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서영욱 기자] 대우건설이 1조7,000억원 규모의 부실을 감췄다는 의혹에 대해 사측과 산업은행 모두 “최악을 가정한 경영 시나리오”라며 사실상 부인했다.
지난해말 1조원대 분식회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는 대우건설은, 11일 경향신문을 통해 2017년까지 회계장부를 조작하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대우건설은 “위기시나리오일 뿐, 분식회계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금감원이 이 내용과 관련해 감리를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관련 혐의가 입증된 것은 없다”며 “이 내부문건은 악성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회의했던 자료로, 2013~2017년 건설경기 최악상황을 고려해 만든 경영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건에 포함된 국내외 건설현장 40여곳의 손실금액은 확정된 금액이 아니다”라며 “이 손실반영액은은 국내에 미분양 주택 및 해외사업의 원가절감 방안을 생각하기 위해 위원회가 예상한 가상의 숫자”라고 해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가진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 역시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경우 그렇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이다.
홍기택 회장은 이와 관련된 질문에 “대우건설이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예측을 하는 자료가 있는데, 우리도 수시로 보고를 받고 있고 삼일회계법인도 알고 있는 공개된 자료”라며 “(리스크)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확정은 거리가 있다”고 답했다.
한편 경향신문은 이 문건을 분석한 결과 “대우건설은 2012년까지 장부상 반영하지 못한 손실을 최소 8,739억원에서 최대 1조7,493억원으로 추산했다”며 “대우건설은 지난해 10월 장부 외 부실 규모를 1조4,600억원으로 파악했고, 이 가운데 1조1,055억~1조3,640억원을 2013~2017년 사이에 추가 회계 조작을 통해 털어내려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서영욱 syu@ezyeconomy.com