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건설, 수천억 비자금 조성하고도 부도?
태아건설, 수천억 비자금 조성하고도 부도?
  • 서영욱
  • 승인 2013.04.1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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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과 묘한 관계···‘기획 부도’ 의혹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이명박 정권 시절 친분 관계를 이용해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태아건설이 현대건설과의 묘한 관계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15일 민주통합당 이미경 의원실에 따르면 태아건설의 6건의 4대강 공사 하도급을 받는 과정에서 총 1,414억원을 받았다. 평균 하도급률은 104%에 이른다.

 

하지만 1,000억원이 넘는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태아건설은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유가 2009년 두둑한 하도급을 챙겨준 현대건설과의 마찰로 인한 것이어서 두 업체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태아건설은 지난 3일 현대건설과의 싱가포르 주롱섬 해저 원유저장시설 도급계약 해지 문제 등으로 마찰을 빚으면서 급격한 유동성 위기에 빠져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아건설은 현대건설로부터 싱가포르 현장의 토목공사를 수주받았는데, 공사 과정에서 준비 미흡과 난공사 등으로 공사비가 배 가까이 증가하자 원인무효를 주장하며 계약해지를 요구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공사 선급금 등 현금성 지원금 170억원을 회수하지 않으면 계약해지가 불가능하다며 태아 측과 마찰을 빚어왔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지원금 회수를 위해 태아건설의 국내 다른 현장에 가압류를 신청하는 등 태아건설을 압박했고 보증보험회사가 태아건설에 대한 보증업무를 중단하면서 태아건설은 법정관리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두 업체 사이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태아건설은 2009년 현대건설로부터 낙동강 22공구 토목공사와 다기능보 하도급 공사를 각각 114%, 124.4%의 높은 하도급률로 수주했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적정한 하도급률을 82%다.

 

이처럼 4대강 공사 수주 과정에서 과도한 특혜를 받는 등 이명박 대통령 시절 급격한 성장을 보인 태아건설이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기획 부도를 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경 의원실 관계자는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회사가 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추가적인 의혹은 검찰이 판단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미경 의원은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태아건설이 검찰수사와 국감을 피하기 위해 기획 부도를 냈다는 의혹이 있어 국토부의 자체감사를 통해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며 “국토부의 신속한 조사로 4대강 비자금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국토부 권한 내에서 감사하겠다”고 답변했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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