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일본의 수출규제로 시작된 일본 불매 운동의 파급효과가 항공업계에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여행객이 줄어들며 노선 감축, 운항 축소 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
31일 국토교통부의 항공통계를 분석한 결과,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된 지난 7월 중순부터 일본 노선 항공 여객 감소세가 시작했다.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인 이달 16∼30일 보름간 인천공항을 이용해 일본 여행을 다녀온 승객은 총 46만7249명으로 휴가 시즌을 앞둔 전월 동기(53만9660명)와 비교해 7만2411명(13.4%) 감소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7월 2주차까지는 일본 노선 여객의 큰 변동이 없었지만 3주차부터 삿포로·오키나와 등 관광노선 위주로 예약률이 급감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도 “일본 노선 8∼9월 예약률이 전년 대비 2%포인트 정도 줄었다”며 “7월 중반 이후부터 예약 취소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항공업계에서는 노선·운항 축소를 시작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9월 3일부터 부산발 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다른 일본 노선에도 투입 항공기를 소형기로 전환해 좌석 공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9월 중순부터 인천발 후쿠오카·오사카·오키나와 노선 투입 항공기를 기존 A330에서 B767·A321 등으로 변경해 좌석 공급을 축소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LCC들은 일본 노선 공급과잉과 여행객 감소 등을 이유로 일본 노선 운항을 축소했으며 티웨이항공은 지난 24일부터 무안/오이타 노선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9월부터 대구/구마모토, 부산/사가 등을 연결하는 정기편을 중단한다. 이스타항공 역시 9월부터 부산/삿포로·오사카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동안 일본 노선은 LCC들이 수익을 올리던 노선이었지만 공급 과잉으로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었다”면서 “여기에 최근 일본 여행 거부 운동 여파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면서 항공사들이 본격적으로 일본 노선 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