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호 회장, 국제적 망신 당한 까닭
조남호 회장, 국제적 망신 당한 까닭
  • 임준혁
  • 승인 2011.10.1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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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노사 갈등과 영화의 전당 누수 등 악재 지속

[이지경제=임준혁 기자]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조선사업 부문의 정리해고를 둘러싼 노사갈등과 시공사로 참여한 부산국제영화제 전용관 빗물 누수로 인해 국제적 망신까지 당하는 등 연일 악재가 겹치고 있다.

 

지난 14일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 직전, 전용관인 ‘영화의 전당’에 갑자기 물이 새기 시작했다.

 

폐막식 당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탓도 있지만 영화의 전당을 시공한 한진중공업이 설계 당시부터 별도의 배수시설을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제 영화제 사상 초유의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폐막식이 열리기 전에 모든 스태프들이 행사장에 쏟아진 물을 퍼 담아 치우면서 부산국제영화제의 피날레는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18일 부산시 건설본부와 시공사인 한진중공업(건설사업부문)에 따르면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는 기둥부분인 더블콘과 천장인 빅루프, 스몰루프로 구성돼 있다.

 

이들 시설은 '하늘과 땅의 소통'이란 콘셉트로 설계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차수 장치와 배수시설을 고려하지 않았다.

 

부산시와 한진중공업 측은 “폐막식 당시 빗물이 대거 유입됐던 더블콘 위쪽은 설계상 바람이 들어갔다가 다시 빠져나오도록 돼 있다”며 “위쪽이 뚫려 있기 때문에 비가 오면 빗물이 고스란히 1층으로 들어올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폐막식을 앞두고 한진중공업 측에서 레드카펫 위쪽으로 빗물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임시 배수로를 설치해 빗물을 행사장 밖으로 빼내면서 폐막행사장으로의 직접적인 빗물 유입을 최소화했다는 것.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더블콘 위쪽 공간은 막지 않고 뚫어놓고, 빅루프와 연결하는 철골구조물도 별도의 마감재를 설치하지 않는 것이 설계자의 설계 의도"라며 "야외시설물로 설계한 만큼 별도의 배수시설도 설계상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빗물을 완벽하게 차단하려면 더블콘 위쪽 공간을 별도 시설물로 막아버리면 된다"며 "설계자의 의도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보완작업을 하려고 설계자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와 한진중공업은 우리나라 기후특성상 비가 많이 오는 만큼 빗물에 대비한 작업을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설계자와의 협의가 끝나는 대로 올 연말까지 보완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부산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더블콘은 상설공연장이라기보다는 야외광장 개념으로, 비가 오면 야외공연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더블콘 위쪽 공간을 뚫어놓은 것"이라며 "다만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설계자와 협의를 거쳐 배수시설 설치 등 보완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한진중공업은 부실시공 의혹과 완공도 안 된 상태에서 개관을 했다는 논란에도 휩싸이게 됐다.

 

14일 오전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기자회견장에서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영화의 전당’ 시공사 한진중공업에 대해 부실시공 및 심각한 비협조적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영화의 전당 시공사와 운영사의 비협조가 심각하고 무성의해서 이번 영화제가 역대 영화제 중 가장 힘들었다”며 “영화제 전용관인 영화의 전당은 새집증후군이 만연해 영화제를 찾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이 집행위원장의 발언은 영화의 전당 설계 의도와 건물구조적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며 “누수 현상이 발생한 더블콘에 빗물 유입을 막기 위해 다른 자재를 사용할 경우 더블콘과 기둥의 안전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명했다.

 

완공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제 일정에 맞춰 무리하게 개장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실을 시인했다.

 

이어 “당초 영화의 전당은 오는 12월 31일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돼 왔다”며 “(영화의 전당이) 부산시가 발주한 관급 공사인 만큼 별도의 준공검사는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대신 영화의 전당 조기 개관에 맞춰 내부의 소방, 전기, 안전, 조명시설에 대한 점검을 받았고, 완공 전 사용허가 필증을 득한 상태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한진중공업이 시공한 영화의 전당은 3만2137㎡ 부지에 건축면적 2만2140㎡로 지상 9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 지난달 29일 개관식을 가진 바 있다.

 

한진중공업은 개관 당시 영화의 전당이 ‘국내 최우수 건설사의 위상을 입증할 결과물’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조선사업부문의 노사갈등 문제로 인한 국회 청문회 출석과 건설분야의 ‘영화의 전당’ 누수로 인한 국제적 망신으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3분기는 그의 경영사(史)에 있어 수난의 시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임준혁 kdue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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