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Think Money] 美·中 패권 다툼, 우리는 어느 줄에 서야할까
[이지 Think Money] 美·中 패권 다툼, 우리는 어느 줄에 서야할까
  • 이지뉴스
  • 승인 2019.04.01 09:5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승오 코리아리서치앤컨설팅 본부장

[이지경제] = 학창시절 주먹 꽤나 쓰는 ‘짱’이라는 친구들은 늘 주변 학우들을 괴롭혔다.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의 인물인 ‘엄석대’는 엄청난 힘과 위력으로 급우들을 제압하고 금전 갈취뿐만 아니라 시험성적까지 조작을 한다. 친구들을 종처럼 부리고 온갖 악행을 일삼는 인물이다. 그에게는 감히 맞장 뜰 적수가 없었다. 서울에서 전학을 온 ‘한병태’는 ‘엄석대’의 부당함에 맞서 대항해 보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결국 그는 ‘짱’인 ‘엄석대’에게 굴복하고 그의 충복이 되면서 안전을 보장받고 편안한 학교생활을 이어간다.

그런데 만약 소설 속 ‘엄석대’와 비슷한 힘을 가진 ‘짱’이 한명이 아니라 두 명이 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힘없는 친구들은 두 명의 ‘짱’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 뺏기는 돈이 두 배로 들까? 아니면 한쪽에만 붙으면 조금 덜 뺏기는 선택이 될까? 필자는 이러한 상황을 가정으로 하여 급우의 입장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간단한 게임을 만들어 보았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론을 바탕으로 ‘내쉬균형(Nash equilibrium)’을 찾아보기로 하자.

<게임의 조건>

1. 두 짱은 서로 타협하지 않고 싸운다.

2. 급우가 ‘짱’에게 대항하면 100원씩 빼앗긴다.

3. ‘짱’에게 협조(중립)하면 50원만 뺏긴다.

4. ‘짱’에게 복종하면 0원이다(※ 단, 급우가 어느 한쪽 ‘짱’에게 복종한 것이 다른 ‘짱’에게 발각되는 경우 다른 ‘짱’이 보복으로 두 배인 200원을 빼앗는다. 즉, 두 ‘짱’ 모두에게 복종하면 뺏기는 돈이 없으나 두 ‘짱’ 모두에게 들키면 400원을 빼앗긴다.)

위와 같은 조건으로 죄수의 딜레마게임을 진행하면 ‘급우’의 보수행렬(payment matrix)은 다음과 같다. 아래 표에서 두 가지 보수가 있는 경우(③, ④, ⑥, ⑦, ⑧) 두 번째 보수(payment)는 복종이 다른 ‘짱’에게 들키는 경우의 보수를 표시한 것이다. ⑨의 경우 양쪽의 복종이 한쪽에 들키는 경우와 두 쪽 모두에게 들키는 경우가 있어서 보수는 세 가지가 된다.

<표1> 급우의 보수행렬(payment matrix)
  대항 중립 복종
대항

① -200

(-100, -100)

② -250

(-50, -100)

③ -100 or -200

(0, -100) or (0, -200)

중립

④ -250

(-100, -50)

⑤ -100

(-50, -50)

⑥ -50 or -250

(0, -50) or (-200, -50)

복종

⑦ -100 or -200

(-100, 0) or (-200, 0)

⑧ -50 or -250

(-50, 0) or (-50, -200)

⑨ 0 or -200 or -400

(0,0) or (0, -200)/(-200, 0)

or (-200, -200)

위의 보수행렬을 기준으로 보면 가장 안정적(확정적)이고 가장 적게 돈을 빼앗기는 급우의 선택은 양쪽에 대한 중립을 지키는 것이다(가운데 ⑤번). ③과 ⑦의 경우는 들키지 않으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으나, 다른 쪽에 복종이 들키는 경우 더 큰 손해를 보는 경우가 포함 되어 있다. ⑥, ⑧의 경우 ⑤보다 좋은 경우의 보수가 있으나 확정적이지 않다. 즉, 다른 쪽에 복종이 들키는 경우 더 큰 손해를 보는 경우가 숨어 있다. 확정적이지 않은 보수를 품고 있는 경우는 경제학에서 리스크로 분류하며 좋은 선택이 아니다. ⑨의 경우 양쪽에 복종하면 빼앗기지 않아도 될 수 있으나, 들키는 경우는 더 크게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선택이 된다. 즉, 어느 한쪽에 복종하는 경우 다른 한쪽의 보복을 당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좋은 선택이 될 수 없다. 즉, 이 게임에서 ‘내쉬균형’은 두 ‘짱’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는 ⑤의 경우가 된다. 현실 사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우가 많이 있다.

