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해체 수순···‘강덕수 신화’ 이대로 끝인가?
STX 해체 수순···‘강덕수 신화’ 이대로 끝인가?
  • 서영욱
  • 승인 2013.05.0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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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부문 남기고 계열사 매각, 자율협약 수용여부 이주 결정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재계 13위 STX그룹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는다.

 

현재까지 상황을 종합해 보면 STX조선해양 등 조선부문 계열사들은 살리되, STX팬오션과 STX에너지 등 비조선부문 계열사들은 매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조선회사로 단일화되는 셈이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2003년 회장에 오른 후 10년 만에 재계 13위까지 급성장했지만 해운·조선업계에 몰아친 경기 침체의 타격으로 ‘강덕수 신화’도 막을 내리게 됐다.

 

지난 3일 STX조선해양에 이어 STX, STX중공업, STX엔진 등 주력 계열사 4곳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자율협약에 따른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를 신청했다.

 

자율협약은 흑자도산을 막기 위해 채무 이행을 일시적으로 동결하는 것으로 경영권까지 넘기는 워크아웃 보다는 약하지만 사실상 채권단에 처분을 맡기는 조치로, 준 워크아웃에 속하는 행위이다.

 

이날 자율협약을 신청한 자회사 3곳은 오는 14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하게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산업은행에 3조 5,000억원을 비롯해 모두 11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STX그룹은 올해 1조 800억원, 내년에 1조 3,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8개 은행 채권단은 회의를 열고 자율협약 신청을 받아들일 것인지 검토에 들어갔다.

 

수용 여부는 이번 주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자율협약이 수용되면 정식 협약을 체결하기 전에 그룹 계열사에 대한 자산가치 실사에 들어가게 된다.

 

류희경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지난 3일 “2개월 가량 소요되는 실사를 거친 후 결과를 바탕으로 채권단이 정상화 방안을 만들어서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회생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기도 전에 회사가 먼저 망가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따라서 정상화 플랜을 만들기 전에 긴급자금이 지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자율협약 신청으로 STX그룹은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채권단은 앞으로 실사를 거친 뒤 이르면 6월 초 구체적인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다만 현재까지 나온 안을 종합해 보면 STX조선해양 등 조선부문 계열사들은 살리되, STX팬오션과 STX에너지 등 비조선부문 계열사들은 매각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조선부문 중에서도 외국에 위치한 조선소는 매각이 추진 중이다. 류 부행장은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회사 측이 STX다롄, 핀란드, 프랑스 등의 해외자산 매각을 추진할 의사가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해운, 건설, 에너지 부문 계열사는 매각 등의 방식으로 정리가 진행 중이다. STX그룹은 이미 지난해 STX유럽 자회사인 STX OSV를 매각했고, STX건설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상태다. STX팬오션도 매물로 내놨고 STX에너지는 한앤컴퍼니에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세 달 걸리는 실사 결과 만약 회생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자율협약은 중단되고 법정관리로 넘어갈 수도 있다.

 

강 회장은 이미 채권단에 STX조선해양 관련 지분 권리 포기 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산업은행 측은 강 회장이 당장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란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류 부행장은 “회사가 어느 정도 망가졌는지에 맞춰 오너의 책임을 묻는 것이지 무조건적으로 오너를 배제하는 것은 경영정상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 회장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 회장이 회사 정상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모셔와야 할 것”이라며 “기업을 오래 경영해 오신 만큼 노하우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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