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Think Money] 중기금융, 체질개선을 위한 새 틀 마련해야
[이지 Think Money] 중기금융, 체질개선을 위한 새 틀 마련해야
  • 이지뉴스
  • 승인 2019.04.1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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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한 NH금융연구소장
송두한 NH금융연구소장

[이지경제]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력 수출산업인 제조에서 기술융합으로 산업구조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질서 변화는 세계 10대 기업의 변천을 통해서도 확인할 있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엑손모빌, GE, 도요타 등과 같은 전통 제조기업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기술메이저인 미국의 FANG (Facebook·Amazon·Netflex·Google), 중국의 BAT(Baido·Alibaba·Tencent) 등이 그 빈자리를 채워나가고 있다.

큰 틀에서 보면 제조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우리 경제의 고용력 저하, 기업·가계 소득분배구조 악화, 자영업 과잉 등의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분명한 것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산업정책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며, 그 해답은 중소기업금융의 새로운 틀을 마련하는 데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금융의 경쟁 우위 원천은 기업의 생애주기와 자금 니즈에 따라 금융 지원이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있다. 중소기업은 대출집중도가 높은 반면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부채 충격에 취약한 구조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대출이 추가 대출로 이어지는 자금중개 방식은 결국 시차를 두고 중소기업의 부채건전성만 악화시킬 뿐이다. 중기금융 정책의 틀 안에서 중개 및 자본시장 채널, 정책금융 채널 등을 조율할 수 있는 투융자 벨류체인을 구축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먼저, 중기산업에 특화된 관계금융(relationship banking) 채널을 구축해 성장 단계별 지원이 가능한 주거래은행의 역할을 정착시켜 나가야한다. 대출의 양보다는 질과 공급 방식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담보력과 신용력에 기초한 지금의 거래금융(transaction banking) 체계는 대기업에 적합한 구조이나 중소기업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기엔 한계가 있다.

독일의 하우스방크(hausbank)나 일본의 메인뱅크(main bank)와 같이 실질적인 주거래은행 제도가 뿌리내려야만 금융과 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즉, 새로운 접근을 통해 기업가 정신과 성장 가치를 평가하고, 경영환경에 맞는 금융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정책적 함의를 담고 있다.

또 도처에 산재해 있는 기술금융 역량을 결집해 중소기업 육성에 적합한 기술금융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대출집중도가 높은 기술금융을 투·융자 방식으로 전환하고, 제조업 편중 등 산업별 격차도 해소해야 한다. 중소기업의 기술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기존 지원체계(기술평가-보증지원-중개채널)에 대한 진단과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중기산업에 특화된 자본시장 채널(벤처투자-증권-자산운용)은 시장 중심의 자금환류시스템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중기 자금조달과 운용을 위한 벨류체인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은행시스템 하에서 자생하기 어려운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시장성과 공공성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첫째, 벤처투자시장은 모험자본과 인내자본을 공급해 기업의 성장주기 공백(엔젤~벤처)을 채워 이들 기업들이 데스밸리(death valley)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둘째, 중소기업 특화 증권시장은 상장 전후 구간에서 투입 자본을 순환시켜 기업을 키우는 성장판과도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중기금융 DNA를 탑재한 실질적인 특화 증권사를 육성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셋째, 중기 자산운용시장은 투자자산, 퇴직연금 등 중기산업의 자금운용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기업 투자채널이다. 시장의 수요 기반이 부실한 중기산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중기 전용 자산운용사를 육성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수출산업 역시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2018년 기준 수출 중소기업은 9만 4285개사로 늘어났으며, 수출 실적은 1087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18%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중소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해외진출이나 수출을 통한 공수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수출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금융 환경은 대기업 기반의 수출금융체계가 견고해 크게 개선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례로, 수출입은행의 대기업대출비중이 7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정책금융의 대기업 쏠림이 여전하다. 유망 수출 중소기업을 발굴, 육성할 수 있는 중장기 수출금융 로드맵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끝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디지털플랫폼 구축은 공유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반 사업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온라인 위에 모두가 접근 가능한 공유플랫폼을 어떤 방식으로 구축하는가에 있다. 금융솔루션 플랫폼이 중기 경영지원을 위한 산업분석 플랫폼이나 비즈니스 매칭(고용 및 구매·판매) 플랫폼 등과 연계될 경우, 플랫폼의 활용성과 효과성이 한 차원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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