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텅 비어 있는 금융권 'CEO 직'
텅텅 비어 있는 금융권 'CEO 직'
  • 최고야
  • 승인 2014.02.0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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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씨·국민·롯데카드 등 수장 퇴직 후 직무대행 체제…내부통제 문제 재발 우려
[이지경제=최고야 기자] 비씨·국민·롯데카드, 수출입은행 등 금융회사 CEO들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조직혁신, 임기 완료 등의 이유로 CEO 직에서 물러나면서 해당 금융회사는 ‘사공 잃은 배’ 신세가 됐다.

수장을 잃은 금융회사들은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직무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금융회사들의 CEO 공석이 장기화되면 내부통제시스템에 대한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 점점 늘고 있는 금융권 ‘CEO 공석’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강태 비씨카드 사장이 지난 황창규 KT 신임 회장의 대대적인 조직혁신으로 사장직에서 해임됐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이날 임기를 끝으로 행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손경익 농협카드 분사장과 심재오 국민카드 사장도 사퇴했으며, 사의를 표명한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도 향후 거취가 불분명한 상태다. 손해보험협회장도 지난해 8월 문재우 회장이 퇴임한 이후 5개월 연속 공석 상태다. 

먼저 이강태 비씨카드 사장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1년 6개월여 만에 물러났다. 모회사 수장인 황창규 KT 신임 회장이 휘두르는 계열사 임원 교체 칼날을 비켜가지 못한 것. 이에 따라 비씨카드는 이 사장의 후임이 결정될 때까지 원효성 마케팅본부장(부사장)이 사장 직무를 대신하게 된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도 6일 임기를 끝으로 CEO 자리에서 내려온다. 이날까지 후임이 결정되지 않으면 행장 공석을 대신해 수출입은행법에 따라 남기섭 전무이사가 직무를 대행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청을 통해 대통령이 임명되는 구조로, 행장 후임에 대한 뚜렷한 행보가 없어 한동안 공석 상태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초유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KB국민·롯데·NH농협카드 3사의 CEO들도 지난달 사의를 표명했다. 현재 심재오 국민카드 사장과 손경익 농협카드 분사장이 사퇴하면서 각 회사는 직무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사표를 제출한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 수습을 위해 사의가 잠정 보류됐다. 

손보협회장 직도 5개월 연속 비어 있다. 손보협회장 직은 지난해 8월 문재우 회장이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이후 장기간 공석 상태다. 현재 장상용 부회장 직무 대행 체제로 진행되고 있지만 손보협회 노조 측은 “해를 넘겨도 회장 공석이라는 비정상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빠른 신임 회장 선임을 촉구하고 있다.

◆ CEO공석 장기화되면 내부통제시스템 문제 재발 우려  

문제는 동양사태,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으로 어수선한 금융권 환경 속에서 CEO공석이 장기화되면 내부조직이 안정화되지 않고 내부통제시스템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주택채권 횡령 등 국민은행 사태와 카드 3사, 씨티·SC은행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내부통제시스템 소홀’에서 발생한 것을 비춰볼 때, CEO 공석 장기화 상태에서는 내부조직을 추스릴 CEO가 없어 내부통제 문제가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화선 금융소비자원 실장은 “현재도 금융회사가 내부통제시스템을 소홀하게 운영해 개인정보 유출사고와 같은 대형사고가 났는데 CEO 공석이 길어지면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문제가 생기면 소비자가 고스란히 그 피해를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CEO 공석은 금융산업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니,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는 빠른 시일 내 후임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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