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건설업계, “코로나19 막아라!”…재택근무‧현장폐쇄‧출장제한 등 예방 총력
[이지 돋보기] 건설업계, “코로나19 막아라!”…재택근무‧현장폐쇄‧출장제한 등 예방 총력
  • 정재훈 기자
  • 승인 2020.03.02 08:4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문병희 기자, 픽사베이
사진=문병희 기자, 픽사베이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건설업계가 코로나19 대응 단계를 최고 경계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관련업계는 코로나19 감염 주의보가 발령된 지난달 초부터 본사 및 건설 현장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발열 검사를 진행했다. 또 마스크 및 손소독제를 비치해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이후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기는커녕, 확산세로 돌입했다. 더욱이 일부 건설 현장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등 심각 단계로 접어들자 부랴부랴 후속 조치에 나선 상황이다. 방심했다가는 컨트롤타워(본사) 마비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2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주(2월26일)를 기점으로 재택근무 등 고강도 대책을 내놓고 있다. 앞서 정부가 지난달 23일 코로나19 사태를 경보 단계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안전관리에 총력을 쏟자 건설사들이 동참하는 분위기다.

먼저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26일 임산부 및 초등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등에게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또 폐질환 등 기저질환자, 대구 방문자 등도 재택근무 대상이다. 특히 맞벌이 부부에게 재택근무를 허용해 유치원 및 초등학생 부모들의 고민을 덜어줬다.

현대건설도 잠정적 순환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임산부 지침은 따로 없지만 이들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임산부에 한해 재택근무 신청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 역시 임산부들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대림산업 등은 지난달 28일 강제 연차를 사용하게 했다. 포스코건설은 같은날 하루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대우와 롯데, SK, GS건설 등은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했지만 임직원의 안전을 위해 재택근무 등의 조치를 검토 중이다.

중견 건설사 중에서는 코오롱글로벌이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달 25~28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반도건설과 삼환기업 등도 상황을 지켜본 뒤 단계를 밟아나갈 계획이다.

건설사들은 또 대구·경북 및 중국 등 위험 지역 출장 제한과 회의‧회식 등 단체 행동을 지양하도록 했다. 이밖에 출퇴근 시간 조정, 기자실 폐쇄, 외부인 출입제한 등 외부인 접촉을 최대한 자제시키고 있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제반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임직원 개인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대처할 수 있도록 수시 공지,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고민

건설사들은 선제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한 유통‧IT업계 등과 달리 현장 중심으로 돌아가는 업계 특성상 재택근무 카드를 쉽사리 꺼내지 못했다.

부서 간 협력 업무 비중이 크고 시차가 있는 해외 사업, 본사 외 각 건설 현장 등의 상황을 감안했을 때 재택근무의 효율성이 다른 산업군 대비 크게 떨어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원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다른 업계는 어떤지 정확히 모르지만 건설사들은 현장 중심이며 부서간 소통이 많아 재택근무의 효율성이 떨어져 고민이 컸던 것 같다”며 ”또 여성 비중이 적어 임산부 재택근무 실시 등도 조금 늦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피력했다.

다른 한편으론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건설업계의 경우 본사와 현장으로 나뉘는데 현장 근로자들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본사 직원만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현장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일부 건설사 본사에서 의심환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한층 더 심각해지자 서둘러 재택근무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일부 건설사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장 임시 폐쇄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주 대구와 경북 지역의 7개 현장을 임시 중단했다.

익명을 원한 현대건설 관계자는 “(감염 위험이 높은) 대구, 경북 지역에 있는 현장을 잠시 폐쇄했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기 전에 방지를 하기 위한 결정으로 기간 연장 등은 아직 논의된 바 없지만 추후 상황에 따라 연장 여부도 검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재택근무, 현장 폐쇄 등의 선제적 조치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보다 향후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더 큰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파크원’ 건설현장에서 현장관리업무를 진행 중인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성남시 ‘분당 더샵 파크리버’ 현장에서 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밖에 경북 성주, 경기도 이천 등 건설현장의 근로자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즉각 현장을 폐쇄하고 방역 등의 후속조치를 시행했지만 향후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익명을 원한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건설사가 코로나19 예방과 관련해 다른 업계에 비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의 심각성이 커지고 선제적으로 나서는 건설사가 나오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더욱 강화된 예방책을 내놓고 있다”고 피력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