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양지훈 기자 =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낮잠이 잦은 노인은 당뇨병 등 각종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에 따르면 모리스 오헤이언 미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전문의 교수 연구팀이 1만9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모리스 오헤이먼 교수 연구진은 전화 인터뷰로 실험 참여자들이 낮에 졸음을 얼마나 느끼는지 조사하고, 3년 후 이들이 특정 질환에 걸렸는지를 파악했다.
전체 대상자 중 34%가 65세 이상 노인이었고, 이들 중 23%(840명)는 밤에 7시간 이상 자는데도 낮잠이 잦은 ‘과다졸림증’ 환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도 낮에 졸음을 느끼는 대상자는 그렇지 않은 참여자 대비 당뇨병과 고혈압 발병률이 2.3배, 암 발병률은 2배, 심장병 위험은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수면연구학회는 밤에 충분히 잤음에도 불구하고 낮에 주체할 수 없는 졸음을 느끼는 증상을 ‘주간 졸림증’이라 부른다. 주간 졸림증은 불면증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수면 장애’로 분류될 만큼 간과해선 안 될 증상이다.
학회는 야간 수면의 질이 좋지 않거나 신경계에 이상에 있으면 주간 졸림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침대에 누워서 잔 시간은 충분하지만, 자주 깨는 바람에 정상적인 수면 구조를 가지지 못한다면 낮에 졸리게 된다. 수면무호흡증, 주기성 사지운동증, 하지 불안 증후군 등 다양한 수면 질환이 이에 속한다.
주간 졸림증의 또 다른 원인은 중추성(신경계)의 이상이 있다. 낮 시간 과도한 졸림을 유발하는 ‘기면병’이나, 아침에 깨기 어렵고 수면 시간이 점차 늘어나는 ‘특발성 중추성 과다수면증’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학회는 “수면을 방해하는 다양한 원인을 당사자가 정확하게 밝히기는 어렵기 때문에 수면다원검사 등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양지훈 기자 humannature83@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