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계 부채가 심각한 위기 수준으로 나타났다.
빚이 있는 가정 3곳 중 하나는 빚을 갚기 힘들만큼 어려운 처지라는 것. 대한상공회의소는 29일 부채가 있는 수도권 가정 517곳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한 결과 29.2%가 부채 상환이 다소 어려운 실정이라고 답했고 빚 갚기가 매우 어렵다는 가정도 4.1%였다고 밝혔다.
두 응답을 합하면 가계 부채를 갚기 어려운 가정이 전체의 3분의 1에 달하는 셈으로 부채 상환에 별문제가 없다는 응답은 66.7%였다.
특히 월수입이 적을수록 부채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수입 50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은 부채 상환이 어렵다는 답이 19.6%였으나 300만원 미만 가정은 41.8%, 100만원 미만은 66.7%로 집계됐다.
부채 규모는 1천만∼1억원이 65.4%로 가장 많았고 1천만원 미만(28.2%), 1억∼2억원(5.8%), 2억원 이상(0.6%) 순으로 조사됐다.
빚을 진 이유로는 주택구입(40.8%), 자동차ㆍ가전제품 구입(31.7%), 사업자금(11.2%), 전ㆍ월세자금(10.3%), 생계비(5.6%) 등으로, 주택구입이 가계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빚이 증가했다는 가정이 24.8%로, 감소했다는 답보다 2.2%포인트 높아, 올해 가계대출이 많았음을 보여줬다.
또한 3분기보다 4분기에 소비수준이 감소할 것이라고 답한 가정(29.8%) 중 40.9%가 부채 증가를 소비 위축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한편, 설문자들은 가계부채 부담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금리안정(48.9%), 부동산 활성화(26.7%), 상환기간 연장ㆍ대출만기 장기화(14.1%), 장기ㆍ고정금리형 대출확대(9.5%)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영덕 rokmc3151@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