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조호성 기자]증시 폭락을 불러온 원인이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경제의 둔화 우려라는 점에서 장기관점의 채권시장 강세가 관측되고 있다. 짧은 시간 내에 해소가 어려운 문제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덮쳐다는 분석으로, 채권 전문가들은 8월 기준금리 동결과 채권시장 강세를 예상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지고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이 부각된 지난주 채권시장은 강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현상은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지난 5일 코스피 지수가 3.7% 폭락했을 때,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6bp 떨어진 것에 비해 원?달러 환율은 5.7원 상승에 그쳤다”며 “외국인들의 당일 국채선물은 1만8573계약 순매수, 현물채권은 2760억원 가량 순매수하면서 시장에 대응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재정건전성이 우수하고 신흥국 중에서도 통화 절상 추세가 뚜렷하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각 국가들이 외환보유고 운용자산의 다변화 필요성이 증대된 상황에서 원화채권이 안전자산으로 재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곧, 유로존 재정위기 등 글로벌 불안요인이 가속화하면 원화채권이 대체 투자처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증권 이수정 연구원은 “지금의 위기가 2008년과 다른 점은 아직 원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태도가 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며 “경기둔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질 수만 있다면 채권시장에 그만한 호재가 없다”고 진단했다.
한편, 8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전망도 채권시장의 강세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교보증권 권한욱 연구위원은 “미 연준의 2차 양적 완화 종료 이후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유럽의 재정위기 문제도 지속됨에 따라 8월 금통위는 정책금리 동결뿐만 아니라 정책금리 정상화 재개 자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정 연구원 역시 “대외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이 하락해 물가 우려 요인이 크게 완화됐으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기대효과도 낮아졌다”면서 8월 기준금리 동결과 우호적 회사채 발행여건 유지를 전망했다.
조호성 chs@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