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8년만의 워크아웃 ‘산 너머 산’
쌍용건설, 8년만의 워크아웃 ‘산 너머 산’
  • 서영욱
  • 승인 2013.02.2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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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우리은행에 워크아웃 신청, 채권단 불만 속 진행될 듯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부도위기에 몰린 쌍용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2004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8년 만이다.

 

쌍용건설은 26일 오전 내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쌍용건설은 현재 유동성이 300억원 수준으로 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600억원을 상환할 수 없어 워크아웃을 택했다. 워크아웃이 개시되면 금융기관 채무가 동결된다.

 

워크아웃의 최종 실행 여부는 채권단이 결정한다. 채권단은 2주안에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채권단의 현재 최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 기존 최대주주였던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지난 22일 부실채권정리기금 청산을 이유로 보유 지분 38.75%를 예보 등 23개 채권단에 출자비율대로 넘기고 손을 털었다.

 

쌍용건설 운명을 좌우하게 된 채권단은 현재 워크아웃 개시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최대주주인 캠코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보유 자산유동화어음(ABCP) 700억원을 출자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캠코는 불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일부 채권은행들은 정부와 캠코가 손을 턴 상태에서 은행이 추가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쌍용건설의 자체 경쟁력이 충분한 만큼 워크아웃을 통해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매각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해외 펀드를 비롯해 국내 유력건설회사 몇 곳이 쌍용건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해외에서 잘나가던 쌍용건설, 8년만의 ‘도루묵’ 왜?

 

쌍용건설은 해외건설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진 회사다. 해외사업을 통해 최근 3년간 국내에 3,000억원 유동성을 공급했고 현재 8개국 16개 현장에서 3조원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입찰사전심사(PQ)를 통과하고 본격 입찰 진행 중인 공사만 23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악화와 잇단 매각 실패가 발목을 잡았다. 쌍용건설은 2004년 이후 매년 흑자를 냈지만 세계 금융위기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2011년 1,570억원, 2012년 4,000억원 등 대규모 적자를 기록, 현재 자본이 완전 잠식된 상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2000년대 중반까지 건설업계 캐시카우(현금조달처) 역할을 했던 민간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과 분양사업이 동반 추락했다. PF 우발채무와 미분양 물량 증가로 100대 건설사 중 21개사가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그외 그룹 건설사 5,000억~2조원 규모 유상증자로 위기 해결했지만 IMF 위기로 그룹이 해체된 쌍용건설은 외부자금 확충이 불가능했다.

 

실제 쌍용건설 자본금은 1,488억원으로 12위 두산건설 8,773억원의 17%에 불과하다. 쌍용건설의 올해 순손실이 4,114억원에 달하지만 그룹 건설사 최소 자본금만큼만 유상증자가 이뤄졌다면 자본잠식을 피할 수 있었던 셈이다.

 

IMF 부실채권 정리과정에서 최대주주가 된 캠코는 자산 가치 희석과 직접 자금지원에 대한 논란 우려 등을 이유로 지난 22일 지분을 채권단에 넘기기까지 유상증자에 나서지 않았다.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추진했던 매각작업이 모두 실패하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해 회사채 연장이 불가능했던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캠코는 2008년 1차 매각 이후 2011년 1차례, 지난해 4차례 등 연 이어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쌍용건설 몸값은 2008년 9,000억원 대에서 지난해 2,000억원 대로 전락했다.

 

신용등급도 급락해 외부 자산 창구가 막혀 미분양 아파트 등 자산 할인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야 했고 이는 대규모 손실로 돌아왔다. 지난해 8월부터 유동성 위기에 몰렸으나 캠코와 채권단이 자금 지원 책임을 두고 갈등을 빚어 자금 지원이 늦어졌다.

 

같은 해 10월 2,000억원을 지원했으나 신용등급이 BBB+에서 투기등급인 B-로 급락했다. B-는 공사 선수금조차 회수할 수 없는 투기 등급으로 올해 받지 못한 공사 선수금만 1,500억원에 달한다. 유동성 위기가 신용등급을 하락시키고 외부 자금줄을 옭매는 수렁에 빠지게 한 셈이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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