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기업 ESG 내재화 노력 필요...일본기업 상황은?
국내 건설기업 ESG 내재화 노력 필요...일본기업 상황은?
  • 최준 기자
  • 승인 2023.07.10 06: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탄소배출량, 건축물 운영단계 70%, 자재 생산 과정 20% 이상
ESG 확산 요인…日경제산업성·건설기업의 자발적 역량 제고 등
건산연, 국내기업 구체적인 목표 설정 및 관리 등 여전히 부족해
건설 현장 내 근로자들이 철근 배근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최준 기자
건설 현장 내 근로자들이 철근 배근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최준 기자

[이지경제=최준 기자] 많은 기업들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활동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많은 투자자와 소비자의 시선이 기업의 재무적 가치에서 비재무적 가치로 넓혀져서다. 

ESG경영을 통해 어느 기업이 얼마나 환경문제를 해결했는지, 사회에 이바지했는지에 따라 자금조달과 투자유치 여부도 가치평가에 의해 결정된다.

이로 인해 골머리를 앓는 곳은 단연 건설업계다. 건설업은 환경문제와 크게 결부돼 타 업종에 비해 문제 해결을 위한 많은 시간과 비용이 요구된다.

건설업에서 배출하는 탄소의 약 70%는 건축물 운영단계에서 나온다. 30%는 시공단계에서 발생하는데 이중 시멘트, 철강재 등 자재 생산과정에서 20% 이상의 탄소가 배출된다. 이 때문에 업계의 부단한 노력에도 건설업의 ESG 역량은 쉽게 체감되지 않는다.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린워싱은 환경에 악영향을 주지만 친환경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거짓으로 기업을 홍보하는 행태를 말한다. 실제로 한국 ESG기준원에서는 국내 기업의 ESG 역량에 관한 통계를 공개하고 있는데 이 지표를 위한 보여주기식 관리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2021년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로에너지 도시개발 운영, 제로에너지 건축물 또는 녹색건축물 리모델링, 온실가스 감축 설비 등 체계적인 녹색경제 활동을 전개한다는 전략이다.

환경부 역시 지난해 산업계와 금융계, 시민사회 등의 의견을 종합해 그린워싱 방지를 위한 녹색채권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건설업계는 ESG 역량 강화를 위해 보고서 발간, 공익을 위한 활동 등을 활발히 실천하고 있다. 그럼에도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지표 유지를 위한 관례적인 행보가 되지 않도록 기업과 기관의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타이세이 건설 웹사이트에 기재된 ESG실행전략. 사진=한국건설산업연구원
타이세이 건설 웹사이트에 기재된 ESG실행전략. 사진=한국건설산업연구원

日, 구체적 목표로 ESG경영 내재화 추진

ESG경영이 자리 잡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있을까?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사례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ESG 확산 속도는 타 국가들에 비해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동향브리핑에 따르면 일본은 경제산업성을 중심으로 정부의 ESG 확산 의지와 활동, 일본건설기업의 자발적인 역량 강화 등이 뒷받침되고 있다.

경제산업성에서는 2018년부터 SDGs(지속가능발전목표)경영, ESG 투자연구회를 비롯해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과 경쟁력에 관한 연구회를 운영 중이다. 특히 2021년 5월에는 SX 연구회를 설립했는데 여기에는 일본의 대표 대형기업과 금융기관, 투자기관 등이 참여하고 있다.

또 환경성에서는 일찍이 2019년부터 ESG 지역금융 촉진사업을 추진해 지역의 지속가능성 향상과 지역순환 공생지대 조성에 기여하는 지역 금융기관을 지원하고 있으며 ESG 지역 금융을 적극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향성을 제시해왔다.

건설기업들의 독자적인 참여도 크게 작용했다. 일본 기업들은 GRI(지속가능성 보고서) 등 참여에 그치지 않고 업종 특성을 고려한 ESG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일본의 ESG 확산 속도는 여기에서 기인한다. 일례로 타이세이건설과 타케나카공무점은 기업이 추구하는 경영철학과 경영이념, 경영정책과 연계해 ESG 경영의 구체적인 활동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핵심 활동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의 본질과 융합해 조직 내 의무성을 부여, 실질적인 ESG 실천에 속도를 붙인 것이다.

위 사례를 포함해 일본의 주요 기업 활동을 보면 환경분야는 ZEB(제로에너지건축물) 등을 통한 대외적 활동뿐만 아닌 자사의 사업특성을 고려한 생물 다양성, 자연환경의 보존, 자원 순환 등 다양한 환경 이슈 대응을 위한 전략들을 ESG경영에 포함하고 있다.

사회분야는 기업의 인권과 노동, 산업안전 이슈, 공급망 관리 등 사회 주요 이슈 이외에도 소비자 관련 이슈 및 지역 공동체와의 공존 등 더 높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지향하고 있다.

거버넌스는 이사회, 감사 기능 및 리스크 관리 등 지배구조 체제와 관련된 전통적인 이슈와 준법 및 윤리경영 확산,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 관행 정립,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공개 등을 다루고 있다는 게 보고서 설명이다.

김영덕 건산연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기업은 현재 ESG 확산에 대응해 환경, 에너지 사업의 확대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ESG 확산 속도와 이슈의 다양성을 감안할 때 구체적인 목표 설정과 관리 등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일본 건설기업 사례와 같이 실질적인 목표, 실행과제 도출 등 ESG 내재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최준 기자 news@ezyeconomy.com

관련기사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