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건설家 신흥 라이벌 현대vsGS…잇딴 진검승부, 4월 한남3구역 승자 누가될까?
[이지 돋보기] 건설家 신흥 라이벌 현대vsGS…잇딴 진검승부, 4월 한남3구역 승자 누가될까?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2.0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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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재훈 기자, 픽사베이
사진=정재훈 기자, 픽사베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현대와 GS건설이 또다시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쳤다. 이번 승자는 GS건설이었다.

GS건설은 지난달 18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 재건축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을 꺾고 시공사로 선정되며 3300억원 규모 사업을 품었다.

흥미로운 건 이번 승부를 포함해 양사의 맞대결이 유난히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 대표적으로 지난해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과 한남3구역 등이 있다. 앞서 2017년에는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사업에서 진검승부를 펼쳤다.

현대와 GS건설의 승부가 유독 돋보이는 것은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이 재개발 및 재건축 사업에서 한발 물러선 영향도 있다는 게 중론이다. 경쟁자가 이탈하면서 수주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에 총력전 양상이 되면서 라이벌전으로 불린다는 것.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수동 한남하이츠조합은 지난달 18일 옥수교회에서 개최한 시공사 선정 임시 총회에서 GS건설이 281표(55.1%)를 얻어 228표(44.7%)를 획득한 현대건설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날 총회에는 조합원 총 557명 가운데 510명(91.6%)이 참여했다. 기권 및 무효표는 1표 나왔다. 성동구 옥수동 220-1 일대에 위치한 한남하이츠는 이번 재건축을 통해 지하 6층~지상 최고 20층 10개동 총 790가구 아파트와 상가 및 편의시설 1개동 규모 중대형 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 지역은 행정구역상 옥수동이지만 용산구 한남동과 인접하고 한강 조망이 가능하며 한강을 사이에 두고 강남의 대표적 부촌인 압구정동을 마주하고 있어 입지적 매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GS와 현대건설이 적극적인 수주전을 펼친 배경이다.

최종 승자는 GS건설이었지만 현대건설의 우세도 점쳐졌다. 현장 설명회 당시 분위기는 승부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팽팽했다는 전언이다. 또 어르신들 사이에선 현대건설의 인지도가 워낙 높았다. 더욱이 강북 최초로 디에이치 브랜드를 내놨고, 2000억원의 사업촉진비 등 금융조달 능력은 현대건설이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GS건설은 시공사로 선정된 후 지난달 14일 한남하이츠 단지명을 ‘한남자이 더 리버’로 명명하고 자이 아파트의 대표작으로 짓겠다는 각오다. 특히 한강 조망권을 305가구까지 늘리고 평면 특화를 통해 최근 주목받는 주거 유형인 테라스형을 347가구로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박호성 한남하이츠 조합장은 "조합원들은 설계와 금융 조달 부문에서 두 건설사의 제안을 두고 고심했으나 6개월 먼저 홍보에 나선 GS건설에 더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며 "현대건설은 한발 늦게 수주전에 뛰어들어 이런 분위기를 뒤집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원한 GS건설 관계자는 “한남하이츠는 GS건설 자이(Xi) 브랜드 가치를 업그레이드 할 유망단지로 오랫동안 준비 해왔다”며 “강북의 대표 럭셔리 단지이자 한강변 랜드마크로 조성해 자이의 대표작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혈투

현대와 GS건설의 본격적인 경쟁은 2017년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사업부터 시작해 한남하이츠를 거쳐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건설업계 新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모양새다.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 사업은 현대건설이 승리했다. 양사는 당시 CEO가 직접 나설 정도로 뜨거운 경쟁을 펼쳤고 비방‧여론전 등 날을 세웠다. 결국 현대건설이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으로 꼽혔던 반포를 품에 안으면서 기세를 올렸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양사는 대림산업과 함께 3파전을 펼친 한남3구역에서는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1월26일 한남3구역 수주전에 뛰어든 건설사들의 입찰제안서 내용 중 20여건이 위법 소지가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해당 사업은 시공사 재선정으로 결정된 탓이다.

