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연 5~10% ‘고금리’ 상품 출시했는데…가입자‧납입액 제한에 반응은 ‘글쎄요’
[이지 돋보기] 은행권, 연 5~10% ‘고금리’ 상품 출시했는데…가입자‧납입액 제한에 반응은 ‘글쎄요’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0.11.0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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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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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제로금리시대에 고금리를 앞세운 예‧적금 상품으로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은행권은 카드사‧통신사 등과 협업해 연 5% 이상의 고금리 특판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다만

선착순 한정, 납입 금액 제한 등의 조건 때문에 실질적으로 혜택을 누리는 소비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0.5%인 현 상황에서도 최고 5~10%의 수신 상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먼저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30일까지 선착순 1000명을 대상으로 ‘씨티 더드림 적금 10% 이벤트’를 실시했다. 첫 거래 고객이 씨티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매월 20만원씩 6개월 만기 가입 시 연 10%의 금리를 제공한다.

NH농협은행도 지난달 모바일 플랫폼 ‘올원뱅크’에서 연 5% 금리의 ‘올원파이브적금’ 사전 응모를 진행했다. 이 상품은 응모 고객 중 4000명을 추첨해 월 납입액 20만원, 가입기간 12개월인 정액 적립식 단일 상품이다. 매월 자동이체 납입 시 다른 우대조건 없이 연 5% 금리가 적용된다.

케이뱅크 역시 지난달 '핫딜 적금' 2차 이벤트를 진행했다. ‘코드K 자유적금’에 가입하면 아무 조건 없이 연 5% 금리를 제공한다. 가입 기간은 1년이며 월 납입액은 최대 30만원이다. 추첨을 통해 뽑힌 5000명에게 혜택이 주어진다.

은행권이 고금리를 앞세운 특판 상품을 출시한 것은 올해 한은 기준금리가 크게 내리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한은은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인하한 뒤 같은해 10월 1.25%로 한 차례 더 내렸다.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자 3월 한 번에 0.5%포인트(p) 인하하는 ‘빅 컷(큰 폭의 금리인하)’을 단행해 연 0.75%까지 떨어트렸다. 이후 5월에 한 차례 더 내림으로써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제로금리에 근접한 연 0.5%까지 낮아졌다.

이에 은행권 수신 상품들도 연 2%는커녕 1%대의 금리조차 흔치 않아졌다. 실제로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2020년 8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수신금리는 연 0.81%에 불과하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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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이같은 상황에서 일부 은행이 연 5%가 넘는 고금리 상품을 내놓으면서 특판 경쟁에 불을 붙였다.

대표적으로 하나은행은 올 2월 ‘더 하나 적금’을 한시 판매했다. 하나은행은 브랜드명을 기존 ‘KEB하나은행’에서 현재로 바꾸며 이를 기념해 2월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최고 5.01%의 적금 상품을 판매했다.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이자율을 내걸은 만큼 금융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3일 동안 총 132만3745명이 가입했고, 입금액은 3666억원에 달했다.

효과가 입증되자 다른 은행들도 앞 다퉈 특판 상품을 내놨다. 우리은행의 ‘우리 여행적금2’, 신한은행의 ‘첫 급여 드림 적금’, 기업은행의 ‘IBK웅진스마트올통장 등으로 이 상품들은 각각 최고 6%, 5.7%, 7%의 금리를 제공했다.

그러나 고금리 혜택을 온전하게 받으려면 카드나 보험 등 다른 상품을 가입하거나 실적을 채워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받는 혜택이 크지 않은 ‘빚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은행권도 이같은 목소리를 의식했는지 최근에는 복잡한 우대금리 조건을 단순화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첫 거래 고객이나 모바일 가입 등의 조건은 남았지만, 다른 상품을 가입해야 한다든지 실적을 채워야하는 까다로운 요건은 거의 없앤 모양새다.

다만 이전에는 없던 한정판매라는 요소가 새로 생겼다.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이전과는 달리 선착순 신청 혹은 추첨을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다 보니 모든 고객이 혜택을 누리지는 못한다는 새로운 단점이 생겼다.

또 대부분 정기 예금이 아닌 적금 상품인데다가 월 납입액도 제한돼 있어 혜택 체감도 여전히 크지 않다.

익명을 원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 “타사와의 제휴 특판 상품은 제휴사의 상품‧서비스를 가입해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의 조건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제휴 상품 대신 가입 고객 모두에게 손쉽게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특판 상품을 설계하고 있다”면서도 “아무 조건이 없이 고금리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가입자수와 월납입액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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