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압수수색…탈세·비자금 의혹
CJ그룹 압수수색…탈세·비자금 의혹
  • 신관식
  • 승인 2013.05.21 12: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검찰, 탈세 70억·100억원 비자금 정황 증거확보 차원


[이지경제=신관식 기자] 정권초기에 검찰이 기업들에 들이대는 칼 끝이 매섭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21일 거액을 탈세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는 CJ그룹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CJ그룹 본사 및 쌍림동 제일제당센터, 장충동 경영연구소, 임직원 자택 등 5~6곳에 검사와 수사관 수십명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회사 내부 문건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CJ그룹이 해외에서 탈세를 통해 조성한 자금 중 일부인 70억여원을 국내로 반입해 사용한 정황을 포착,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증거자료 수집을 위해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탈세) 혐의가 적시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CJ그룹이 해외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가공거래하는 수법으로 총 100억원 안팎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CJ그룹이 해외에 설립한 SPC로부터 물건을 납품받은 것처럼 거래자료 내역을 조작하고 원자재 구매대금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해외로 회삿돈을 빼돌려 상당 기간동안 비자금을 조성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검찰은 이날 압수물에 대한 분석과 함께 직원 소환조사를 병행해 정확한 자금의 성격과 규모, 사용처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CJ그룹이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자금을 횡령했거나 조세 포탈을 위해 해외에 빼돌렸는지를 집중 조사하는 한편 추가로 비자금을 조성했거나 은닉했는지도 파악할 계획이다.

아울러 검찰은 CJ그룹과 계열사에 대한 계좌추적을 통해 실제 자금거래 흐름과 거래성격을 분석하는 한편, SPC가 서류상의 회사인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하거나 CJ그룹의 비자금 창구로 활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CJ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가 이재현(53) CJ 회장을 포함한 오너 일가나 그룹내 계열사 전반의 비리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CJ그룹 비자금 의혹은 수차례 불거진 바 있다.

2008년 이재현 회장의 차명 재산을 관리한 이모(43)씨가 살인 청부 혐의로 기소돼 재판 과정에서 비자금이 거론된 바 있다.

이씨는 차명계좌 40여개를 이용해 이 회장의 개인 자금 수천억원을 관리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이 회장은 뒤늦게 1,700억원의 세금을 낸 뒤 삼성 창업자인 고(故) 이병철 선대 회장의 상속재산이라는 이유로 '비자금 수사'를 비껴갔다.

이어 2009년 천신일 세중나모그룹 회장과 CJ그룹 간 편법 거래 의혹이 일면서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당시 대검 중수부는 CJ그룹이 2008년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을 당시 천 회장이 로비를 벌인 의혹에 대해 조사했지만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결론냈다.

최근에는 CJ그룹이 서미갤러리를 통해 해외 미술품 수천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세보다 고가에 사들여 차액을 되돌려 받은 의혹과 자금출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오늘 압수수색은 혐의 입증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최소한으로 실시했다"며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조사로 책임자를 가려낸 뒤 의혹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는 누가 책임이 있는지, 혐의가 있는지 단언하기 어렵다. 특정인을 염두하고 수사하는 것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검찰은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CJ그룹의 수상한 자금흐름 내역과 관련된 자료 일체를 넘겨받았다.


신관식 shin@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