현대와 GS건설의 신경전도 치열했다. 특히 양사 모두 물러선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이 대표적이다.

양사는 갈현1구역 입찰에 관심을 보이다가 한남3구역에 집중하기 위해 입찰 포기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마지막 날 입찰을 하면서 갈등이 커졌다는 전언이다. 그러다 현대건설은 조합과의 갈등을 겪으며 입찰보증금 몰수와 입찰 자격을 박탈당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현대와 GS건설의 라이벌전이 예사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또 삼성물산이 판을 제대로 깔아줬다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삼성물산이 2015년 이후 그룹 승계 등 내부적인 문제로 도시정비사업에 힘을 쓰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그사이 현대건설과 자이 브랜드로 떠오른 GS건설이 업계에서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있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현대와 GS의 신경전이 예사롭지 않다. 마치 리버풀(GS건설)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현대건설)의 라이벌전을 보는 것 같다”며 “리버풀은 최근 상승세가 돋보이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화려한 업적과 비교적 탄탄한 재정이 뒷받침되는 곳이다. 흥미롭다”고 피력했다.

경쟁

건설업계에서는 현대와 GS건설이 앞으로도 자웅을 겨룰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비사업 물량이 축소돼 사업성이 뛰어나다면 이들이 모두 수주전에 참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와 GS건설은 오는 4월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 재선정에서 다시 한 번 진검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또 HDC현대산업개발이 내려놓게 된 반포 3주구 시공권에도 동시에 뛰어들며 또 한 번의 각축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른 장외 신경전도 한창이다.

익명을 원한 현대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영향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긍정적으로 보면 GS건설과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현대건설은 (주택사업에서) 풍부한 경험과 기술 그리고 자본 등이 우수한 기업”이라고 피력했다.

익명을 원한 GS건설 관계자는 “자이 아파트는 이미 수년째 브랜드 선호도 1위를 달성할 정도로 우수함을 입증했다”면서 “현대건설과의 라이벌 구도가 주목받고 있지만 이에 신경 쓰지 않고 우리 건설사가 잘하는 사업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GS건설, 실적 봤더니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현대와 GS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각각 2위와 4. 실적을 살펴보면 수익성 부문에선 근소한 차이다. 건전성 부문은 현대건설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72998억원, 영업이익 8821억원, 당기순이익 5786억원을 달성했다. GS건설은 같은 기간 연결기준 매출 104160억원, 영업익 7660억원, 순이익 5673억원을 달성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현대건설 5.3%, GS건설 7.4%이다.

표면적으로는 근소한 차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다. 현대건설은 소폭이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증가했다. 반면 GS건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20% 이상 급감했다. 순이익도 3.4% 줄었다.

이지경제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양사 20193분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현대건설이 주요 건전성 지표에서 GS건설을 앞섰다.

현대건설의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각각 203.77%, 106.39%이다. 반면 GS건설은 127.87%, 234.61%.

유동비율은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 또는 신용능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200%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자산 중 부채가 어느 정도 차지하는가를 나타내는 비율로 보통 200% 이하 업체가 재무구조가 우량하다고 판단한다.

기업의 곳간을 의미하는 현금성자산(지난해 3분기 기준)현대건설 25607억원, GS건설 15478억원이다.

현금성자산이 많으면 단기자금 지출 등 유동성에 유리하다고 본다. 다만 과도한 현금 보유는 잠재적 이익을 의미하는 투자 지표와는 거리가 멀어 적절한 현금 비중 유지가 요구되고 있다.

한편 임직원수와 평균 급여는 GS건설이 앞선 모습이다. GS건설은 지난해 3분기 현재 총 4914명의 임직원이 재직 중이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7500만원이다. 현대건설은 같은 기간 4351명의 임직원이 6500만원의 평균 연봉을 수령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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