한 연기로 완성시켰다.


이필립 또한 액션 감독 종수 역을 맡아 다양한 난이도의 액션 신을 직접 몸으로 수행하는 것은 물론, 극 중 라임을 직접적으로 사랑한다고 표현하지 못하고 묵묵히 뒤에서 그림자처럼 아끼고 사랑해주는 '라임앓이'를 선보여 많은 극찬을 받았다.

 

◆깨알재미를 선사한 '미친 존재감' 조연들의 대활약
'시크릿가든'에는 다른 어느 드라마보다 풍성한 조연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주원의 엄마인 분홍 역을 맡은 박준금을 비롯해 김성겸, 김지숙, 성병숙, 이병준, 정인기 등의 중년배우들은 드라마 자체를 맛깔스럽게 완성하는 일등공신 이었다.


더불어 김비서 김성오, 아영 유인나, 썬 이종석 등 톡톡 튀는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살려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을 정도의 캐릭터로 완성시킨 대단한 배우들이 있는 가하면, 장서원, 김 건 등 명품 조연들은 '시크릿가든' 적재적소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를 펼쳐내며 드라마의 재미와 활기를 더해 주었다. 이들의 완벽하고도 맛깔나는 연기 모습들은 이들을 '미친 존재감'으로 등극시키기에 충분했다.
 
◆'시가폐인'이 만들어낸 '시크릿가든 신드롬' 광풍
현빈이 '시크릿가든'에서 입고 나왔던 반짝이 트레이닝복은 대한민국 전역을 트레이닝복 패션 유행으로 들끓게 했다. 이뿐만 아니라 극중 주원과 라임의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로 등극한 책들인 '이상한나라의 앨리스', '인어공주'를 비롯해 주원의 집 서재에 꽂혀있던 시집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 '가슴속을 누가 걸어가고 있다',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너는 잘못 날아왔다', 주원이 읽던 책인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천재토끼 차상문' 등 '시크릿가든'에 등장하는 책들은 모두 베스트셀러가 되어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했다.


'시크릿가든'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른바 '시가폐인'이라고 불려지는 시청자들이 대거 양산돼 주말에 방송이 끝나면 내내 '시크릿가든'을 기다리며 몸살을 앓는 팬들의 목소리가 홈페이지에 가득했다.

 
또한 '시크릿가든' OST는 발표되기만 하면 모든 온라인 차트의 1위를 점령해버리는 등 마력과 같은 모습을 보여줘 '시크릿가든' 광풍을 실감나게 했다.

 

'시크릿가든’' 지난 두 달 반 동안 사회적, 문화적으로 많은 부분을 변화시켜 나갔다. 단순히 드라마를 보고 즐기는 시청자와 드라마를 써내려가는 작가, 드라마를 완성시켜나가기만 하는 연출자, 연기하기만 하면 되는 배우들에서 그치지 않고 서로가 소통하며 발전해 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30%가 넘는 높은 시청률 또한 단순히 로맨틱 코미디 물이라는 한 번의 재미에 그치지 않고 현실성 있게 많은 이들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안겨줬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으로써 '시크릿가든'은 한국 드라마의 큰 획을 남기게 된 소중한 작품으로 자리매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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