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기획] 상생금융 나서는 금융권 ③ 카드
[이지기획] 상생금융 나서는 금융권 ③ 카드
  • 최희우 기자
  • 승인 2023.11.2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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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상반기 이어 하반기도 ‘상생금융’ 압박
카드업계, 상반기에도 2조원 규모 상생안 발표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최희우 기자] 코로나19에 이은 경기침체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으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반면 금융권은 급증하는 이자이익을 앞세워 매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이지경제는 은행·보험·카드 등 금융권의 상생금융 방안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카드사들은 올해 상반기 2조원 규모의 상생 대책을 내놓은 바 있지만 은행권의 이자장사 비판과 더불어 당국이 다시 압박에 나서면서 추가 상생안을 마련해야 하는 고심이 생겼다. 이에 업계는 울며 겨자먹기로 상생금융에 나섰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하반기도 상생금융안 발표…카드사 부담 가중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업계는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대규모 상생금융안을 발표한 바 있다. 

우리카드가 2200억원 지원안을 밝힌 데 이어 ▲신한카드(4000억원) ▲현대카드(4000억원) ▲KB국민카드(3857억원) ▲롯데카드(3100억원) ▲하나카드(3000억원) 등 카드사들이 내놓은 상생규모는 총 2조157억원에 달한다.

카드사들의 상생금융 방안에는 크게 ▲취약차주 채무정상화 ▲신규대출 지원 ▲대출금리 인하 ▲소상공인 대상 마케팅 지원 등이 포함됐다. 카드사들은 올해 들어 취약차주 및 연체율 증가, 조달금리 상승 등의 부담이 늘고 있는 중이다. 

지난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 등 전업 카드사 7곳의 평균 조달금리는 연 4.91%를 기록했다. 조달금리 공시가 처음 공개된 올해 7월 말(4.42%)보다 0.4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롯데카드의 조달금리가 5.22%로 가장 높았으며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신한카드가 4.82%로 가장 낮았다.

반면 같은 기간 신용카드사들이 실행한 장단기 대출 평균 금리는 거의 오르지 않았거나 조달금리 상승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실제로 7개 전업카드사가 올 7월 말 실행한 현금서비스(단기대출) 금리는 연 17.69%였지만 지난달에는 17.75%로 오히려 0.06%포인트 상승했다. 카드론(장기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14.03%에서 14.31%로 0.28%포인트 오르는 데 그쳐 조달금리 상승분(0.49%포인트)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러한 수순에도 다시 상생금융안을 내야해 업계 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압박을 버티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은행권과 금융권을 향해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죽도록 일해 번 돈을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가져다 바치는 현실은 서민들이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는 직접적인 표현을 쓰며 질타한 바 있다. 

◆ '고금리 여파' 카드사들 줄줄이 실적 악화

이미 올 상반기 상생금융 보따리를 풀었던 카드사들은 일단 눈치를 보는 분위기다. 게다가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를 제외한 업체들은 올해 3분기 순이익도 전년과 비교해 감소하는 등 업황 부진을 맞이한 상태다. 이러한 이유로 카드사들은 앞다퉈 상생금융안을 내놓기보다 금융지주와 다른 업체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81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1.7% 줄었다. 이같은 누적 당기순이익은 롯데카드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매각분이 반영된 금액이다.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전업카드사 8곳의 순이익 감소 폭은 20.1%까지 늘어난다.

같은 기간 실질연체율이 2%를 초과하는 카드사도 3곳 발생했다. 실질 연체율은 대환대출 채권을 포함해 1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의 비율을 뜻하는데, 2%를 넘어선 것은 약 3년 만이다. 구체적으로 ▲하나카드 2.25% ▲우리카드 2.10% ▲KB국민카드 2.02%를 기록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카드업계를 상대로 발언하거나 직접 지시가 내려오지는 않았지만 현재 업체들이 어느정도 상생금융에 대한 눈치를 보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른 금융사들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카드사 업황 악화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2024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카드사들의 조달비용 부담과 연체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도 불가피해 수익성이 저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이래저래 난감한 상황"이라며 "업권마다 상생금융을 지지하고 나서는데 사실 제일 압박을 받는건 지주사일 것"이라며 "실적도 낮은데 상생금융까지 챙겨야하는 이중고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희우 기자 news@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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