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암 환자, 치료보다 투병 과정이 더 두렵다”
[100세 시대] "암 환자, 치료보다 투병 과정이 더 두렵다”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9.05.0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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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암 환자들은 치료비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투병 과정에 대한 고통을 더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화생명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주요 포탈 사이트의 '암' 관련 게시글과 검색 키워드 약 230만건을 분석한 결과, 항암 환자와 가족은 암 치료시 부담 요소로 수술 및 항암치료(35.2%), 암 재발 또는 전이(15.0%), 가족 걱정(13.0%), 병원과 교수 선택(8.3%), 치료비(7.5%) 순으로 걱정이 많았다.

국립암센터가 지난 2008년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치료비가 걱정된다는 답변이 67.5%로 가장 높았다. 반면 2012년 조사에서는 30.7%로 낮아졌다.

이같은 현상은 과거 난치병으로 인식되던 암이 의료기술 등의 발달로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생긴 변화로 풀이된다. 또 건강보험 혜택 확대 등 암 치료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감소하면서 완치를 위한 수술 및 항암치료 과정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 것으로도 보인다.

생존율이 높아진 만큼 '간병 및 간호에 대한 걱정'도 1.6%(2008년), 4.8%(2012년), 7.5%(2018년)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단 암 발병 후 치료까지의 경제적 준비는 여전히 부족했다.

한화생명이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암 진단을 받은 고객 약 17만명을 대상으로 지난해까지의 보험금 지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인당 약 2200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한국 암 치료 보장성확대 협력단이 발표한 암 치료에 소요되는 평균 비용 2877만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암 치료에는 치료기간 동안 경제활동을 쉬면서 발생하는 소득 감소분을 고려할 경우 실제 필요 경비가 이보다 훨씬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5000만원 정도 고액의 치료비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간암, 췌장암, 폐암 등은 치료비용은 물론 교통비, 간병비 등까지 보험금으로 감당하기에는 매우 부족해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암 환자와 가족들의 마음은 걱정과 불안도 컸지만 긍정적인 요소도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SNS에서 언급된 키워드를 특성별로 모아본 결과 '삶에 대한 우울감'이나 '짜증'을 표현한 글이 26.2%로 가장 높았지만 '웃음', '희망' 등 긍정적인 마음을 언급한 경우도 12.4%로 높은 비중으로 집계됐다. 이는 암에 대한 공포감도 있지만 가족들과의 결속력을 강화시키고 완치에 대한 희망을 가지는 계기로도 작용한 것으로 조사된다.

또한 투병 과정에서 '자녀와 가정을 돌 볼 걱정(12.5%)', '간병 등으로 인한 가족에 대한 걱정(12.8%)', '사망 후에 장례절차나 고통 등 이별 과정에 대한 고민(11.1%)' 등 가족과 관련한 걱정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가족, 친구들과 떠나는 힐링 여행'이나 '이별을 준비하는 여행에 대한 니즈'(14.5%)도 높게 나타났다. 사진, 산, 바다, 봄, 힐링 등의 단어가 많이 언급된 것을 볼 때, 투병 중에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대상을 찾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공소민 한화생명 빅데이터팀장은 "암이 불치병이 아닌 만성병으로 바뀌면서 얼마나 오래 사느냐 못지 않게 어떻게 잘 사느냐도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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