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부 대물림’ 비법은 비상장사 ‘파격 배당’
재벌가 ‘부 대물림’ 비법은 비상장사 ‘파격 배당’
  • 이성수
  • 승인 2011.04.0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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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보다 많은 배당 사례도… ‘일가 챙기기’

 

[이지경제=이성수 기자]최근 재벌그룹이 총수 자녀가 대주주인 비상장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 특혜를 제공해 부를 대물림한다는 지적에 이어 파격적으로 많은 액수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도 또 다른 부 대물림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해운, 항공화물 운송업체인 범한판토스 대주주인 조금숙, 구본호씨는 2년 연속 200억원대의 배당부자에 올랐다. 올해에는 242억5000만원의 고액 배당금을 받았다.

 

조씨와 구씨는 모자지간으로, 현재 범한판토스 지분 50.86%, 46.1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구씨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6촌 동생이다.

 

이 회사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LG그룹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에는 1조4575억원의 매출을 올려 736억원의 순이익을 남겼다. 배당성향은 34%로, 배당총액은 250억원에 달했다.

 

특이한 점은 배당금이 기업 순이익보다 많다는 점이다. 2008년에는 2007년 순이익 111억원보다 많은 150억원(배당성향 135.1%)을, 2007년에는 2006년 순이익인 184억원보다 많은 185억원(100.6%)을 배당했다. 작년에는 배당성향이 58.9% 달했다.

 

이들 모자는 회사 실적과 무관하게 매년 많은 배당을 챙겼다. 2006년부터 5년간 이들 모자가 확보한 배당은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상장사의 배당성향이 20%를 넘지 않는 것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배당이다.

 

비상장사에서 100억원대의 배당을 받은 사람은 작년 기준, 대부분 지분 보유 계열사가 비상장사인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195억1000만원)과 상장사 못지않은 비상장사 지분도 보유한 정의선 현대차(005380) 부회장(139억7000만원), 자수성가 교육업체 부자인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102억2000만원) 정도만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돈인 정도원 삼표 회장도 올해 44억원의 비상장 배당부자에 오를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장인인 정도원 회장은 현재 삼표의 지분 99.79%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1인 지배 기업인 이 회사는 올해 주당 1500원씩, 44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삼표는 2007년에는 전년 순이익 61억원의 72.75%인 44억원을 배당했다. 2006년부터 순이익에 관계없이 40억원 안팎의 배당을 해 6년간 배당으로 확보한 금액만 240억원 가량이다.

 

제빵업체인 파리크라상으로 유명한 허영인 SPC그룹 회장도 대주주로 있는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등으로부터 102억원의 거액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파리크라상은 허 회장 일가가 지분 99% 가량을 보유한 회사로, 배당성향이 30%를 넘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외손자이자 신영자 롯데쇼핑(023530) 사장의 아들인 장재영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1인 회사 비엔에프통상은 은둔의 고액 배당으로 유명한 회사다.

 

비엔에프통상은 아직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올해도 높은 배당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장씨는 작년 10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롯데백화점 등에 명품을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진 비엔에프통상은 2009년 16억원의 순이익을 남겼고, 액면가의 10배인 주당 5만원씩을 배당해 1000%의 배당률을 기록했다.

 

2009년에는 고액 배당 여론에 부담을 느껴 배당하지 않았지만, 2006년에는 20억(배당성향 81.38%), 2007년 25억(91.04%), 2008년 20억(85.85%)의 배당을 했다. 정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만큼 이 배당은 모두 정씨의 몫으로 돌아갔다.

 

고액 배당부자는 재벌가에만 있는 게 아니다.

 

동대문상가 운영업체로 잘 알려진 광장의 최대주주인 송호식 회장은 올해도 20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이 회사는 송 회장을 비롯해 오너가 지분 98%를 소유하고 있다.

 

광장 지분 50.01%를 보유한 송 회장은 올해 회사가 지난해 기록한 39억원의 순이익을 넘는 40억원(주당 20만원)을 배당하면서 20억원의 배당을 챙기게 됐다. 광장은 작년에도 순이익 36억원의 96.15%에 해당하는 35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한 바 있다.


이성수 ls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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