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무산되는 '장밋빛 대형 PF사업'…“다음은 어디냐?”
줄줄이 무산되는 '장밋빛 대형 PF사업'…“다음은 어디냐?”
  • 서영욱
  • 승인 2013.07.0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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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알파로스·에콘힐 등 사업 좌초, 사업 재조정 필요성 대두



[이지경제=서영욱 기자] 부동산 호황 시절 장밋빛 전망만을 내세워 우후죽순 추진됐던 대형 PF사업이 줄줄이 무산되고 있다. 지난달에만 광교신도시 에콘힐과 은평뉴타운의 알파로스가 사업이 무산되는 등 올 초 최대 개발사업이라던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물거품이 되면서 업계에서는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도 실종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대형 PF사업에 대한 재조정 필요성을 강조하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수원 광교신도시의 초대형 주거문화상업복합단지 ‘에콘힐’ 건립사업이 최종 무산됐다. 경기도시공사가 에콘힐 PF사업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3,700억원의 만기연장에 동의하지 않기로 하면서 부지 소유주인 도시공사와 에콘힐(주)간 토지매매계약도 자동 해지된다.

 

사업비만 2조 1,000억원을 들여 주거문화 상업시설을 건설하겠다던 에콘힐이 무산되면서 광교신도시 주민들은 “학교부족, 과밀학급 문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며 “비즈니스 타운 조성계획이 사라지면 일자리 창출을 통한 자족도시 기능은 사라지고 명품 신도시를 내세운 광교신도시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억 할인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대대적으로 팔아치운 은평뉴타운도 호텔·상가 등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을 조성하는 알파로스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SH공사는 지난 5월 31일까지 갚아야 하는 1,480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만기를 1개월 연장해줬다. 주거비율 확대 등을 포함한 사업계획 변경안을 검토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출자사들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SH가 허가해준 변경안을 두고 출자사들의 반대가 여전한 데다 SH공사도 변경안 재수정은 없다고 못을 박고 있어서 시행사와 SH공사 간 합의가 제대로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인천 영종도에는 지으려던 카지노 2건에 대한 사전심사 결과가 부적합으로 나오면서 카지노를 중심으로 추진하려던 미단시티 사업 등 각종 대규모 개발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인천시와 주민들은 카지노 유치가 영종도 개발에 핵심이라며 카지노 유치를 적극 지지하고 있지만 국토부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30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될 계획인 인천 영종도 용유·무의 지역의 에잇시티 역시 안개 속을 걷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투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이미 10년간 자금난 등으로 파행을 겪는 등 해결책도 뚜렷해 보이지 않고 있다.

 

김포에 조성될 계획인 한강시네폴리스 역시 사업 자체가 무산 위기에 처했다. 이 사업은 김포 고촌읍 향산리와 걸포동 일대 총 270만여㎡ 용지에 방송영상콘텐츠 산업 중심의 영상문화복합도시를 조성하는 1조 1,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던 시절 장밋빛 전망에 사업 덩치를 키웠다가 경기 침체와 부동산시장 불황으로 5년째 사업자조차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한강시네폴리스 일반산업단지 조성 민간사업자인 SSED컨소시엄과 김포도시공사간 주주협약 내용 합의가 끝내 이뤄지지 않아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에 필요한 출자자본금을 납입하지 못하면서 1년여에 걸쳐 추진된 특수목적법인 설립이 무산됐다. 김포시는 사업자 재공모를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주민들과도 마찰을 빚고 있다.

 

 

지방에서는 답보상태를 보이던 오송 KTX역세권 개발사업에 청주시가 출자 동의안을 통과시키면서 한시름 놓은 모습이다. 출자동의안의 뼈대는 청주시가 2014년과 2015년에 75억원씩 현금 150억원을 출자하고, 100억원 상당의 토지(26필지 3만6221㎡)를 현물로 내는 것이다. 준공 때까지 분양하지 못하는 용지는 청주시와 청원군이 공동출자한 지분 51% 범위 안에서 인수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이 외에도 동탄신도시의 메타폴리스, 광교신도시의 수원컨벤션센터, 파주 운정신도시 유니온아크 등이 지지부진한 사업 진행으로 사업 무산 위기에 처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공모형 PF사업은 28개, 사업비 규모만 77조 2,4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최초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 중인 곳은 7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인한 수익성 저하와 사업구조 변경의 어려움 때문에 공모형 PF가 좌초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시장 침체로 사업계획 변경을 통해 정상화를 이뤄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공모형 PF사업 대부분이 주거용·상업용 시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2007~2008년 계획된 것들이기 때문에 전면적인 사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에도 건설업계와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모형 PF사업이 자리를 잡기는 힘들 것”이라며 “대형 사업들이 좌초되면 건설사, 입주민들 모두 피해가 극심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묘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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