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식자재업체, 재벌에 밀려 ‘사지’서 폐업위기
영세식자재업체, 재벌에 밀려 ‘사지’서 폐업위기
  • 박홍준
  • 승인 2012.04.0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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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몰아주기로 재벌가 식자재 사업 날로 번창



최근 중소영세 식자재업체들은 재벌소유 식자재회사들에 치여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면서 거리시위에 나서면서  “살려달라”고 국민들에게 하소연을 하기에 이르렀다. 재벌들이 중소기업 및 영세사업자들의 고유영역이랄 수 있는 식자재사업에 재벌들이 침범해 이제는 사실상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라면서 당국이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사실 금융감독원의 재벌계열 또는 관계 식자재회사의 재무제표를 보면 이들이 거리로 나선 것은 단순한 시위가 아니라 피맺힌 절규임을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재벌 2세들의 소유인 이들 식자재회사들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해마다 ‘공룡’으로 변해가고 있으면 중소사업자들은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

 

중소사업자를 사지로 몰고 있는 재벌소유식자재업체들은 어디일까.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해마다 거듭, 식자재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은 범LG가에 속하는 아워홈, 삼성에버랜드,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외형과 이익은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아워홈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9.9% 증가한 1조2천361억원을, 삼성에버랜드 푸드컬처사업부는 전년대비 19% 늘어나 1조원을 기록했다.

 

현대그린푸드는 합병이라는 특수요인이 있었지만 초고속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현대F&G 합병효과 등으로 인해 전년보다 101.4% 급증한 7천955억원에 달했다. 신세계푸드도 지난해 전년대비 11% 늘어난 6천98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도 아워홈을 제외하고 나머지 3사는 큰 폭으로 늘었다. 아워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1.6% 감소한 442억원으로 지난 2009년 이후 최근 3년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회사들은 7%대의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지난해 삼성에버랜드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8%, 41.5% 증가한 8천억원대에 달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전년대비 7.4%, 지난 2009년의 158억원에 비해서는 3배이상 크게 늘어난 594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신세계푸드도 작년에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7.4% 늘어난 400억원에 달해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매출구성을 보면 급식이 4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급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워홈과 현대그린푸드가 60%를 웃돌고 삼성에버랜드와 신세계푸드는 각각 42%, 41.3%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해마다 이처럼 큰 돈을 벌고 있는 것은 정부가 규제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계열사 단체급식 수주등 회사기회유용, 즉 일감몰아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작년 현대그린푸드의 지난해 매출액 중 계열사 비중은 23%로 4개사 중 가장 높았고 신세계푸드는 식자재 유통 매출액 중 이마트 등 계열사 비중이 전체의 21.6%를 차지했다.

 

아워홈은 지난 2000년 LG에서 분리됐으나 여전히 LG사옥 구내식당 등과 단체급식 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역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가 모여 있는 서초동 사옥 및 수원, 구미 등 사업장의 사원식당 등을 전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재벌들이 계열사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2세들이 식자재회사의 경영 전면에서 나서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일감을 몰아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범LG 아워홈은 구자학 회장의 아들과 딸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 회장의 아들 구본성씨가 40%, 구지은 아워홈 전무 등 세 딸이 각각 20%를 갖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두 아들인 정지선 회장이 15.28%, 동생 정교선 사장이 12.67%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지분 25.10%를 갖고 있는 것을 나타났다.


박홍준 kepark11@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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