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전환에 PF연체율 상승까지"…저축은행 '이중고'
"적자전환에 PF연체율 상승까지"…저축은행 '이중고'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3.09.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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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개사, 올 2분기 연체율 1.26%→3.96%로 급증
OK·페퍼·웰컴·한국투자 등 건전성 우려에 대책 마련
금감원, "자산건전성 높이는 데 주력" 상황 예의주시
최근 정부의 압박에 은행들이 속속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는 와중에 저축은행들이 이와 대조되는 행보를 보여 소비자들의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이지경제<br>
사진=이지경제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올해 2분기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1년 만에 3배 올라 건전성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리 상승과 미분양 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 자산기준 상위 5개사(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저축은행)의 6월 말 기준 부동산 PF 연체율은 평균 3.96%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6%와 비교하면 3배 넘게 올랐다.

지난 1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 연체율은 5.33%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3.41%)에 비해 반 년 새 1.92%포인트(p) 오른 수준이다.  

특히 OK저축은행의 부동산PF 연체율이 가장 많이 올랐다. OK저축은행의 부동산PF 연체율은 지난해 2분기 3.65%에서 올해 2분기 8.35%로 4.7%p 상승했다.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같은 기간 4.21%에서 9.48%로 상승했다. 여신(1∼3개월 연체) 비율은 46.29%에서 66.77%로 20.48%p 올랐다.

페퍼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0%에서 4.35%로,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에서 1.59%로 각각 급등했다. 요주의여신 비율은 18.69%에서 54.9%로 36.21%p 상승했다.

웰컴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도 3.68%로 지난해 동기(0.01%)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 비율과 요주의여신 비율은 각각 2.96%p(1.74→4.7%), 39.01%p(16.05→55.07%) 뛰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2분기 부동산 PF 연체율은 3.2%로 지난해 2분기(1.32%)보다 1.88%p 높아졌다. SBI저축은행은 1.3%에서 0.24%로 5개사 중 유일하게 내렸다.

추정손실로 잡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일제히 올랐다.

SBI저축은행은 2.26%에서 4.69% 증가했고, 웰컴저축은행은 4.76%에서 7.58%, 페퍼저축은행은 3.09%에서 7.33%, 한국투자저축은행은 2.08%에서 4.35%로 모두 높아졌다. 5곳 중 NPL비율이 낮아진 곳은 OK저축은행(7.7%→6.97%)이 유일했다.

저축은행들은 자산건전성을 우려해 대손충당금을 규모를 늘렸다. 5개사가 2분기에 쌓은 대손충당금은 2조61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2분기(2조3605억원) 대비 2512억원(10.6%) 증가한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 금융시장 안정을 우선순위로 두고 부동산 PF 부실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저축은행 PF 자율협약'을 통해 업종별 여신한도 준수 의무와 차주(돈 빌리는 사람)의 자기자본 20% 조달 의무화를 한시적으로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외에도 금융당국은 수신(예·적금)경쟁, 부동산 PF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저축은행업권에 대해 올해 말까지 예대율(여신액·수신액) 완화(100% 이하→110% 이하) 조치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만기 연장될 경우 9∼11%로 상승하면서 차주의 이자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에서 사업성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전문가들은 부동산 침체에 따른 제2금융권 연체율 관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지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지난 10일 발표한 '기업부채 리스크와 여신 건전성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부도 확률이 10%를 넘는 부실기업의 부채가 4년 만에 2.3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업종은 총 부채 중 부실기업의 부채 비중이 30%에 달했다.

박상현·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용 근로자에 비해 2금융권 이용 비중이 큰 자영업자의 부담이 가중되며 이들 중 상당수의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불어난 대출금과 고금리에 대한 이자 부담이 커진 만큼 경제 주체의 부채 수준 점검 및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 상승 등 최근 부동산 시장의 연체율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중"이라며 "저축은행 PF 대출 자율 협약에 참여해 리스크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이 적자전환되고 연체율도 상승했지만 연체 규모는 축소됐다"며 "위기상황분석 실시를 통해 손실 흡수 능력을 제고하는 등 자산건전성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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