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이어진 기자] 애플은 10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세계개발자대회(WWDC 2013)를 개최하고 단순함과 사용 편의성을 높인 아이폰 및 아이패드 운영체제 iOS 7을 공개했다. 사용시간을 대폭 늘린 맥북에어와 원통형 디자인을 채택한 맥프로도 선보였다. 스티브 잡스 사후 ‘혁신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애플이 이들 제품 및 서비스로 다시금 ‘혁신의 아이콘’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iOS 대대적 변화, 사용자 편의성 높여

이 날 기조연설에 나선 애플 팀쿡 CEO는 “다음 달은 앱스토어가 선보인지 5년이 되는 달이다. 현재 앱스토어를 통해 누적 500억회의 앱 다운로드가 이뤄졌으며, 90만개의 앱이 앱스토어에 등록돼 있다”며 “아이패드 전용 앱만 해도 35만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100억달러가 개발자들에게 수익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애플의 수익 중 앱스토어를 통한 수익은 50억 달러”라며 “이 같은 수치들은 다른 플랫폼들을 모두 합친 것과 비교해 3배 이상 높은 것”이라며 애플의 앱 생태계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애플은 이날 행사에서 아이폰 및 아이패드 등에 운영체제로 이용되는 iOS 7.0 버전을 공개했다. iOS 7은 단순한 조작과 사용자 편의성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iOS 7에서는 컨트롤 타워가 새롭게 추가됐다. 아이폰 및 아이패드의 하단 바를 위로 올리면 컨트롤 타워가 등장한다. 설정에 들어갈 필요없이 컨트롤 타워를 통해 현재 재생 중인 음악, 와이파이, 블루투스 설정 등을 한 번에 조작할 수 있어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화면 및 아이콘 등에 상당한 변화를 줬다. 기존 iOS의 경우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밀어 화면잠금을 해제하는 방식이었지만, iOS 7은 위로 올리는 방식이다. 홈 화면에서는 아이콘 디자인을 배경화면과 다소 떨어뜨려 3D 입체화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기존 알림창, 메시지창 등의 UI도 전면 개편, 심플함을 살렸다. 

멀티태스킹도 모든 앱들을 지원한다. 홈 버튼을 두 번 연속 누르면 멀티태스킹 모드로 진입한다. 이때 사용하고 있던 앱들의 목록이 등장하며 앱을 선택 위로 올리면 앱을 끌 수 있다. 

iOS 7에서 새롭게 탑재된 기능 중 눈에 띄는 것으로 파일 공유 기능인 에어드롭을 꼽을 수 있다.

에어드롭은 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을 이용하지 않고도 다른 사람들과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다. 몇 번의 터치만으로 사용자의 기기에 저장된 사진 등을 손쉽게 공유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단 에어드롭 기능은 아이폰5, 아이팟 터치 5세대, 아이패드 4세대, 아이패드 미니에서만 적용된다.

카메라에도 사진 필터 기능들이 대거 추가됐으며, 사진 갤러리 또한 지역별, 시간별로 앨범화 시켜 볼 수 있다.

애플은 페이스타임 오디오도 iOS 7에 탑재했다. 페이스타임 오디오는 데이터를 활용한 무료 음성전화 서비스로 와이파이 환경 뿐 아니라 3G, LTE 등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환경에서 무료로 전화가 가능하다. 

애플은 이 날 행사에서 차량용 iOS도 함께 선보였다. 차량에 iOS를 기본 탑재해 다양한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를 통해 내비게이션을 작동하고, 메일, 메시지 등을 음성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애플의 iOS가 탑재된 차량은 내년에 출시될 예정이다. 

iOS 7의 대대적인 개편을 주도한 것은 애플 조나단 아이브 수석부사장이다. 

조나단 아이브 부사장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제품 디자인을 진두지휘했던 인물로 고(故) 스티브 잡스의 오른팔로 꼽힌다. 심플함을 살리면서도 사용성을 높인 제품 디자인으로 스티브 잡스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다. 

그는 애플 지도와 관련한 문제로 애플 스콧 포스톨 부사장이 사임한 뒤 제품 디자인 뿐 아니라 서비스 디자인까지 맡아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어 스콧 포스톨 부사장의 공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날 행사에서 애플 팀쿡 CEO는 “iOS 7은 아이폰이 출시된 이래 가장 큰 변화”라며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애플의 iOS 7은 11일 현재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베타버전이 출시됐으며, 올해 가을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배터리 성능 높인 맥북에어와 원통형 디자인 맥프로도 공개

애플은 이날 행사에서 맥북에어, 맥프로 등의 제품군도 함께 선보였다. 

애플 필 쉴러 수석부사장은 “맥북에어는 아이패드 시대에 노트북의 미래가 무엇인가에 대한 우리의 해답이었다”라며 “이제 우리는 완전히 새로워진 맥북에어 라인업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선보인 맥북에어는 전작 대비 사용시간이 대폭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11인치 모델의 경우 기존 제품의 사용시간은 5시간인 반면 이번에 선보인 제품은 9시간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13인치 모델도 기존 7시간에서 12시간으로 대폭 사용시간이 늘어났다. 필 쉴러 부사장은 “반지의 제왕 3편 모두 볼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인텔 4세대 칩셋 하스웰을 탑재하고 그래픽 성능이 약 40% 가량 향상됐다. 802.11ac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이번에 공개된 맥북에어는 11인치 모델이 999달러(한화 약 113만원), 13인치 모델은 1,099달러(한화 124만원)로 책정됐다. 

맥북에어와 함께 프로페셔널 데스크톱 모델인 맥프로도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맥프로의 가장 큰 특징은 디자인이다. 애플은 맥프로에 원통형 디자인을 채택해 눈길을 끌었다. 

애플 필 쉴러 부사장은 “우리는 단지 데스크탑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동일한 버전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며 “어떤 디자인이 다음 10년 간 새로운 폼펙터가 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원통형의 맥프로는 인텔 제온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AMD의 그래픽카드 2개를 탑재 4,000 해상도를 지원한다. 7테라플롭스의 퍼포먼스를 지녔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 그래픽 작업이나 음악 등 고사양을 필요로 하는 작업 시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맥북에어와 맥프로 또한 iOS 7과 마찬가지로 올해 가을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