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회장 '은둔경영'설 모락모락…왜?
최은영 회장 '은둔경영'설 모락모락…왜?
  • 임준혁
  • 승인 2011.09.2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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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외부 공식 행사 참여 대폭 감소…계열분리 지연, 실적악화 등 원인 꼽혀

[이지경제=임준혁 기자]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받고 있다. 근래 들어 외부 활동이 뜸해지고 있다는 관측 탓이다. 이 같은 관측이 제기되면서 업계 일각에선 은둔경영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최 회장은 현대상선이 포함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과 함께 활발한 대외 활동으로 유명한 여성 CEO로 인식되어 왔다.

 

그런 그가 올해 들어서면서 내부적인 경영활동에 집중하며 대외활동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최 회장의 이런 분석은 가장 최근인 지난 20일 세계 정기 컨테이너 선사들의 협의체인 '박스클럽' 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후 공식적인 자리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데서 비롯되고 있다.

 

관련업계와 한진해운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올해 꼭 필요하거나 오래 전부터 약속된 행사 외에는 대외 활동을 아끼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박스클럽 회의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공동 주최 자격으로 참석했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활동 폭이 축소됐다는 지적이다.

 

사실 지난 2006년 남편인 고 조수호 회장이 타계한 후 한진해운을 이끌어 온 최 회장은 그동안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치며 국내외에서 한진해운과 한국 해운산업의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최근 몇 년 동안엔 특히 크고 작은 행사에 기자들을 초청해 적극적인 스킨십을 나누는 등 언론과의 관계에서도 특유의 친화력을 드러냈다. 한진해운 출입 여기자들과는 따로 식사자리를 마련할 정도로 각별한 유대관계를 보여 주기도 했다. 

 

이처럼 활발했던 최 회장의 대외활동 자제의 내막에는 한진그룹으로부터의 계열분리, 적자 등 경영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2009년 12월 한진해운을 지주사인 한진홀딩스와 한진해운으로 분할한 최 회장은 한진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분을 정리하는 등 한진그룹으로부터의 독립경영을 위한 수순을 밟아왔다.

 

한진그룹으로부터의 독립 경영은 한진해운이 15% 정도 지분을 보유한 한진에너지의 자본금을 절반으로 줄이는 유상감자 참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9월 15일 유상감자 실시를 발표한 한진에너지가 주목되는 것은 지분율 14.56%인 한진해운의 참여여부에 따라 2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마련하고, 한진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기 때문.

 

한진에너지는 50% 유상감자를 실시해 자본금이 2억600만원에서 1억300만원으로 감소될 수 있다. 이번 유상감자는 희망하는 주주만 참여할 수 있어 한진해운이 이에 응할 경우 1700억원을 받을 수 있다.

 

한진에너지는 82.52%의 지분을 갖고 있는 대한항공이 최대 주주이며 그 뒤를 한진해운(14.56%), 한국공항(2.92%) 등이 보유하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한진에너지 감자참여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해 8월 이후 두 딸 조유경·유홍씨 등과 함께 대한항공, 한진, 한진중공업 등 보유 주식을 처분하며 한진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 작업을 해왔다.

 

시장에서는 한진홀딩스가 완전한 지주사가 되려면 한진에너지에 남아있는 지분을 40%로 끌어올리거나 모두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유상감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 회장의 이같은 그룹 계열분리 움직임은 고 조수호 회장의 형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부정적인 뜻을 보이면서 답보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급락한 한진해운의 실적도 최 회장의 은둔 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최 회장이 적자로 돌아선 회사를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어 공식 석상에 나타날 여유가 없다는 것.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재무적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올 6월 말 현재 자기자본이 지난해 말보다 16% 가까이 급감했고, 부채총계는 7.7% 증가하면서 재무안정지표가 악화됐다.

 

유동비율은 지난해 말 123.2%에서 올 상반기 말 89.5%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 6개월 동안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30% 가량 빠진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99.8%에서 올 상반기 말 383.5%로 급증했다. 1조1700억원이던 차입금액이 6개월 새 1조6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매출액 대비 차입금비율은 44.5%에서 70%로 뛰었다.

 

설상가상으로 해운업 불황으로 부진했던 영업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재무안전성에 빨간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한진해운은 올 상반기 매출액만 5.6% 소폭 늘어났을 뿐 18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 1407억원이던 순손실액은 2분기 274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지주사인 한진해운홀딩스도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액이 1분기 481억원에서 2분기에는 970억원으로 갑절 증가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한국 최고의 해운물류기업이 상반기에 1880억원 가까운 영업손실이 나는 등 재무, 경영환경이 악화돼 최 회장이 내부에서 이를 수습하고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한진그룹으로부터의 독립 추진 등과 관련해선 현재로선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임준혁 kdue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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