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라임 사태' 박정림·정영채 연임 제한
금융위, '라임 사태' 박정림·정영채 연임 제한
  • 정석규 기자
  • 승인 2023.11.30 06: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위, ‘라임·옵티머스 펀드 부실판매’ 증권사 CEO 징계 최종 결정
박정림 KB증권 대표 '직무정지'·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문책 경고'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주의적 경고'...중징계 면해 인사 불이익 없어
금융위원회. 사진=뉴시스

[이지경제=정석규 기자] 3년을 끌어온 ‘라임·옵티머스’ 펀드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 판매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징계 수위가 확정됐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정례회의를 열고 라임·옵티머스 펀드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 대한 제재를 최종 확정했다.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직무정지의 중징계가 내려졌고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문책 경고'를 받았다.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은 당초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결정인 문책 경고에서 '주의적 경고'로 제재 처분이 한 단계 낮아졌다.

이번 징계로 박 대표와 정 대표는 각각 올해 연말, 내년 3월 임기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연임이 불가능해졌다. 반대로 양 부회장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해당 대표들은 “투자자 보호와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피해자 배상에 최선을 다했다”면서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 대표와 정 대표의 징계 수위는 그대로 확정됐다.

금융당국의 제재 심의 절차는 금감원 제재심의위를 시작으로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 안건 소위, 금융위 정례회의 등을 거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3일 안건 소위를 열고 이들에 대한 제재안을 논의한 바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0년 11월 제재심의위를 열고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는 등의 이유로 박 사장과 양 부회장에게 각각 ‘문책 경고’를 결정한 바 있다. 또한 2021년 3월에는 옵티머스 펀드 판매 관련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정 사장에게도 동일한 수위로 징계를 의결했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은 금융감독원장의 자문기구로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해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결정돼야 효력이 발휘된다. 그러나 금융위는 작년 3월 말에 심의를 일시 중단했다.

당시 금융위는 “제재 조치 간 일관성과 정합성, 유사 사건에 대한 법원의 입장, 이해관계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충분히 확인하고 검토를 거친 뒤 심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중단 사유를 설명했다.

이후 지난 1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중징계를 취소해달라고 낸 행정소송에서 금감원의 문책 경고 징계를 취소한 원심이 확정되자 관련 논의를 재개됐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3일 열린 금융위원회 안건소위원회에서 이같은 제재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왼쪽부터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사진=각사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이 가운데 문책 경고 이상의 징계는 연임과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만큼 중징계로 분류된다.

제재안 관련 최종심인 정례회의는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김소영 부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권대영·김용재 상임위원 등 위원 9명의 과반 출석과 과반 찬성으로 제재 안건 등이 의결된다.

통상적으로 금융위는 제재심 결정보다 징계수위가 올라갈 경우 당사자에게 추가 소명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사전에 통보한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금융위 논의 단계에서 제재수위가 오히려 높아져 사전통보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사실이 알려졌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과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에게는 이같은 통보가 없었다. 오히려 양 부회장의 경우엔 금감원 제재심 기존 결정인 문책경고에서 주의적 경고로 제재 수위가 한 단계 낮아졌다.

박정림 사장은 지난해 말 임기가 1년 연장돼 4년째 KB증권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정영채 사장도 2018년부터 NH투자증권 대표이사에 올라 지난해 3월 3연임에 성공해 6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3연임은 NH투자증권 최초다.

라임펀드 사태 당시 사장이었던 양홍석 부회장은 대신증권 창업주인 양재봉 명예회장의 손자로 2021년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양 부회장은 이른바 '오너 경영자'로 9월 말 기준 대신증권 지분 10.19%를 보유 중이다. 올해 3월에는 모친인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받아 대신증권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한편 이번 중징계로 박정림 사장과 정영채 사장은 연임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다만 이번 제재가 회사 경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행정 소송전이 불거질 가능성도 나온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징계 대상이 된 증권사와 CEO들의 거취와 관련된 중대 사항인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석규 기자 news@ezyeconomy.com

관련기사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