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열풍 소셜커머스, 명과 암은?
반값 열풍 소셜커머스, 명과 암은?
  • 이어진
  • 승인 2012.04.0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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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원대 시장으로 성장…모조품?거품 논란 등 숙제로


[이지경제=이어진 기자]소셜커머스가 국내에 도입된 지도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2010년 티켓몬스터를 시작으로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이하 위메프) 등 국내 업체들과 미국 증권시장에서 상장한 그루폰까지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확장했다.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프, 그루폰 등은 급증하는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을 놓고 저마다 특색있는 전략들을 선보였다. 쿠팡은 플랫폼으로서의 안착을, 티켓몬스터는 ‘전단지’ 시장을 대체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으며 위메프는 지역 포털로의 변화, 그루폰은 소비자 만족도 향상에 초점을 맞춰 국내 소비자들을 사로잡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성장하는 만큼 진통도 컸다. 모조품 판매 논란 뿐 아니라 소비자 권익보호에는 다소 소홀했다는 지적들도 상당수 등장했으며 지난해에는 공정위로부터 상위 업체들이 제제를 받는 등 성장통 또한 만만치 않았다. 소셜커머스 2년, 명과 암을 살펴봤다.


◆티켓몬스터가 불러일으킨 소셜커머스 열풍, 2조원 대 시장으로

국내 시장에서 소셜커머스를 각인 시킨 것은 티켓몬스터다. 티켓몬스터는 지난 2010년 1000만원도 안 되는 자본금으로 시작한 벤처기업이다. 티켓몬스터 신현성 대표가 몇 안 되는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만든 작은 벤처 회사는 이제 1000명이 육박하는 중견 업체로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그루폰이 처음 시작한 소셜커머스의 플랫폼을 국내에 도입한 최초의 업체로 ‘반값’이라는 타이틀을 내걸어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했고 오픈 7개월 만에 매출 2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파란을 일으키더니 지난해 글로벌 소셜커머스 2위 업체인 리빙소셜에 인수돼 화제를 모았다. 티켓몬스터를 설립한 신현성 대표는 2000년경 닷컴 버블 이후 처음으로 벤처 붐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벤처 신화의 주인공도 소셜커머스 대열에 합류했다. 위메이크프라이스는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를 통해 1559억의 매출, 전 세계 공식 회원수 2억 명 기록을 달성한 바 있는 ㈜네오플의 핵심 멤버들이 만든 소셜커머스 업체다. ㈜네오플 허민 전 대표가 벤처투자자로 참여했다가 지난해 오랜 공백 끝에 위메프 CEO로 컴백, 화제를 모았다.

글로벌 소셜커머스 1위 업체인 그루폰 또한 지난해 3월 국내에 론칭, 빅4 업체로 자리 잡았으며 쿠팡 또한 월 매출 500억 원을 넘어설 정도로 그 세를 몰아가고 있다.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올해 약 2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가히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보급 확산에 따른 실시간 할인 등의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이 같은 성장세는 더욱 지속될 예정이다.

성장세에 따른 업체들 간의 덩치 불리기도 상당하다. 티켓몬스터의 경우 약 1000여명, 기타 빅 3 업체의 경우 500여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 수로만 놓고 보면 가히 중견 IT 제조업체에 비할 정도다.


◆반값 열풍, 서비스에서 가전기기로 번져

국내에서 반값 열풍을 불러일으킨 소셜커머스는 초창기 음식점, 서비스 등에 국한됐다. 음식점 및 서비스 업체들의 경우 우선 원재료비, 서비스 비용 등에서 할인할 수 있는 폭이 넓었기 때문에 ‘반값’ 할인에 다소 부담이 없었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을 통해 음식점, 서비스 업체들이 반값 할인을 하는 것은 반값 할인을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오고 이를 통해 단골 고객들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주요하다. 반값으로 팔지라도 추후 많은 고객을 끌어올 수 있다면 업체들로서도 이익이기 때문에 소셜커머스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음식점 및 서비스 업체들이 대거 소셜커머스로 몰려들었다.