최근 세계정세는 미국과 중국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양상이다. 양국 간의 힘겨루기는 ‘무역전쟁’으로 번져 서로 펀치를 교환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게 많은 관세를 부과하며 강력한 무역보복을 전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사상 최대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고 한다. ‘무역전쟁’도 이름 그대로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전쟁이라는 것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과 손해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승국이라 할지라도 많은 희생과 손해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국내의 많은 언론 보도들이 미국의 시각에서 미·중 무역 전쟁을 보도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마치 미국의 완승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실상을 간과한 측면이 많이 있다. 중국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기반인 백인 농민층을 겨냥하여 미국산 대두와 옥수수, 육류 등에 대한 보복관세를 강력하게 전개했다. 이번 무역전쟁에서 트럼프가 입은 정치적 상처도 결코 가볍지 않은 것임에 틀림없다.

한쪽에 치우친 언론보도는 양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힘겨운 줄타기를 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는 결코 반갑지 않는 기사이다. 구태여 어느 한쪽을 자극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그로 인한 보복은 우리 기업들이 떠안아야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상황은 정치권이든 언론이든 냉정하게 중립적인 길을 가는 것이 국가로서는 가장 실익이 큰 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과 중국의 패권다툼을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의 사례로 분석한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저술한 투키디데스라는 아테네 장군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것이다. 그는 그의 저술에서 기존의 패권국인 스파르타와 신흥세력인 아테네는 서로 평화를 유지하지 못하고 양 세력은 충돌하여 전쟁을 일으켰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렇듯이 기존의 패권세력과 신흥세력은 양립하지 못하고 결국 전쟁으로 치닫게 된다는 것을 일컬어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이라고 칭한다. 즉, 펠로폰네소스 전쟁(Peloponnesian War)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하버드대학교의 ‘투키디데스의 함정 프로젝트(팀)’은 지난 500년간 의 역사에서 기존세력과 신흥세력의 충돌이 16번이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 중에 12번은 전쟁으로 이어졌다고 보고되었다.

아래 <표>는 하버드대학교 프로젝트팀의 연구결과를 요약한 것이다. <표>에서 알 수 있듯이 패권 다툼의 결과는 대부분 전쟁으로 귀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 세력과 신흥 세력 간의 다툼이 전쟁으로 번지는 경우, <표>에서 보듯이 반드시 두 국가만의 싸움으로 끝난 적이 거의 없다. 주변의 이웃 국가들이 직·간접적으로 전쟁에 개입했고, 자국의 의사와 상관없이 전쟁으로 휘말렸던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1, 2차 세계 대전을 포함한 많은 전쟁이 이웃국가가 함께 전쟁이 휘말린 경우이다. 만약 지금의 미·중 패권 다툼이 전쟁으로 이어진다면, 이 전쟁은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대규모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정치·지리적으로 인접 국가인 우리나라는 그 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 그 어느 국가보다 높다.

양 패권국의 다툼 가운데 우리의 노선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앞서 ‘게임’을 통해 밝혔듯이 우리의 노선은 철저한 중립이 우리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길임은 명약관화하다. 이 싸움은 빠른 시일 안에 끝날 다툼이 아니다. 따라서 그 틈바구니에 끼여 있는 우리도 장기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섣불리 한쪽을 따라가는 노선이야 말로 우리가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표2>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사례
  시기 기존세력 신흥세력 결과
1 15세기 후반

Portugal

Spain

NO WAR

2 16세기 전반

France

Hapsburgs

WAR

3 16~17세기

Hapsburgs

Ottoman Empire

WAR(3번)

4 17세기 전반

Hapsburgs

Sweden

WAR(30년전쟁)

5 17세기 중후반

Dutch Republic

England

WAR(Anglo-Dutch

Wars, 1652–74)

6 17세기 후반~18세기 전반

France

Great Britain

WAR(9년전쟁, 7년전쟁 등 4번)

7 18세기 후반~19세기 초반

Great Britain/

United Kingdom

France

WAR(French

Revolutionary

Wars 등 2번)

8 19세기 중반

French Empire

(land)

United Kingdom

(sea)

WAR

(Crimean War)

9 19세기 중반

France

Germany

WAR

(Franco-Prussian War)

10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

China and

Russia

Japan

WAR

(중일전쟁, 러일전쟁)

11 20세기 초반

United Kingdom

United States

NO WAR

12 20세기 초반

United Kingdom

Germany

World War I

(1914–18)

13 20세기 중반

Soviet Union,

France,

United Kingdom

Germany

World War II

(1939–45)

14 20세기 중반

United States

Japan

World War II

(1941–45)

15 1940~1980년

United States

Soviet Union

NO WAR(냉전시기)

16 1990년~현재

United Kingdom and France

Germany

NO WAR

Who is?

백승오 코리아리서치앤컨설팅 본부장

코리아리서치앤컨설팅 본부장(現)

농협경제연구소 부연구위원

KBS인터넷(現KBS미디어) 콘텐츠사업팀 파트장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취재기자(IT전문지 담당)

한국금융신문사 취재기자

케이피씨씨 정책연구소 연구위원


이지뉴스 news@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4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김성수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