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KB국민‧신한‧씨티 등 시중은행장 올해 임기만료…연임과 교체 갈림길 ‘시선집중’
[이지 돋보기] KB국민‧신한‧씨티 등 시중은행장 올해 임기만료…연임과 교체 갈림길 ‘시선집중’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08.26 09: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진회(왼쪽부터) 한국씨티은행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각 은행
박진회(왼쪽부터) 한국씨티은행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각 은행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KB국민과 신한, 한국씨티 등 시중은행의 최고경영자(CEO)인 은행장 임기가 연내 만료된다.

연임과 교체의 갈림길. 금융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연임을 위한 절대 조건은 실적이다.

실제로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물러날 뜻을 밝혔다. KB국민(허인)과 신한은행(진옥동) 모두 실적이 신통치 않아, 안심할 수 없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6대(KB국민‧신한‧우리‧하나‧SC제일‧한국씨티은행) 시중은행 가운데 올해 은행장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KB국민‧신한‧한국씨티 등 3곳이다.

우리와 하나, SC제일은행도 내년 초 은행장 임기가 끝난다. 사실상 모든 시중은행이 CEO 인사를 앞두고 있는 셈이다.

가장 먼저 행장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한국씨티은행이다. 지난 2014년 10월 취임한 박진회 행장은 한 차례 연임을 거쳐 오는 10월 총 6년의 임기가 종료된다.

씨티은행장 자리는 일찌감치 교체가 확실해졌다. 박 행장이 지난 14일 사내메일을 통해 3연임에 도전하지 않고 물러난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이에 은행 이사회는 18일 경영승계절차 개시를 결정하고, 유명순 수석부행장을 행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향후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행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박 행장이 연임에 도전하지 않고 물러나는 데에는 올 상반기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씨티은행은 올 상반기 9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1696억원) 대비 46.9% 줄어든 규모다. 같은 외국계 SC제일은행이 같은 기간 1503억원에서 1820억원으로 21.1%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차기 행장으로는 유 수석부행장이 유력시 된다. 만약 유 수석부행장이 차기 행장이 된다면 씨티은행의 첫 여성 은행장에 이름을 올린다. 국내 은행권에선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에 이은 두 번째 여성 행장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선방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겨루는 KB국민과 신한은행도 올 하반기 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은행장의 주요 경영평가 요소로 꼽히는 실적은 두 은행 모두 썩 좋지 않다. KB국민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57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051억원) 대비 3.7% 줄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순이익도 1조2820억원에서 1조1409억원으로 11.0% 감소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체 국내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6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4000억원) 대비 17.5% 줄었다. 이와 비교하면 실적 방어에 성공한 셈이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오는 11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허 행장은 2017년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행장 겸임 종료 이후 은행장을 맡았다.

국내 시중은행장의 임기는 통상 기본 2년에 연임 시 1년이 더해지는 형태다. KB금융도 계열사 CEO 임기에 이같은 공식을 적용하고 있다. 또 큰 이슈가 없는 한 첫 1년 임기는 보장하는 추세다.

허 행장도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는 이같은 ‘2+1’ 임기를 마치는 만큼 재연임을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다만 윤종규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하고, 허 행장이 그동안 윤 회장과 함께 시너지를 내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재연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전망도 높다.

허 행장의 임기 중 성과도 좋다. 코로나19 사태 중에서도 올해 상반기 리딩뱅크를 탈환한 점은 고무적이다. 또 그동안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해외사업을 크게 키웠다.

무엇보다도 다른 은행 CEO들이 사모펀드 판매부실 사태로 인해 곤욕을 치룬데 반해, 허 행장은 그 어떤 사태에도 연루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은행을 이끌었다.

만약 허 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면 총 임기가 4년에 달한다. 국내 은행장으로서는 이례적이다.

올 12월 임기가 만료되는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진 행장의 현 임기는 신한금융의 임원 인사 일정의 변경 등의 이유로 기존보다 3개월 단축된 1년9개월에 불과하다. 따라서 디지털과 고객중심의 경영전략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기회가 더 주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진 행장의 강점은 글로벌 실적이다. 취임 첫 해인 지난해 글로벌 당기순이익 3702억원, 총 자산 38조1620억원, 손익비중 15.9%의 성과를 거뒀다.

또 신한 쏠(SOL)을 전면 개편해 오픈뱅킹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통합자산관리서비스인 'My자산'과 생활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프', 24시간 상담과 뱅킹 업무가 가능한 인공지능(AI) 기반 챗봇 '쏠메이트' 등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사모펀드 사태로 은행에 대한 고객신뢰가 무너질 위기에 놓이자 핵심성과지표(KPI)를 ‘같이성장 평가제도’로 개편하고, 영업점을 대상으로 미스터리쇼핑을 시행하는 등 자구 개선 노력에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반면 은행권 내부에서는 아직 은행장들의 임기가 남아 있는 만큼 연임 여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후보 추천을 위한 임추위도 열리지 않은 상황이고, 임기도 남은 만큼 벌써부터 연임 여부를 점칠 수는 없다”며 “임추위가 열려야 보다 확실해질 것”이라고 피력했다.

임기 만료 앞 둔 금융지주와 국책‧특수‧지방은행 CEO는?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금융지주와 국책‧특수‧지방은행의 CEO 임기도 올해 잇따라 만료된다.

다음달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시작으로 10월 이동빈 Sh수협은행장, 11월 윤종규 KB금융 회장, 12월 김태오 대구은행장 순이다.

이동걸 회장은 연임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당장 임기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차기 회장에 대한 하마평이 나오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 회장 자리는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아시아나항공·두산중공업·KDB생명 등 중요한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수장을 선뜻 바꾸기 곤란한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동빈 행장도 연임 가능성이 높다. 2016년 수협중앙회 자회사로 분리된 Sh수협은행은 이 행장 취임 후부터 가계대출 영업을 늘리며 체질을 개선했다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김태오 DGB대구은행장은 DGB금융지주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임기가 만료되면 회장, 행장을 분리해 회장직에만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김 행장을 제외한 차기 대구은행장 3명의 숏리스트를 발표한 바 있다.

이밖에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등의 임기가 만료된다.

더욱이 지방은행장의 임기 만료가 3월에 몰려있다. 빈대인 BNK부산은행장, 황윤철 BNK경남은행장, 송종욱 광주은행장, 임용택 전북은행장, 서현주 제주은행장의 임기가 이때 끝난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