반면 제조업체들의 경우는 상황이 좀 달랐다. 제조업체들의 경우 한 제품을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이 음식점이나 서비스 업체들 보다는 다소 많기 때문에 반값 할인을 하기에는 다소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

하지만 소셜커머스가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자 제조업체들 또한 하나의 마케팅 창구로서 활용하고 있다. 의류, 신발 등에 이어 카메라, 휴대폰 악세서리 등에 이르기까지 확산된 상황이며 지난해에는 중고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으로 확대돼 다양한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소비자 피해 문제 대두, 자정 노력 박차

소셜커머스가 지난해 급격히 성장하면서 적지 않은 문제점들도 등장했다. 우선 소비자 피해가 가장 큰 관건이었다. 

지난해 티켓몬스터의 경우는 소비자가 서비스 제공업체로부터 고소를 당하는 사건까지 있었으며 그루폰과 위메프는 가품논란에 시달렸다. 쿠팡 또한 할인율을 부풀려 공정위로부터 제제를 받기도 했다. 

4대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피해가 늘어나자 자구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일부 업체의 위조상품 판매 사건으로 추락한 신뢰를 회복해야 지속성장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쿠팡, 그루폰, 위메이크프라이스 등은 위조상품으로 판명시 구매가에 10%의 가산금(110% 환불)을 얹어 환불하는 보상책을 도입키로 했다. 공정위가 마련한 '자율준수 프로그램'에 따른 것이다.

또한 티켓몬스터, 쿠팡, 그루폰 등 대형 소셜커머스업체들은 유효기간 안에 사용하지 못한 미사용 쿠폰은 구입금액의 70%를 포인으로 환불하는 제도를 5~6개월 안에 도입할 방침이다. 

위메이크프라이스의 경우 미사용 쿠폰에 대해 유효기간 종료 후 20일 뒤 구입가격의 90%를 포인트로 자동 환불하는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과도한 마케팅, 실적은?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이 1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지만 아직까지 거품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국내 대표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아직까지 매출 규모만 언급하고 있을 뿐 실질적인 순이익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어 의문점들이 많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과도한 경쟁 탓에 언제 무너져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현재까지도 상당수의 업체가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소셜커머스 업계 종사자는 “작년에는 사업 초창기의 어수선한 분위기 탓에 체계가 잘 안 잡힌 게 사실"이라며 "올해는 작년처럼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한 '빅딜' 보다는 '내실'을 다지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광고 파이, 위치기반 서비스도 문제

위치기반 서비스의 확산도 소셜커머스에 또 하나의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위치기반서비스는 로컬이라는 점에서 소셜커머스 업체와 비슷한 광고 파이를 지니고 있어 양측의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소셜커머스가 한 번의 할인을 통한 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데 비해 위치기반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알릴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라는 점에서 강한 파급력을 갖고 있다.

한 위치기반 서비스 관계자는 “소셜커머스와 위치기반 서비스의 경우 비슷한 광고 파이를 가지고 있지만 단 한 번의 할인을 통해 나중에 다시 찾아갈 소비자들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지속적으로 상점을 방문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는 위치기반 서비스 업체들이 오히려 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셜은 어디가고 반값만 남았나?
 
소셜커머스가 국내에서 활성화되면서 지역광고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눈에 띄고 있다. 기존에는 전단지, 쿠폰북을 통한 광고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지만 소셜커머스를 통해서 광고를 할 수 있어 중소 업체들에게는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상권 활성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긍정적 역할을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소셜커머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아직까지 ‘소셜’하지 않다. 그루폰이 처음 소셜커머스 개념을 처음 도입, 반값 할인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국내 시장 업체들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그간 소셜커머스 하면 반값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상황이다.
 
현재 국내 업체들이 추구하고 있는 반값 할인은 공동구매의 형태에 지나지 않는다. 업체들이 광고를 하기 위해 서비스와 제품을 반값으로 내놓으면 소셜커머스 업체는 이에 수수료를 받아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방식이다.
 
이를 소셜커머스라고 명명하게 된 것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입소문을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의 업체는 아직까지 소셜의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할인에만 치중한 형태로 소셜커머스를 부각시킨 면이 없지 않다”며 “스마트폰 보급 확산을 통한 실시간 할인 등의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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